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우 칼럼] 젊은 리더와 올드보이
[시사매거진/전북=이동우 논설실장] 제21대 총선이 9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른바 ‘세대교체론’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지구촌은 30대 젊은 리더들의 돌풍이 일고 있다. 오스트리아에서 제1당인 우파 국민당과 녹색당이 연립정부를 구성하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만 34세의 세계 최연소 총리가 나왔다.
그동안 세계 최연소 리더는 작년 12월 10일 핀란드 총리직에 오른 1985년 11월생 ‘산나 마린’(Sanna Marin)이다.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는 35세 ‘알렉세이 곤차룩’총리가 뉴질랜드는 2017년 37세인 ‘저신다 아던’총리가 취임했다.
최근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새해 첫 날 오스트리아 국민당을 이끄는 1986년 8월 생인 ‘제바스티안 쿠르츠’(독일어; Sebastian Kurz)총리가 세계 최연소 선출직 리더가 된 것이다. 그는 2009년 국민당 청년대표로 정치인생을 시작하여 27세에 ‘베르너 파이만’이 이끄는 대연정 내각에서 외무장관에 올라 세간의 이목을 끌기 시작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외무장관에 오른 그는 2017년 국민당 대표직에 오른 후 같은 해 치러진 총선에서 국민당을 11년 만에 제1당 자리에 올렸다. 이후 오스트리아 자유당과 연정을 맺어 만 31세에 오스트리아 총리로 취임하였는데 이는 공화국 사상 최연소 기록이었다.
이렇게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에 3~40대의 젊은 정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는 기존 정치에 대한 염증이 확산되고 변화를 향한 열망이 증폭되면서 보수나 진보의 구별 없이 젊은 지도자들이 각광을 받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08년 세계금융 위기 이후 경제난과 난민의 유입으로 사회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위기를 극복할 인물로 패기 넘치는 젊은 정치인들이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젊은 정치인들은 정책적으로 유연한 사고를 소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매체맞춤형’으로 불릴 만큼 ‘이미지정치’에도 능숙하다는 강점이 있다는 평가이다. 이같은 ‘젊은 지도자’들의 등장에 대해 정치전문가들은 ‘거세진 유권자들의 변화 요구와 정치 참여 열기에 유럽의 정당정치가 응답한 결과’라고 분석한다.
이 외에도 2015년부터 캐나다를 이끌고 있는 ‘쥐스탱 트뤼도’(취임당시 43세) 캐나다총리, 2015년 40세 나이로 취임하며 풍랑에 휩싸인 그리스호의 방향키를 잡은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총리, 2014년 38세에 총리가 되어 벨기에가 독립한 1839년 이래 가장 젊은 리더가 된 ‘샤를 미셸’ 벨기에총리, 43세 때인 2015년에 대통령이 되면서 자국 역사상 최연소 대통령 기록을 세운 ‘안드레이 두다’ 폴란드대통령, 2013년 44세에 취임한 ‘기오르기 마르그벨라슈빌리’ 조지아(그루지아)대통령, 2018년 38세에 국가 수반이 된 ‘볼로디미르 그로이스만’ 우크라이나총리와 ‘라타스 위리’ 에스토니아총리, 이른바 ‘재스민혁명’으로 ‘아랍의 봄’을 촉발한 튀니지에서 2016년 40세로 집권하여 자국독립(1956년)이래 최연소 국가리더가 된 ‘유세프 샤히드’ 튀니지총리, 2016년 11월 38세의 나이로 총리에 당선된 ‘유리 라타스’ 에스토니아총리와 역시 2016년 38세에 총리로 당선된 ‘볼로디미르 흐로이스만’ 우크라이나총리가 있다.
그밖에도 2016년 국민투표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영국총리와 ‘마테오 렌치’ 전 이탈리아총리도 각각 2010년 43세와 2014년 39세의 젊은 나이로 총리에 취임해 ‘젊은 리더’ 계보에 이름을 남겼다. 또한 ‘토니 블레어’ 전 영국총리가 43세, ‘펠리페 곤살레스’ 전 스페인총리는 40세, ‘베나지르 부토’ 전 파키스탄총리가 35세에 각각 총리직을 맡았다. 미국에선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42세에 취임했고, ‘젊은 리더’의 상징이었던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은 43세에 정권을 잡았다.
반면, 현재 우리는 대통령 문재인(만67세), 국회의장 문희상(만75세), 국무총리 이낙연(만68세), 국무총리후보 정세균(만70세),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해찬(만67세), 자유한국당 대표 황교안(만63세), 바른미래당 대표 손학규(만73세), 새로운보수당 간판 유승민(만62세), 대안신당 창당준비위원장 유성엽(만60세),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만67세), 정의당 대표 심상정(만61세)이다.
말 그대로 ‘올드보이 전성시대’다.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