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이 소생하는 봄, ‘봄철질환’도 소생한다
적절한 운동과 휴식, 올바른 식습관이 봄철질환을 이길 수 있는 최고의 보약
봄철 어김없이 찾아오는 질환 ‘춘곤증’
계절의 변화를 신체가 따라가지 못해 일시적으로 생기는 생리적 부적응 현상으로 일종의 계절병이라고 부르는 춘곤증은 봄에만 나타나기 때문에 ‘봄철피로증후군’으로 불리기도 한다. 충분히 수면을 취했는데도 졸음이 쏟아지거나 권태감으로 인해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으며 운동부족인 사람, 과로가 겹친 사람, 고연령층일 경우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 증후군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바로 좋아지는데, 그 자체가 질병은 아니지만 간염·결핵 등 증세가 비슷한 다른 중요한 질병의 초기 신호일 수도 있으므로 이러한 증세가 계속될 때는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춘곤증은 피로감, 졸음 외에도 식욕부진·소화불량·현기증 등 증세가 나타날 수 있으며 드물게는 불면증, 손발저림, 두통, 눈의 피로 등 무기력한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갑자기 식욕이 없어지고, 기운이 없으며, 가슴이 뛰고 얼굴이 달아오르는 등 갱년기 증세와 비슷한 신체적 변화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보통 3월 중순~4월초에 나타나는데 1~3주 정도 지나면 이러한 증세는 사라진다. 춘곤증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으로 생활이 중요하다. 또한 점심시간을 이용해 20분 이내의 낮잠을 자는 것도 좋다.
봄철 알레르기 비염, 실내습도 유지가 가장 중요
환절기가 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대표적인 불청객 알레르기 비염은 날씨가 건조하고 미세먼지가 많이 날리는 봄철이면 더욱 기승을 부린다. 흔히 감기로 오인하기 쉬운 비염은 봄철에는 황사나 꽃가루가 코 점막 아래의 혈관이나 분비샘을 자극하여 쉴새없이 콧물이 줄줄 흐르거나 코가 막히고 연거푸 재채기가 나오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대체로 재채기는 한번 시작되면 5~6차례 연속되고 심지어는 10여 번씩 지속적으로 터지는 탓에 가슴이 아프거나 뻐근해지기도 한다. 정신도 멍해지면서 매사에 의욕을 잃는다. 이러한 증세가 반복되면 두 눈이 충혈 되면서 머리가 무거워진다. 비염은 밤이 되면 증세가 더욱 심해질 수 있는데 수면 중에도 코가 막혀서 잠을 설치는 것은 물론이고 입을 벌린 채로 숨을 몰아쉬어야 한다.
해마다 봄이되면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는 비염환자에게 있어 참으로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다. 특히 갈수록 그 정도가 심각해지고 있어 봄철 알레르기 비염환자들은 계속해서 늘고 있는 추세다. 실내습도를 적당히 유지하면 증상의 완화를 도모할 수 있고 알레르기 비염 발생을 최대한 억제할 수 있다. 또 갑작스런 체온 변화를 겪지 않도록 온도 조절에 주의하고, 집안에는 가습기를 틀거나 젖은 빨래를 널어서 습도 조절에 특히 신경 써야 한다. 외출 후에는 반드시 손발을 깨끗이 씻고 양치질을 하고 목에 묻은 꽃가루들도 잘 씻어 내도록 하며 꽃가루가 날아다니는 계절에는 창문을 닫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 등을 착용해 되도록 화분에 적게 노출되도록 해야 한다.
기관지 천식, 심한 피로나 불안증 유발
천식은 어린아이에서부터 노인까지 전 연령층에서 나타나는 질환으로 전체 인구의 10%가 천식을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특히 우리나라 소아천식은 4~5세 이전에 80~90% 나타나게 되는데 이때 치료해주지 않으면 비염이나 축농증, 중이염 등의 합병증을 앓거나 심한 피로나 불안증을 일으킬 수도 있다.
