Analog Invasion, tape loop 음악 통해 새로운 감각 전한다

2021-06-01     임연지 기자

[시사매거진] 불규칙한 파도 소리에 불규칙한 듯하지만, 규칙적인 음악 소리가 한 데 어우러진다. 중간중간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의 들뜬 목소리가 섞여 들려오고 음악을 듣고 있는 청취자는 마치 바다의 한 가운데에 표류하는 듯 몽환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 일반적인 음악과 다르게 주위의 소음이 더해지면서 공감각적 경험을 제공하는 이 영상은 유튜브 ‘Analog Invasion’ 채널에 업로드된 ‘ANALOG INVASION _ Song Jeong beach _tape loop (부산 송정해변)’ 영상이다.

테이프에 미리 녹음된 몽롱한 반복 음은 조금 특별한 방법을 사용했는데, 그것은 테이프를 자르고 늘어뜨리며 만든 tape loop 형식의 음악이다. 류정헌(44) 씨는 25일, 5초 길이의 tape loop 음악을 만드는 방법의 영상을 업로드 했다. 초속 4.75 센티미터로 진행하는 테이프의 속도와 녹음해야 할 소리의 시간을 계산해 잘라 붙일 테이프의 길이를 정한 후, 미리 계산한 길이만큼 카세트테이프의 마그네틱 필름을 잘라 붙여 고무밴드 링처럼 만들었는데 Tape loop는 바로 이렇게 무한으로 반복되는 소리를 이용한 사운드 아트의 종류 중 하나이다.

국내 앰비언트 뮤직 마니아 중에서도 인지도가 높지 않은 tape loop 기술은 기타리스트 류정헌 씨의 프로젝트로 인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더 독창적이고 매력적인 소리를 찾던 중 우연히 접하게 된 tape loop에 큰 매력을 느끼며 급속도로 빠지게 되었다. 물체적 실체가 보이지 않는 음악만 남은 세상에서 직접 만지고 보고 들을 수 있는 소리를 널리 알리고자 복합적 아날로그 프로젝트인 Analog Invasion을 진행하게 됐다.

Tape loop로 제작한 음악과 어울리는 배경에서 재생되는 워크맨을 보고 있다 보면, 코로나로 인해 강제로 격리당한 삶 속에서 마치 자신이 그 장소에 직접 가서 여행하는 듯한 대리만족까지 느껴진다. 류정헌 씨는 “아날로그 인베이젼 프로젝트에 정해진 틀은 없다”며 “경치가 좋거나 분위기가 남다른 장소에서 영상과 함께 음악을 만들어 Tape loop를 널리 알리는 것이 목표이다”라고 전했다.

 

임연지 기자 kkh91122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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