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성 新화학물질 개발, 인프라구축으로 핵심 인재양성

유기·무기 나노물질 합성팀으로 활발한 공동연구 수행

2009-04-13     박용선 기자

오늘날 현대 과학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나 물리화학 분야는 이런 속도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는 물리화학이 물질세계에서 분자들의 특성과 기본 원리를 규명하는 학문적 특성상 수많은 수식이 나오다 보니 많은 학생들이 일단 어렵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꺼리게 됨으로써 핵심 인력 양성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물리화학이 다른 분야와의 공동연구가 진행되고는 있지만, 지금까지는 물리화학자들의 공동연구에 대한 노력이 다소 부족한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이진용 교수는 “교육에 있어서 지나친 수식의 강조와 편향을 지양하고 물리적인 의미를 바탕으로 좀 더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교육적 컨텐츠를 개발하고 활용하여 우수 인력양성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며 “새로운 이론을 발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물리화학의 원리들을 유기·무기화학 합성분야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하는 일도 물리화학자들이 해야 할 일들인 만큼 앞으로는 물리화학자들이 분과적인 학문활동이 아니라 통합적 방향에서 유기·무기 합성분야 등 다양한 분야로도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큰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주도적으로 연구개발 사업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이를 위해 성균관대학교 화학물질과학사업단(http://bk21.skku.edu/chem)은 현실성 있는 연구 발전방향의 설정과 체계를 확립하고 실천방향을 정립함으로써 미래의 자원이 될 핵심전문인력을 양성하여 사회에 환원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성균관대학교 이진용 교수팀에 의해 국내 처음으로 그래핀이 합성되어 다양한 전기적·자기적·광학적 성질을 탐구하려는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새로운 기능성 화학물질 개발로 미래산업 전망 밝혀
교육과 연구 혁신을 통해 화학분야 전문 고급인력을 양성하고 국가의 과학기술을 발전시키며 연구 수준을 높이기 위해 설립된 ‘화학물질과학사업단’은 저온 표면분석 실험과 다양한 분광학적 실험을 통해 나노물질의 특성을 분석하는 연구팀과 양자역학에 근거한 계산을 수행하여 화합물의 작용원리를 규명하는 팀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화학물질과학사업단 소속 이진용 교수는 물리화학 분야의 유기·무기 나노물질 합성팀들과의 활발한 공동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이진용 교수는 ‘이론 및 계산화학’자로서 세계적인 학술지에 우수한 논문을 다수 발표하여 국내외 학계의 ‘이론 및 계산화학’ 발전에 크게 공헌하여 왔다. 지금까지 85편 여의 논문을 국제 저명 저널에 발표하였고, 약 2,500회 정도 인용되었다. 이 공로로 2005년 8월 아시아화학회연합(Federation of the Asian Chemical Societies)에서 주는 ‘FACS Distinguished Young Chemist Award’상을 받았고, 이듬해 10월 대한화학회(Wiley-Korea)에서 ‘KCS-Wiley 젊은 화학자상’을 수상한 바 있다.
이진용 교수는 “현재 성균관대 화학물질과학사업단은 우수한 교수들의 영입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작년 BK21사업단 평가에서 성균관대 화학물질과학사업단이 1위를 하였다. 우리나라는 화학분야에서 국제적으로도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총 연구비 투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도 개인 연구과제 수주율은 매우 낮은 편이다. 지난 몇 년간 ‘선택과 집중’이란 모토 아래 많은 연구비가 소수 그룹에 집중되는 경향도 있었는데 일정 수준 이상의 연구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연구지원의 저변확대가 절실하다고 본다. 특히 정부지원과는 별개로 대학에서도 자체적으로 이러한 연구 그룹을 찾아 교내연구지원기금을 마련하여 지원해 줄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계산화학’의 발전은 원자의 실체를 알게 하였고, 다양한 계산방법론의 개발과 컴퓨터의 발전으로 이원자분자에서 거대화합물, 더 나아가 분자집합체나 나노물질의 계산까지도 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화학반응 메커니즘의 이해, 신약개발, 질병탐색을 위한 생물정보학, 환경화학, 연료전지 등에 이르기까지 실험적으로 규명하기 어려운 화합물의 작용 원리 또는 기능성을 분자수준에서 규명하는 등 계산화학의 활용 영역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신(新)전기화학발광물질 시스템 개발과 구리양이온 형광센서 작용메카니즘 규명
최근 이진용 교수팀은 김하석 교수(서울대)와 김종승 교수(고려대)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하여 전기화학발광(electrogenerated chemiluminescence, ECL) 분야의 전기 라디칼의 안정성을 높이면 유기분자 ECL효율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파이렌 분자를 이용해 보여주었다. 본 연구진이 새로 개발한 D-π-A 시스템은 중앙에 전자받개를 위치시키고 주변에 전자주개를 십자가 형태(crucified form)로 만든 것으로 일반적인 선형 시스템과는 다른 새로운 방법이다. 세계 최초로 밝혀낸 이 전기화학발광물질시스템을 활용하면 현재 각국에서 앞다투어 개발하고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물질 개발에 새로운 장을 열 수 있다. 또한 태양전지, 비선형광학(nonlinear optics, NLO), 액정물질 등 최근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는 광감응 소자 연구들과 접목되어 새로운 광전자소자물질 개발에 새로운 기틀을 마련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 밖에도 이 교수팀은 양자계산으로 쿠마린 유도체의 구리양이온 형광센서의 작용 원리를 규명하였고, 효율이 높은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한 인공광합성 연구, 얼음 위에서 기체분자들의 흡착 등의 화학반응동력학에 대한 연구, 영상필름 또는 디스플레이 산업에 응용되는 메조페이즈 화합물설계, 발광체 분자가 결합된 DNA·RNA 위치에 따른 형광 증감에 대한 메커니즘적 연구, 그래핀의 반응성 연구 등에 관한 계산 연구가 진행 중이다.
특히 나노·바이오 분야의 연구는 이학과 공학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학문분야에서 활발히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 덕분에 새로운 구조를 가진 나노물질이 개발되고 새로운 현상이 관찰되기도 한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 관찰된 현상을 분자 수준에서의 작용원리가 무엇인지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물리화학 분야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다양한 물리화학적 방법에 근거하여 그 작용원리를 설명해야 한다. 이러한 학문적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고 학문분야 간의 협동연구가 중요해짐에 따라 물리화학 분야의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