천식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증상이 유발될 수 있는데 5세 이하의 천식이 있는 어린이는 감기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으로 호흡곤란과 천명이 일어나기 쉽고, 여자아이보다 남자아이가 천명이 잘 생긴다. 천식 발작이 생기면 호흡이 곤란해지고 바로 누워서 잠자기 곤란해지고 자다가 깨서 밤을 지새기도 한다. 천식은 집 먼지 진드기나 곰팡이, 먼지, 꽃가루, 화학물질 등에 오랫동안 노출될 때 나타나는데 기침이 심해지면서 호흡이 곤란해지고 낮보다 밤에 마른기침을 한다. 3~4월이 되면 그 증상은 더욱 심해지는데 천식 환자가 황사로 인한 물질을 흡입하면 기관지가 수축해 발작 횟수가 늘어난다.
알레르기성 천식에서는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으로부터 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방법이다. 가래 배출을 쉽게 하기 위해서 물을 많이 마시게 하고 체위를 이용해서 가래배출을 시도하며, 급성 천식시에는 산소요법이 도움이 된다. 기침과 가래가 심할 때는 물을 많이 마시는 것이 좋으며 아이가 외출했다가 집에 들어오면 손발을 씻고 꼭 양치질을 시킨다. 집안의 청결도 중요하다. 먼지가 날리는 청소기보다는 물걸레 청소를 하는 것이 좋으며 이불은 햇볕에 널어 소독해야 진드기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오이즙과 도라지는 천식이나 기관지염, 편도선염, 감기에 잘 걸리는 사람, 가래에 시달리는 호흡기 계통의 질환자에게 효과가 있다.
참을 수 없는 가려움, 알레르기성 피부염
봄철에 가장 많이 나타나면서 가장 잘 낫지 않는 질환이 알레르기성 피부염이다.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봄이 되면 몸 구석구석이 가렵고 화끈거린다. 발갛게 부으며 심하면 진물이 나기도 한다. 너무 가려워서 밤잠을 설치는 경우도 있다. 피부 발진이 몸 전체에 일어날 경우에는 간혹 호흡 곤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그 중 아토피 피부염은 우리나라 어린이들 중 10% 이상이 아토피 증상을 보일만큼 흔한 질환으로 심한 가려움증과 습진을 특징으로 하는 피부질환이다. 아토피는 참을 수 없는 가려움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피부를 긁어 손상을 입히는 것은 물론 정상적인 수면을 방해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성장·발달과 정서적인 부분에까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아토피는 그 원인이 워낙 다양하고 사람마다 달라서 정확한 원인을 규명해내기 힘들기 때문에 완치도 어렵다.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 피부 보습이 가장 중요하다. 하루에 한 번 자극이 적은 아토피 전용 세정제로 부드럽게 닦아주고 목욕 후에는 3분 이내에 아토피 전용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주어야 한다. 봄철 마른 공기와 꽃가루, 먼지 등이 알레르기 피부에는 최대의 적이다. 꽃가루나 먼지가 많이 날리는 시간에는 최대한 외출을 자제하고, 실내에서도 문을 꼭 닫아서 자극 물질이 들어오지 않도록 한다.
공기 청정기를 사용하면 먼지 등 알레르기 물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방 안이 너무 건조하면 피부에 자극을 주게 되고, 너무 습도가 높으면 진드기 등 해충이 생기기 쉬우므로 가습기를 이용해 적절히 습도(50~55%)를 조절하는 것이 좋다.
봄철부터 날리는 꽃가루 등으로 결막염 급증
꽃피는 봄이 오면 눈이 간지럽고 충혈이 돼 안과를 찾는 환자들이 급증한다. 이는 봄철 꽃가루와 황사, 화장품, 미세먼지 등이 뒤섞여 눈에 들어가서 눈의 제일 바깥쪽에 있는 각막과 결막의 상피세포를 덮고 있는 막을 자극해 손상을 주기 때문이다.
이물질이 눈에 들어가 결막 세포를 덮고 있는 막을 자극해 손상을 주며 진드기나 동물의 털, 화장품 가루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눈이 시리고, 참기 힘들 정도로 가려우며 충혈이 되고 끈적끈적한 눈곱이 자주 생긴다. 특히 최근에는 환경오염 때문에 각종 유기·무기물 독성까지 봄바람에 실려와 해마다 안구질환의 발병률 및 심각성을 높이고 있다.
