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주부들의 삶의 이야기 '우리도 글쟁이 뒈봅주' 출간
"글쓰기는 가족 간 우애와, 이웃 간 소통의 다리 역할이 되기도"
[시사매거진/제주] 제주시 아라동 월두마을 부녀회 회원들이 활동하는 ‘원두왓 낭송회’에서 '우리도 글쟁이 뒈봅주' 책을 출간했다. 평범한 주부들의 삶의 이야기를 시. 산문, 수묵 캘리그라피로 표현한 정감 있는 책이다.
또한 그동안 살아가면서 가슴에 묻어놓은 이야기들을 글로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는‘원두왓 낭송회’ 활동을 하면서 소소한 행복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이들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특별하게 스마트폰에 있는 오래된 사진들을 끄집어내어 사진과 시어를 병합한 디카시가 눈길을 끈다.‘디카시’는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에서 느낀 순간적인 감흥을 짧은 시로 지어 사진과 함께 작품화한 것으로 아직 젊은이에게조차 낯선 장르이다.
평생을 밀감과 오이 농사에 청춘을 바쳤다는 한 회원은 노년이 된 지금 비로소 젊은 날의 꿈이었던 작가에의 소망을 펼쳐 보게 되었다며 자존감을 살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감격한다.
제주시 아라동 월두마을 ‘원두왓 낭송회’는 마을공동체 모임으로 회원들이 결성되다 보니, 3대가 함께 글쓰기를 통해 그동안 서로 소원했던 소통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는 회원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글쓰기는 가족 간 우애와, 이웃 간 소통의 다리 역할이 되기도 했다.
편집후기에서 한정희 회원은 "어머니라는 주제로 첫 수업이 시작되면서 쏟아지는 눈물로 목이 메어 제대로 읽어 내려가지도 못했던 첫 낭독. 몇 번의 습작이 시가 되고 수필이 되는 순간 고스란히 내 삶이 녹아 있었다. 감정이 메말랐던 내가 변했다. 매일 보던 모든 사물이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도 글쟁이 뒈봅주'가 기적을 만들어냈다. 무한한 고마움과 감사함. 모두가 사랑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참여 주민들은 고옥자 회장님을 비롯하여 강순희 고문옥 김세연 김순란 노미희 문혜진 박정복 오인선 이연실 장복삼 한정희 회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회원의 자녀들까지 합류하여 글 작품 62여 작품과 캘리그라피 21점이 실려져 있다.
이 책을 보노라면 누구나 작가가 되어보고 싶다는 꿈을 갖게 한다.
<여는 글>
소통의 다리로 남고자 / 발행인 고옥자
상투적인 인사에도 진심을 담아 건네게 되는 코로나 시국, 세대를 뛰어넘어 전례가 없는 재난을 마주했지만, 월두마을 부녀회에서는 일상을 찾아 원두왓낭송회 활동을 하고 있다.
제주시 아라동 월두마을(원두왓)은 약 40여 가호로 구성된 작은 마을이었으나, 2020년 현재는 마을 곳곳에 단지형 주택 신축으로 500여 세대로 불고 있어 점점 예전의 모습에 비해 많은 것이 달라지는 실정이다.
월두마을 부녀회는 달라지는 마을의 모습 속에서도 간직해야 할, 선대로부터 이어온 전통인 ‘효(孝)’를 근간으로 하는 마을 문화를 이어가고 지켜가면서, 마을 원주민들과 새롭게 전입한 주민들의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기반으로 ‘원두왓낭송회’를 창설하여 활동하고 있다. 특히 노년층으로 익어가는 부녀회원들은 인생 후반부의 ‘배움’을 통해 전입으로 늘어나는 주민들과 소통의 교두보로 수묵 캘리그래피, 작문, 사주 공부(한문), 지역 신당 탐사 등의 소규모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꾸준한 낭송회 활동 및 배움의 장을 넓혀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배움의 마을로 거듭나도록 노력할 것이다.
아울러 책 창간하기까지 글쓰기 지도를 도와준 김순란 선생님의 애씀에 감사드리며, 한정희 총무님을 비롯 함께해 주신 마을 주민에게 고마운 마음을 보낸다.
양기철 기자 ygc996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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