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 자동화 원천기술 확보로 12건의 특허를 출원

첨단 건축, 로봇, IT 기술을 통한 세계최고의 ‘고층건물 구조체 시공 자동화 시스템’ 개발

2008-10-17     임승민 기자

1990년대 초 일본의 8개 대형 건설업체들이 연합하여 건축물의 뼈대 구조를 자동으로 시공해 주는 ‘고층 건물 구조체 전자동 시공시스템’을 개발하였다. 이 시스템은 건축 버블로 인력난이 가장 극심했던 1990년대 초반에 개발되었고, 당시 시대적 상황을 반영하여 모든 부분을 자동화 하는 ‘전자동화 시스템’의 형태로 개발되었다. 비록 전자동화 시스템이 노무 인력을 줄여주기는 하였으나, 일본의 버블 붕괴 이후 자동화 시스템 구축비용이 노무 인력비용을 훨씬 상회하게 되어, 현재 더 이상 전자동 시스템은 사용되어지고 있지 않다.

   
▲ 지난 1981년 고려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박귀태 단장은 그동안 모교에서 후학양성에 매진하면서 정밀성과 안전성이 중요한 고층건물 건설 현장에서 미세하고 용이하게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 관련 기술을 개발해 왔다.

선택적 자동화 시스템으로 경제성과 효율성 높여
상기 일본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모든 것을 자동화하는 전자동화 시스템 보다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만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이 보다 더 효과적인 접근 방법이다. 이에 고려대학교 고층건물 시공자동화 연구단의 ‘로보틱 크레인 기반 고층건물 구조체 시공 자동화 시스템 개발’은 선택적 자동화를 통한 효율성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박귀태 단장은 “대학이 주도한 모범적인 국책사업의 모델이 되었으면 합니다. 비록 민간기관이 수주한 규모보다는 작지만 대학도 국책사업을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위험한 작업이나 생산성 낮은 작업 등에 대하여 선택적으로 자동화를 실현하고 나머지 작업에 한해 인간과 로봇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효율적인 자동화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사업내용을 밝혔다.
고층건물 시공자동화 연구단이 개발하고 있는 시스템은 크게 다음과 같은 4가지 시스템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구조체의 위치를 자동으로 파악하고 필요한 자재를 조립되어야 할 위치로 옮겨주는 지능형 타워 크레인 로봇이다. 이 로봇은 교통카드에 사용되는 RFID 기술과 첨단 laser 센서를 이용하여 건설자재의 위치를 파악하고, 파악된 자재를 조립되어야 할 위치로 이동시키는 역할을 담당한다. 자재를 이동한 후에는 조립을 위해 2mm 오차 이내의 정밀도로 자재가 고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의 방법에서는 작업자 두 사람이 허공의 외줄 하나를 의지하여 10여 분간 작업을 수행해야 하였으나, 개발될 기술에서는 특화된 자재설계를 통해 지능형 타워크레인 로봇이 스스로 이 작업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단은 예상한다.
둘째는, 자재에 볼트와 너트를 설치할 볼트체결 로봇이다. 현재 로봇의 수준을 사람으로 비유하자면, 4~5세의 지능수준을 가진 세계 최고의 ‘근력맨’ 이라고 할 수 있다. 볼트 체결로봇이 사람보다 월등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스스로 볼트 구멍을 정확히 찾아내고, 볼트와 너트를 정확하게 조립 하도록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이다. 고층건물 시공자동화 연구단에서는 세계 최초로 건설용 볼트체결 로봇을 개발하고 있으며, 기초 Prototype을 성공적으로 제작한 바 있다.
셋째는, 로봇을 이동시켜줄 이송용 로봇이다. 고층 건물의 시공자동화를 위해 볼트 체결로봇은 작업장 구석구석까지 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로봇의 길이가 건물의 크기만큼 길어져야 하므로, 로봇의 크기를 키우는 방법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고층건물 시공자동화 연구단은 상기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위해 레일 및 붐대를 이용한 이송용 로봇을 개발하였고, 이를 통해 소형의 볼트체결 로봇으로도 모든 작업공간에서의 조립이 가능하도록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넷째는, 이 모든 작업환경을 안정적으로 감싸는 건설공장이다. 건설공장은 건물 최상단에 설치된 큰 텐트와도 같으며, 이곳을 통해 로봇의 지능형 작업을 위한 각종 센서 정보들이 제공된다. 또한, 건설공장은 눈이나 비 등의 외부환경으로부터 작업공간을 보호하여 24시간 365일 작업을 가능케 하고, 작업자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해 주는 효과도 함께 제공하게 된다.