또한 집안의 먼지나 애완동물의 털, 집 먼지, 진드기, 봄철부터 날리기 시작하는 꽃가루 등이 공중에 날아다니면서 눈을 자극할 때 나타나는 고초열결막염도 봄에 많이 나타나는 알레르기 결막염의 하나로 눈이 가렵고 충혈 되며 눈꺼풀 안쪽에 오돌도돌한 돌기가 돋는다. 흰자위가 빨개지며 가려움증이 심한데 이를 참지 못하고 비비다 보면 결막이 하얗게 부풀어 오른다. 심하면 끈끈하고 실 같은 점액성 분비물이 나온다.
결막염이 생기면 얼음찜질을 해 눈을 시원하게 해주면 가려움증이 한결 나아진다. 눈을 자주 비비지 않게 주의를 시키고, 집안에 먼지나 진드기가 생기기 않도록 자주 물청소를 해주거나 일광소독을 하는 것이 좋다. 건조하면 증상이 더 심해지므로 항상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 황사현상에 의해 생기는 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방부제가 섞이지 않은 인공누액을 눈에 자주 넣어주면 좋다.
이러한 안질환을 가볍게 생각하고 방치할 경우 사소한 증상이 심각한 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기 때문에 사전에 예방 및 빠른 치료가 요구된다. 알레르기성 안질환의 예방 및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것으로 예를 들면 꽃가루가 원인일 경우 꽃가루가 날리는 계절에는 외출을 피하고 주로 실내에서 생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집 진드기가 원인일 경우는 진드기제거를 위한 청소를 자주하고 환기를 자주 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봄철질환, 적절한 음식과 적당한 운동으로 이겨내자
나른한 봄철, 춘곤증으로 인해 입맛이 떨어지기 쉽다. 그러나 봄이 되면 신체활동량이 늘어나므로 여러 가지 영양소 필요량이 증가하게 된다.
아침식사는 하루를 시작하는데 필요한 영양을 공급해주는 중요한 공급원이다. 때문에 아침식사를 거르게 되면 오전을 무기력한 상태에서 보내게 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점심 식사량이 많아져 체내에서 더 많은 영양소를 처리해야 하므로 춘곤증을 더욱 악화시키게 된다. 또한 커피, 주스, 탄산음료 등의 음료의 형태로 수분을 섭취하려고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보다는 물을 하루에 5~6컵 이상 마시는 습관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커피와 같이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음료는 수면을 방해해 봄철에 느끼는 피곤함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으므로 지나친 카페인 음료 섭취는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커피는 하루 1~2잔 이상 마시지 않도록 하고 대신 녹차, 허브차 등으로 대신하는 것이 좋다.
봄철은 운동하기에 더 없이 좋은 계절이다. 운동을 새로 시작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더욱 좋다. 그러나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날씨가 좋다고 갑자기 무리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다칠 수도 있다. 식사 후에는 바로 운동을 삼가고, 가벼운 운동일 경우 식후 1시간, 강한 운동일 경우 식후 2시간 이상이 지난 후에 실시하는 것이 좋다.
▲등산은 봄철에 가장 적합한 운동이다. 등산은 심폐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유산소 운동으로 무릎과 허리 등을 강화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특히 중년 이후라면 격렬한 운동보다 등산이 제격이다. 산행 시에는 피로하지 않게 걸음걸이를 일정하게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정한 패턴으로 발바닥 전체를 디뎌서 걸으며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 타기는 체중부하의 부담이 적어 심박수를 적당히 조절하면서 운동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다리에 국부적인 피로가 있기 때문에 적절한 휴식을 하면서 운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겨울철에 운동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봄철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같은 경우 30~40대는 근육통, 아킬레스건 파열 등의 부상을 입기 쉽다.
▲조깅은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심폐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겨울철의 과다한 음식섭취와 운동부족으로 인한 과체중을 조절하는데 적합한 운동이다. 조깅을 하기 전에는 반드시 발목, 무릎, 허리 등의 관절을 사전에 충분히 풀어 주어서 조깅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관절의 부상을 예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