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안군, ‘차 문화’ 가치 및 자원개발 학술대회 개최

『부풍향다보』의 가치 조명 및 부안 차와 도자기의 연관성 조명

2020-11-07     이용찬 기자

[시사매거진/전북] 지난 4일, 부안군에서 지역의 ‘차 문화’를 심층적으로 다룬 최초의 의미 있는 학술대회가 마련돼 화제다.

부안군청 2층 대강당에서 진행된 이 날 ‘부안 차 문화 가치 재조명 학술대회’에서는 학술적으로 부안 차의 성장 동기에 대한 배경과 원효의 수행처로 알려진 경주 불국사 ‘홍주암’ 석굴사원에 대한 조명과 18세기 부안 현감 필선(弼善) 이운해(李運海, 1710∼?)가 1755년경 남긴 『부풍향차보(扶風鄕茶譜)』의 학술적가치와 구체적인 활용방안 등에 대한 다양한 ‘차 문화’와 관련된 논의들이 집중 조명됐다.

원광대학교 한국예다학연구소가 주최하고, 원광대학교 동양학대학원 예문화와 다도학과가 주관한 이 날 학술대회에서는 전국 ‘차 문화’ 관련 전문가와 전문연구자 등 70여 명이 참석해 주제발표와 토론에 이어 부안 ‘차 문화’에 대한 자원개발 등 다양한 논의들이 이루어졌다.

국립순천대학교 이욱 교수의 1~2부 사회로 오전 10시 30분부터 16시 30분까지 1~2부로 진행된 이 날 학술에서는 1차 주제로 우석대학교 주수완 교수의 「원효의 석굴수행과 차」에 대한 주제발표와 동방문화대학원 공만식 연구원의 토론에 이어 2부 두 번째 발표에서는 한국전통문화대 박동춘 교수의 「『부풍향차보』의 사료적 가치와 활용방안」과 원광대학교 이창숙 연구원의 토론이 이어졌다.

이어진 세 번째 주제에서는 「한국 차와 자기(瓷器) 문화의 상관성 및 활용방안」이 부안군 청자박물관 한정화 학예연구사의 주제발표와 한국 전통문화산업개발원 김대호 연구원의 토론, 네 번째 주제로 공주대학교 정남수 교수의 「지역 향토자원의 문화산업화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와 예산군 도시지원 센터연구소 박주석 소장의 토론, 이어 원광대 박광수 교수를 좌장으로 한 종합토론이 이루어졌다.

이날 첫 주제발표로 진행된 「원효의 석굴수행과 차(茶)」에서는 “차는 물의 신이요, 물은 차의 몸이다”라는 고사처럼, 물이 차의 개념 속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로 확장되어 온 역사와 『동국이상국집』이 전하는 부안 ‘원효방(元曉房)’ 석굴과 약수에 대한 새로운 조명이 이루어졌다. 특히 부안 ‘차 문화’의 역사가 남북국시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역사적 조명이 이루어지기도 했다.

원효가 ‘차 문화’의 이른 시기에 부안에서 차를 접하고 즐겼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선 부안이 일찍부터 중국과 교류하게 되면서 가장 먼저 차를 수입한 지역일 가능성이 제시되기도 했다. 또한, 인근 지역 군산이 훗날 고려시대 무역항으로 크게 번성하였던 점, 개암사가 속한 변산반도 역시 그 영향권에 있었다는 점 등 부안이 해상교역을 통해 일찍부터 그 기반이 갖춰줘 있었을 것이라는 점 등 그 근거로 제시됐다.

이어진 2차 발표 한국전통문화대 박동춘 교수의 「『부풍향차보』의 사료적 가치와 활용방안」에서는 한국에 최초로 차가 유입된 시기가 7세기로 추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차를 유입한 계층이 승려들이었고, 부처님께 올려지던 차가 9세기 무렵부터 왕실 귀족층과 승려 등 고위 관료들 사이에서 음다(飮茶) 형태로 확산하는 과정을 거쳤고 이후 16~17세기 이후부터는 음다 풍습이 쇠퇴했던 과정 등이 소개됐다.

하지만 음다 풍습의 쇠퇴 이후에도 고려시대부터 이어져 오던 차와 약재를 혼용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향약(鄕藥) 풍습이 이어져 왔고, 이것이 『부풍향차보(扶風鄕茶譜)』에서는 ‘차 문화’ 쇠퇴기 7종의 상차(常茶)에 대한 방법을 기록한 사료라는 점에서 『부풍향차보』가 구체적으로 당시의 향약(鄕藥) 제조 및 제시법을 제시한 흔치 않은 문헌이라는 점과 함께 그 가치에 대한 조명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특히 『부풍향차보(扶風鄕茶譜)』에 대한 발표에서는 차와 약재를 혼합한 활용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처음으로 소개됐다. 또한, 당시의 관민들이 차를 몰라 7종의 상차를 만들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차 문화’가 쇠락했던 상황과 지역민들의 생활 수준, 당시 지방 관료들의 차에 대한 인식 등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는 점 등 소중한 사료적 가치에 대한 조명도 이루어졌다.

이와 함께 『부풍향차보』에서 언급된 국향차와 계향차, 매향차, 곽향차, 귤향차, 사향차 등의 활용방안 등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진행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어진 세 번째 발표 「한국 차와 자기 문화의 상관성 및 활용방안」에서는 우리나라 자기의 역사와 차 문화가 10세기 중엽인 고려시대부터 불가분의 관계를 맺어 왔지만, 오늘날 그 역사성과 상관성, 활용적 가치 등에 대한 논의나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차와 관련한 자기 문화의 연관성에 대한 논의가 부안 청자박물관 한정화 학예연구사의 주제발표를 통해 이루어졌다.

공주대학교 정남수 교수의 「지역 향토자원의 문화산업화 방안」에 대한 네 번째 주제발표에서는 지역의 특산자원인 ‘농 문화’산업과 ‘차 문화’산업자원의 가치와 활용방안을 위한 다양한 논의들이 이루어졌다.

한편 부안군청 채연길 문화관광과장은 “이번 학술대회를 통해 부안 ‘차 문화’의 위상이 학술적으로 정립되고, 차와 관련한 자원개발에 대한 활용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되어 전통 ‘차 문화’의 고장으로서 부안의 위상과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용찬 기자 chans000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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