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 2020년 5大 하이라이트

K리그 최초 4연패 - 8회 우승 금자탑 FA컵도 우승 트로피.. 전설 이동국 은퇴

2020-12-24     조철희 기자

[시사매거진/전북] 2018년 시즌이 끝나고, 그 동안 전북현대를 리그 최강으로 이끌었던 최강희 감독이 중국으로 진출하면서, 전북현대는 2019년 큰 기로에 섰었다. 그리고, 호세 모라이스 감독이 선임되면서 트레블 달성이라는 큰 목표를 가지고, 지난 2년을 보내왔다. 2019년 한해는 트레블 중 리그 우승의 타이틀을 어렵게 지켜내며 한시즌을 보냈다면, 올해 2020년은 전북현대 팬들에게 어떤 시즌으로 기억될까?

두 시즌 연속 우승을 이끈 호세 모라이스 감독은 '리그 4연패는 전 세계에서도 소수 클럽이 이룬 역사'라며 '선수와 코치진, 구단 임직원 등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뒤에서 뛰는 분들이 없었다면 4연패는 불가능했다. 정말 감사하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2020년 전북현대 하이라이트 5개를 선정 해 한해를 뒤돌아 본다.
 

TOP 1. K리그1 최초 4연패 8회 우승 달성

사실상 전북은 최강희 감독의 팀이라 말할 정도로 선수단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히 컸다. 그리고 출범한 모라이스호는 팬들이 기대반, 걱정반으로 시즌이 시작되었고, 2019년은 사실상 울산이 우승의 문턱에서 혼자 넘어지면서, 어부지리로 얻은 전북의 리그 우승이었다. 2020년 시즌이 시작 될 때도, 주전 윙포워드를 담당했던 문선민, 로페즈 선수가 입대 및 이적하며, 선수단 핵심선수가 빠지며 우승을 기대하는 팬들의 생각도 많이 작아졌다. 그와 반대로 우승을 다투는 울산현대는 대형 주전급 선수들을 잇따라 영입했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 초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예선에서는 1무 1패의 최악의 성적을 거두면서, 전북 팬들의 기대는 바닥을 향해 가고 있었다. 시즌 초 리그 우승은 고사하고, 근근히 리그에서 수위권에 머물며, 승점을 쌓아가면서도 유달리 약체 팀에게는 발목이 잡히는 결과가 초래되곤 했다.

하지만 우승 멘탈리티가 발동하고 선수단이 연패를 줄이고 승점을 차곡차곡 쌓아가면서, 울산이 리그 막판 전북현대와의 경기에서 계속 패하면서, 선수단의 우승 분위기가 점점 전북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마지막 포항이 작년과 비슷하게 울산을 4:0으로 잡으면서, 전북으로 우승이 완벽히 기울어진 시즌이었다. 전북현대에서 야심차게 영입했던 최영준 선수(포항 임대)가 전북을 원소속으로 두면서, 포항에서 임대 신분으로 2년 동안 전북을 많이 도와주었던 해이기도 했다.

전북현대는 이로써, 지난 성남이 가지고 있었던 K리그 3연패 우승의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최초로 4연패를 달성했고, 기존에 통합 7회 우승의 기록을 가지고 있던 성남을 전북현대가 K리그 8회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우면서 '최초'라는 수식어를 동시에 얻었다.

