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시인 김정미 , 첫 시집 ‘허당녀 염탐 보고서’ 펴내
달무리' 등 총 68편의 시 수록 양영길 문학평론가 ‘희화적 상상력, 그 조소의 시학’ 평론
[시사매거진/제주] 김정미 제주 여류시인이 첫 시집 ‘허당녀 염탐 보고서’를 세상에 펴내고 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환대를 받고 있다.
김정미 제주 여류시인의 펴낸 첫 시집에는 ‘작가의 말’을 시작으로 1부 ‘달무리’ 외 12편, 2부 ‘허당녀’ 외 16편, 3부 ‘사과배꼽’ 외 19편, 4부 ‘돌담 위의 경전’ 외 16편, 총 68편의 시와 이어 양영길(시인) 문학평론가의 해설 편에 ‘희화적 상상력, 그 조소의 시학’이란 제목으로 시평이 수록됐다.
김정미 제주 여류시인은 ‘작가의 말’에서 “덜컥 어미를 잃었다”라며 “덜컥 첫 시집을 내고 말았다. 단단해지기 위해서”라고 짧은 말을 남겼다.
양영길 문학평론가는 “김정미 시인의 시는 우롱하고 있지만 억제되고 모순된 이야기에 대답하는 말하기방법으로 세속적인 가치관들을 흔듦으로써 억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보통 사람들의 욕망을 담아내고 있다”라며 “김 시인은 아름다움을 멜랑콜리와 관련짓지 않는다. 전원적 관습과도 거리를 두고 경험에 충실한 본질을 찾아 우리 사회문화의 어리석음을 유쾌하게 조소하고 있다”라고 평했다.
양영길 문학평론가는 또 “김정미 시인의 시詩는 진지하고 고상한 것이라는 인식에 찬물을 끼얹는 통쾌함이 있다”라며. “재미가 있어야 독자가 있다. 시적 재미를 위해서는 스스로 좀 망가지는 희생을 감수하긴 해야 한다. 그것이 프로로 가는 길이고 시적 생명을 얻는 길이기도 하다”라며 평을 했다.
한편, 김정미 여류시인은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출생으로,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 2017년 격월간지 '문학광장' 신인상 수상, ‘돌과 바람문학회’ 회원으로 문학 활동을 펴고 있다.
‘콩나물’
소란스런 바깥세상 흔들림에
올곧은 마음 흐트러지지 않으려
내 안의 온도에 몰입한다
우리의 태생을 따뜻하게 해 준
검은 지붕 집을 벗어날
미래의 운명 같은 건 생각 않기로 해
좁은 방에
꽉 차오른 젖은 사연
서로의 숨소리만으로도
그래, 괜찮아
웃을 수 있었어
눈부신 태양 빛이 없어도
마음 따뜻이 녹아드는 아랫목이 있어서
젖은 두 다리 쭉쭉 뻗어내려
선잠에 구부러진 목뼈 곧추세우며
서로 등 쓸어내리지
하늘구경 한 번 못한
머리 위에 별똥꽃 우수수 피었다
은총의 물세례 쏟아진다
오형석 기자 yonsei68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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