   
▲ 고려대학교 고층건물 시공자동화 연구단의 ‘로보틱 크레인 기반 고층건물 구조체 시공 자동화 시스템 개발’은 선택적 자동화를 통한 효율성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박귀태 단장은 “대학이 주도한 모범적인 국책사업의 모델이 되었으면 합니다. 비록 민간기관이 수주한 규모보다는 작지만 대학도 국책사업을 이끌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하며, 위험한 작업이나 생산성 낮은 작업 등에 대하여 선택적으로 자동화를 실현하고 나머지 작업에 한해 인간과 로봇 사이의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효율적인 자동화 시스템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사업내용을 밝혔다.

대학 연구단이 수주한 최대 규모의 국책사업
고층건물 시공자동화 연구단은 고려대학교를 총괄기관으로 연세대, 한양대, 건국대 등 5개 대학과 두산건설 등 15개 건설업체, 한국의 원자력 연구원, 일본 국책연구기관인 산업기술개발연구소(AIST) 등 국내 유명대학과 건설업체로 구성 되어 있다. 연구기간은 2006년 12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총 4년 10개월이며, 200여명의 연구진이 222억 원의 연구비(정부:158억, 민가외:64억)를 활용하여 ‘로보틱 크레인 기반 고층건물 구조체 시공 자동화 시스템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건설공사의 생산성을 혁신적으로 향상시켜 고령화시대 및 3D 기피 현상으로 인한 인력난을 해결하고, 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킴으로서 국내 건설산업에 적지 않은 파급효과를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 고층건물시공자동화연구단을 이끌고 있는 박귀태 단장(전기전자전파공학부 교수)은 “대학 연구단이 수주한 최대 규모의 국책사업이며, 건설기술과 첨단 로봇 기술을 접목시킨 첨단융합 건설사업 입니다”라고 소개하며 “최근 들어 건물이 고층화되고 있는 반면, 기능공은 점차 노령화돼 건설인력 수급이 한계에 다다랐습니다. 이런 사회적 문제점을 해소하고 경제적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건설자동화시스템은 선택이 아닌 필수 사업입니다”라고 연구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1981년 고려대에서 전기공학 박사학위를 받은 박귀태 단장은 그동안 모교에서 후학양성에 매진하면서 정밀성과 안전성이 중요한 고층건물 건설 현장에서 미세하고 용이하게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로봇 관련 기술을 개발해 왔다. 특히 박귀태 단장은 “국토해양부에서는 로보틱 크레인 기반 고층건물 구조체 시공 자동화 시스템 개발의 경제적인 측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이야기하며 “공사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공사기간을 단축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데 크레인 로봇을 이용한다면 날씨와 상관없이 전천후 작업이 가능하기 때문에 공사기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크레인 로봇이 상용화될 경우 노무량 30%, 기후 영향에 따른 공사기간 15%를 줄일 수 있으며, 타워크레인의 생산성은 25% 이상 오를 것입니다”라고 경제적인 파급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고층건물시공자동화연구단의 성과는 눈부시다. 처음 사업을 시작한 2006년부터 지금까지 지능형 타워크레인과 세계 최초의 볼트 체결 로봇 등 건설산업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핵심기술을 개발해 12건의 특허를 출원함으로써 자동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또한 2007년 해럴드 경제신문사로부터 미래핵심산업 대상으로 선정되었으며, 한국건설 교통기술 평가원으로부터 2년 연속 최우수 평가를 받는 등 대내외적으로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우리의 연구는 건설산업의 첨단화 및 이를 통한 국내 건설회사의 해외시장 확대에 적극 활용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라고 말하는 박귀태 단장의 모습에서 우리나라 건설산업의 밝은 미래를 전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