TOP 2. 15년만의 FA컵 우승 (총 4회 우승 – 2000, 2003, 2005, 2020)

전북현대가 1994년 창단되고, 2010년대 K리그에서 독보적인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한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전북현대가 현대자동차에서 기업의 사회적 환원이라는 기초아래 비용의 가치로 판단 되었지, 회사에 가져다 주는 이익이 기대하는 것만큼 그리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2005년 최강희 감독 부임 첫해 FA컵 우승을 통해 2006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 참가 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 하더니, 그 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 인해 구단에서 세계적으로 현대자동차의 로고가 홍보 됨은 물론이고, 가시적인 마케팅 효과가 나타나면서, 현대자동차가 전북 구단에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FA컵은 대한축구협회가 주관하는 대회로 아마추어부터 프로까지 통합 챔피언을 가리는 대회로 구단에서는 그리 큰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는 대회였으나, 전북현대가 2005년 FA컵 우승 자격으로 참가한 2006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우승이 투자의 기점이 됐다. 따라서 이번 2020년 FA컵 우승은 그 때에 비하면, 비중 자체는 다소 작을 수 있으나 전북현대가 이번 FA컵 우승을 통해 전북 구단 최초의 더블 우승을 기록함으로써 전북현대의 기록사에서 뜻 깊은 해로 기억 될 것이다.

TOP 3. K리그 전설 이동국 은퇴

전북현대는 지방 소도시를 연고로 하는 그저 그런 축구팀에 틀림이 없었다. 적어도 2007년 시즌까지는. 그런데, 2008년 현역 국가대표 출신의 공격수인 조재진 선수가 전북현대로 이적하면서 팬들의 놀람이 시작됐다. 왜냐하면, 전북현대는 중간 레벨급의 선수도 오기를 꺼려하는 지방의 약한 팀인데, 국가대표급 공격수가 이적했기 때문이다. 이어 2008년 조재진 선수가 전북현대에서 보여준 활약은 국가대표에서의 그 모습 그대로 대단한 활약을 보여주었다. 2009년 감바 오사카(일본 J리그 소속)로 이적하면서 전북 구단에 15억의 이적료를 안겨주기도 했다.

팬들의 기대치가 상승곡선을 그리는 2009년 초 조재진 선수가 떠나면서 전북으로 온다는 선수가 이동국(당시 성남FC) 선수다. 그러나 팬들의 실망은 컸다. 당시 전북현대 유망주였던 문대성 선수와 홍진섭 선수를 성남으로 보내고, 성남FC에서 퇴물급으로 쫓겨난 이동국 선수와 김상식 선수가 전북현대로 오니, 최강희 감독에게 팬들은 팀을 노인정으로 만들 셈이냐! 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이동국 선수는 대한민국의 슈퍼 유망주 중 한명으로, 비록 2002년 히딩크 감독의 색깔과 맞지 않아 월드컵 엔트리에 들지 못해, 광주상무로 입대해 훌륭한 선수생활을 마치고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준비 하던 중, 십자인대 파열로 이미 선수 생활의 끝이 보이는 선수였기 때문이다. 또한 부상 중임에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소속의 미들즈브러FC로 이적해 팬들은 다소 기대를 하였으나 부진을 면치 못하며 방출 통보를 받고 결국 성남FC에서 2008년 후반기를 뛰며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한 상태였다. 그런 이동국 선수가 보란 듯이 재활공장장 최강희 감독의 믿음 아래, 2009년 전북 이적 첫 해 20골로 리그 득점왕 및 MVP를 차지하면서 전북의 왕조를 건설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전북은 그 이후 최강희 감독과 김상식, 이동국 선수가 막강한 팀워크로 2020년 지금까지 전북현대의 역사를 만들어 왔다. 올해 시즌이 시작되면서 팬들은 이제 조금씩 이동국 선수의 은퇴를 생각하고 있었겠지만, 그 시즌이 2020년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이동국 선수는 올 시즌도 준수한 활약을 통해 부상 전까지 2020년 전반기를 리그 상위권을 이끌어 준 선수였다.

한편, 전라북도 송하진 도지사는 이동국 선수에게 268번째 전라북도 명예도민증을 수여했다.

