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래 한의원/박신화 원장
2004-05-23 시사매거진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산후풍 전문 한의원으로 거듭
아기를 낳고 난 후, 임신과 분만에 의해 발생되었던 자궁, 골반 등 전신의 모든 기관의 기능이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하여 임신 기간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산욕기라고 한다. 이 산욕기는 개인적 차이는 있으나 대개 출산 후 6~8주 정도의 기간을 말한다. 분만과정의 난산이나 과도한 출혈, 급격한 환경변화에 따른 정신적인 충격, 감기 등 감염질환과 산욕기간 내에 옳지 못한 산후관리로 인하여 발생되는 일련의 후유증 증후군(전신관절통증, 참기 어려운 시린 증상, 안면홍조와 그치지 않은 땀, 정상적인 회복이 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 및 우울증 등)을 산후풍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산후풍이란 병명은 우리 나라에서 예로부터 내려오는 속칭어로서 분만 후 얻은 모든 병에 통용되고 있는 병명이다.
산후풍이란 용어는 한의서적에서 산후신통(産後身痛)으로 표기한다. 산욕기에 발생되는 모든 질병은 비록 임신 및 분만과 직접 관련성이 없는 질병이라하더라도 산후의 허약한 상태를 악화시키거나 산후의 회복을 저해하게 되므로 산욕기 기간 내에 정상적인 생리기능 상태로 빠르게 회복될 수 있도록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하는 것은 여성들의 건강을 지키는데 매우 중요한 일이다. 여한의사가 같은 여성의 입장에서 산후관리를 비롯한 여성 질환 전문 한의원으로 거듭나는 곳이 있어 찾아가 보았다. 다래한의원(www.dare.co.kr)이 바로 그 곳이다.
철저하고 체계적인 산후관리의 필요성 절실
임신에서 분만까지 여성이라면 한 번쯤은 거치는 과정이다. 임신과 임신기간 동안 산모는 정성을 기울여 건강한 2세를 분만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서도 정작 분만 후에는 의료적인 무관심 상태에 빠져 그 중요한 기간을 잘못 지내 산후풍으로 고생하는 일이 흔하게 발생하고 있다.
박 원장은 여성으로 자신 역시 임신과 출산을 경험하면서 산후관리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저 뿐만 아니라 시어머니께서도 산후풍으로 굉장히 고생 하셨습니다. 여자이기에 여성 질환에 관심을 가졌고, 여성이 산부인과에 가기를 꺼리는 이유를 알기에 자연스럽게 더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여의사는 여성 환자의 개인적인 상황까지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 치료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한의사이기에 같은 여성으로서 환자가 되어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여성 질환을 공부했다는 박 원장은 본인과 시어머니를 비롯한 많은 여성들이 산후풍으로 고생하고 있기에 산후관리를 더욱 체계적으로 치료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고 말했다.
다래 한의원은 여성질환이라는 전체적인 부분을 보면서도 산후풍을 더욱 체계적으로 연구, 치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3대째 한의사란 직업을 이어가고 있는 박 원장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사용했던, 남들이 사용하지 않는 약재를 사용하여 다른 한의원과는 차별성을 두었다. “보통 약을 쓴다고 하면 치료를 목적으로 흔히 쓰는 약재만을 생각합니다만 저희 역시 그런 약재들을 사용하면서 잉어, 가물치, 뼈 국물, 꿀, 호박 등 옛날부터 체력을 증강시키는 목적으로 복용해 왔던 먹거리를 함께 사용합니다. 또한 치료효과는 좋으나 독성이 있어 일반적으로 복용하지 못하는 옻이나 만병초등의 약물의 독성을 중화하거나 해독하는 법제방법을 사용하여 높은 치료효과를 얻고 있습니다. 먹는 음식이라면 모두 약이 될 수 있죠.” 실제로 한의원의 경우, 의료보험이 되지 않기에 비용에 부담을 느껴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고 한다. 박 원장은 비싼 약재로 환자들에게 부담을 주는 것보다 개인에게 맞는 음식을 약으로 사용하여 치료효과의 상승과 치료기간의 단축 그리고 환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의사는 환자를 이해하며, 환자는 의사를 믿는 것이 치료의 시작
산후풍은 너무 오랜 시간 시린 증상이나 통증을 앓아 왔지만 검진상 나타나는 진단내용이 없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까운 가족들에게조차 환자라는 인정을 받지 못하며 심한 정신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실정으로 산후풍으로 고생하는 여성들이 심한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박 원장은 설명했다. “산후풍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한의원이라는 기대감에 내원하였으나 본인이 기대하는 만큼의 회복이 안 된다는 조급한 판단으로 치료를 포기하고 산후풍은 낫지 못하는 질병으로 결론 내리는 것이 가장 안타까운 점입니다. 어떤 질병이건 간에 병이 발생되고 악화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을 잘 분별하여 스스로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서 어떤 일을 수행해야 하는지 적극적으로 묻고 치료하는 한의사의 지도를 받아들여 실천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의사는 환자의 고통을 이해하고 치료하며 환자 역시 그런 의사를 믿고 따른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박 원장은 한증이 산후풍 가운데 특히 시린 증상을 개선하는데 좋은 치료 중 하나이지만 무분별한 한증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기에 치료가 중심이 되는 신개념 한증으로 만들 계획이라 말했다. “분만 후, 방바닥을 달구다 시피 난방을 하고 무조건 땀을 내는 한증방법은 분만과정에 긴장된 근육과 정상적으로 배출되지 못한 독소들을 배출할 목적으로 적용되어왔던 방법입니다. 그러나 땀을 내는 것이 좋다는 지나친 권유로 건강을 해치는 산모가 적지 않는 실정입니다. 특히 늘어난 체중에 집착하여 영양적 보충을 전혀 고려를 하지 않고 땀을 빼는 것은 위험한 방법이므로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고 영양보충을 하면서 일정정도의 땀을 내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현재 박 원장은 전통적으로 이용해오던 한증법을 이용하여 새로운 개념의 한증을 시행하고 있다. 땀만 빼는 찜질방 개념의 한증에서 벗어나 한의학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는 한약재를 이용한 한증을 실행하여 좋은 효과를 얻었고, 이런 방법을 더욱 다양한 약재를 이용하여 치료율을 높일 계획이라 밝혔다.
산후풍은 출산 후, 무조건 생기는 병이라 생각하여 치료 자체를 무의미한 것으로 여기며 눈에 보이는 증상이 없기에 쉽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산후풍으로 고생하는 여성들을 위한 전문화 된 병원으로 만들고 싶다는 박신화 원장. 같은 여성으로 환자의 고생을 알기에 노력하지 않을 수 없다는 그녀에게서 환자의 입장을 생각할 줄 아는 의사의 참된 마음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