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봉덕리고분군’ 출토 ‘금동신발’ 국가 보물 지정예고
가장 완전한 형태와 화려한 문양 등 최고 금속공예 기술 반영
[시사매거진/전북] 전북 고창군의 사적 제531호 ‘고창봉덕리고분군(高敞鳳德里古墳群)’에서 출토된 ‘금동신발(金銅飾履)’이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예고 됐다.
국가 보물로 지정 예고된 ‘금동신발’은 우리나라 삼국시대 중요 무덤에서 출토돼 당시의 장례문화를 알려주는 대표적인 유물이다.
하지만, 크고 화려한 문양과 달리 내구성은 매우 약해 부장품(副葬品)으로 특별히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동신발’은 19점 정도가 출토되었으나 그동안 문화재로는 지정된 바 없어 이번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 예고된 첫 사례가 됐다.
이번에 지정 예고된 ‘금동신발’은 고창군 아산면 봉덕리에 위치한 4기의 대형 분구묘분구묘(墳丘墓) 중 규모가 가장 큰 1호분의 4호 돌방무덤 내 양쪽 발 부분에서 출토됐다. 오른쪽 신발 내에서는 발뼈, 왼쪽 신발에는 직물류 흔적도 확인됐다.
특히 4호 돌방무덤은 도굴되지 않은 무덤으로, 금동신발 한 쌍은 발목 깃 부분까지 완벽한 형태로 보존상태가 가장 양호해 중요 유물로 평가됐다. 금동신발의 전체 형태는 발목 깃을 갖춰진 형태로 앞쪽은 뾰족하면서 약간 위로 들렸고, 중간 바닥 면은 편평하며, 뒤쪽은 약간 좁아져 둥근 편으로 마치 배 모양을 띠고 있다.
발등과 뒤꿈치를 2개의 옆판으로 결합하였고, 바닥과 옆면 등은 금속 재료를 뒷면까지 완전히 도려내서 모양을 표현하는 투조(透彫, 맞새김) 형태로 만들었다. 바닥에는 스파이크 모양으로 된 금동 못 18개를 부착했다. 부착된 곳은 연꽃무늬로 장식하는 등 마한~백제지역 금동신발의 특징과 당시의 정교한 금속공예 기술 수준을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신발의 바닥 중앙에는 용(龍)이 새겨져 있고, 발뒤꿈치 부분에는 역사상(力士像)이 새겨져 있다. 신발은 전체적으로 거북이 등껍질 무늬와 같은 육각문(六角紋) 내에 용과 봉황, 인면조신(人面鳥身, 얼굴은 사람이고 몸통은 새인 상상의 동물), 괴수(怪獸), 연꽃 등이 새겨져 있다.
이밖에도 여백의 공간마다 사람의 얼굴이 새겨져 있는 등 상서로운 상징물이 매우 사실적이고 입체감 있게 장식돼 5세기대 백제의 뛰어난 금속공예 유물로 평가받고 있다.
고창군에 따르면, 이번에 보물로 지정 예고된 고창의 ‘금동신발’은 나주 정촌고분의 ‘금동신발’보다 시기적으로 앞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재까지 출토된 금동신발 중 가장 다양한 문양과 역시 가장 완벽한 형태로, 고대의 전형적인 금속공예 특징을 보여주고 있어 그 우수성이 인정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고창군은 봉덕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금동신발과 화려한 유물들은 과거의 고창지역인 마한(모로비리국)이 당시의 백제, 일본, 중국 등과 활발한 교류를 맺고 성장하던 중심세력이 있었다는 것을 방증하고, ‘금동신발’ 등은 제작기법과 문양 시문 등으로 미루어 볼 때, 금동신발 제작기술의 최절정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기상 고창군수는 “‘고창봉덕리고분군’의 ‘금동신발’의 국가 보물 승격을 통해 한반도 첫수도 고창의 위상이 잘 알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고창 마한유적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과 정비,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고창군은 고창봉덕리고분군(사적 제531호), 만동유적(도기념물 제126호), 칠암리 고분(향토문화유산 제11호)이 문화재로 지정됐고, 최근 ‘고창의 마한유산 도록’ 제작과 ‘고창 예지리 토성’, ‘봉덕리 고분군 3, 4호분’ 등의 시굴조사를 통해 지난해부터 ‘고창 마한유적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학술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이용찬 기자 chans0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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