TOP 4. 이동국 등번호 20번 영구 결번

이미 전북현대는 12번이 영구 결번으로 전북현대의 서포터 모임인 MGB에 부여하고 있다. 이는 구단이 선수단 11명과 함께 12번째 선수로 MGB를 인정하고 있다는 반증이고, MGB 또한 또 하나의 선수로서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같이 뛰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각 팀별로나 스포츠 계에서 영구 결번이 아직은 활성화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동국 선수의 은퇴경기가 열린 그 날, 허병길 대표이사가 “구단이 결정하여, 이동국 선수 등번호인 20번을 우리 구단의 영구 결번으로 선정합니다.” 라는 멘트가 나오는 순간 팬들의 탄성과 함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2009년부터 지금의 전북현대를 있게 한 그는 전북현대 구단 최초로 선수의 영구 결번이라는 결정에 모든 것이 완벽해졌다. 시간이 흘러, 어느 미래에 전주성(전주월드컵경기장) 앞에 최강희 감독과 이동국 선수의 동상이 세워지는 것도 시간 문제가 되지 않을까?

TOP 5. 특급 외국인 공격수 구스타보, 바로우 합류

2020년 전반기까지 전북은 우승은 커녕, 리그 2위도 지키기 어려울 정도로 선수단의 폭이 넓지 못했다. 주전선수의 해외 이적과 상무 입대, 이동국 선수의 부상, 새로 이적한 벨트비크 및 무릴로 선수의 적응 문제 등 우승을 노리는 전북현대 입장에서는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았다.

또한 코로나19 세계적인 확산으로 인해, 좋은 선수를 영입 하는 것 또한 녹록하지 않는 상황에서 전북현대는 올 여름, 큰 이적 2건을 성사 시켰다. 브라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던 구스타보 선수와 EPL 무대에서 빠른 윙 포워드로 성장한 바로우 선수까지 2명의 이적은 팬들이 하반기를 기대하게 한 어마어마한 이적이었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전북은 K리그에서 잘하는 검증 된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거나, 에이전트들이 추천한 가성비 좋은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는게 일반화 되었기 때문이었다.

구스타보 선수는 이미 해외에서 상당히 높은 이적료로 제안을 받은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재정문제로 이적이 불발되고, 브라질에서도 리그가 중단 된 상황에서 현실적인 이적료가 많이 낮아진 상태였다. 그렇다하더라도, 전북현대는 십수억원이나 되는 이적료를 지불하면서 외국인 선수를 영입한 사례가 없었기에, 구단에서도 이런 이적을 성사시키려면 여러 결재 라인에 따라 고심하며 결정해야만 했다. 또한 바로우 선수도 전북이 그토록 원하던 발 빠른 윙어이긴 하나, 이적료가 상당해 과연 전북에 올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들게 하는 선수였다.

두 선수의 이적 후, 구스타보 선수는 FA컵 우승의 열쇠인 부산 원정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고, 바로우 선수는 리그 우승의 열쇠인 울산 원정경기에서 소중한 결승골을 기록하며, 이적료를 상회하는 큰 성과를 보여줬다. 이는 리그 적응기 없이 A급 선수가 전북현대에 미치는 영향으로 입단 첫해, 전지훈련도 없이 곧바로 투입 된 경기에서 보여 준 큰 활약이었다.

전북현대는 이런 사례를 발판 삼아, 두 선수를 향후 타 리그로 이적 시키면서, 이적료를 쓰더라도 선수의 가치를 높여 더 높은 이적료로 구단 재정을 풍족하게 하는 계획도 가지고 있을 것이다.

2020년의 마지막 게임인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는 호제 모라이스 감독과 함께 아쉽게 마무리 되었다. 2021년의 화려한 출발은 이제 김상식 감독 체제로 힘차게 출범한다. 이동국 선수의 은퇴와 2020년 타 팀으로 임대갔던 선수들의 복귀로 다시 한번 선수단의 우승 멘탈리티를 회복시켜, “화공”을 선언한 김상식호의 팬들의 기대가 다시 한번 불타 오를 것이다.

조철희 기자 chulheecho@kyo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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