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비거니즘 만화

어느 비건의 채식&동물권 이야기

2020-03-02     여호수 기자

[시사매거진=여호수 기자] 비건이라는 말은 이제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지난해 150만 명으로 이 중 비건 채식 인구는 약 50만 명이다. (일반적인 채식이 고기나 생선을 먹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면 비건은 우유, 달걀 등을 포함한 동물성 식품을 완전히 배제한 엄격한 채식을 말한다.)

이제 비건은 먼 이야기가 아닌 내 가족, 친구, 연인, 동료의 선택일 수도 있게 됐다. 국내에 비건이 직접 쓰고 그린 비거니즘(Veganism)에 대한 '만화'가 처음으로 출간되었다. 신작 ‘나의 비거니즘 일기’는 귀엽고 따스하며 정감 있는 그림체로 비거니즘을 논-비건 (non-vegan)들에게 소개한다.

책의 주인공 ‘아멜리’는 동물의 고통을 외면할 수 없어 비건이 되었다. ‘비거니즘’이란 단순히 ‘고기, 생선, 유제품을 먹지 않는 것’ 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일종의 삶의 태도이다.

비거니즘이라는 가치관을 소개하기 위해 이 만화는 나와 다른 존재를 존중하는 법, 육식의 불편한 진실, 비인도적인 동물 착취, 공장식 축산이나 생태계를 파괴하는 어업(漁業), 모피 산업에 대한 비판, 육식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 등과 함께 비건의 일상과 다양한 비건식에 대해서도 담았다.

저자는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이 비건이 되기를 바라기보다는 비거니즘이 사람들의 일상과 좀 더 가까워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비거니즘이란 ‘종 차별을 넘어 모든 동물의 삶을 존중하고, 모든 동물의 착취에 반대하는 삶의 방식이자 철학’으로, 이것을 실천하며 살아가는 사람을 비건이라 생각한다면서 자신 역시 ‘동물도 고통을 느낀다.’는 진실에 이끌려 비건이 되었다고 밝혔다.

책에서 저자는 비거니즘은 누군가를 나쁜 사람으로 낙인찍기 위한 가치관이 아니며 채식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 사람에게 도덕적인 결함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기아 문제, 성소수자 문제, 환경 문제 등 여러 사회 문제가 있고 채식도 마찬가지이며 비건은 여러 사회 문제 중 일부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라는 것이다. 다만 육식 뒤에 어떤 불편한 진실이 있다면 진실을 마주하는 데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자는 우유 대신 두유를 고르는, 돼지고기 대신 콩고기를 고르는 그 순간순간이 다 의미 있다고 말한다. 비거니즘은 ‘삶의 방향을 넓히는 방향성’이기에 분리수거하기,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동물실험하지 않은 제품 소비하기, 일주일에 한 번 육식하지 않기, 동물 단체에 기부하기, 공장식 축산의 폭력성 이해하기, 동물을 몰개성화‧대상화하지 않으려 노력하기 등의 삶의 방식으로 폭력을 거두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작 ‘나의 비거니즘 만화’ 역시 추후에 재활 용이 가능하도록 표지에 코팅(라미네이팅)을 하지 않았고 내지로는 고지율(폐지가 사용된 비율) 60%의 중질지를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