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주체들이 상생 할 수 있는 구조 만들어야
‘산학협력’은 지식기반경제로의 도약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국가의 핵심 전략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미국의 저명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박사는 “21세기의 지식혁명 경제에서 부를 창조할 원동력은 교육”이라며 “교육혁명이 이루어지지 않고서 선진 강국이 된다는 것은 결코 기대할 수 없다”고 역설한 바 있다. 토플러 박사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과학기술의 수준이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글로벌 시대에 교육을 통한 우수한 인재양성과 신기술 개발의 중요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기술력은 곧 부가가치 창출로 연결되는 만큼 기술인력 양성에 국가의 자원을 집중해야 하며, 우리나라처럼 자원이 없는 상황에서 혁신기술 개발과 우수 인재 양성은 경제성장 동력을 위한 필수 요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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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학협력단은 사업의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 대학과 지역산업의 특·장점을 감안한 정책들을 발굴ㆍ확산해 이를 위한 특성화 운영모델을 개발한다. 또한 지원체재, 인적자원개발(HRD), 연구개발(R&D), 기술사업화의 핵심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기업의 사업화 능력과 대학에 고급두뇌를 활용해 기술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기술거래를 활성화시킬 수 있으며, 벤처창업 및 신규 고용인력 창출 촉진 등 다양한 성과를 낼 수도 있다. |
기업과 대학이 WIN-WIN할 수 있는 산학협력
산학협력단은 사업의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해 대학과 지역산업의 특·장점을 감안한 정책들을 발굴ㆍ확산해 이를 위한 특성화 운영모델을 개발한다. 또한 지원체재, 인적자원개발(HRD), 연구개발(R&D), 기술사업화의 핵심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기업의 사업화 능력과 대학에 고급두뇌를 활용해 기술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기술거래를 활성화시킬 수 있으며, 벤처창업 및 신규 고용인력 창출 촉진 등 다양한 성과를 낼 수도 있다.
그러나 부문별, 학력별 인력수급 괴리와 고급기술 인력의 기술수준 미흡으로 구인난, 구직난이 병존하고 대학 및 연구소의 경우 기술기반형 신산업창출을 위한 법, 제도, 장치 미비로 신산업창출이 저조한 실정이다. 이에 정부는 각 대학별 특성화에 따른 유형개발과 재정지원과의 연계를 추진 중에 있으나 산학간의 연계를 감안한 일반적 운영 모델 개발은 미진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밖에도 산학협력이 활성화 되지 못하는 문제점 많이 있다. 첫 번째로 산학협력을 위한 기업과 대학간의 연계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어떤 기업이 어떤 프로젝트를 가지고 누구와 산학협력을 원하는지에 대한 대상선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산학협력을 위한 기업 선정에 있어서도 보통의 교수들이 강의 준비에도 바쁜 시간에 산업체를 찾아다니며 세일즈맨 역할을 감당해야만 한다.
두 번째로 기업의 아낌없는 지원과 관심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대학생들의 현장적응능력을 높이기 위해 현장실습, 현장견학, 산업체 인사 특강, 산학협동 연구실 설치 등 일회성의 지원과 관심이 아닌 지속적이고 계속적인 산·학의 관계가 이루어 져야 한다. 산학협력을 통해 기업은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인적·물적 자원을 할용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받아 신제품개발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또한 대학은 연구결과물에 의한 실제 제품화와 산학협동 작업에 참여한 인력에게 취업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 할 수 있고, 산업현장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통한 실무능력의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 이것은 산업체와 대학 모두에게 지극히 필요한 시스템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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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학협력은 일회성의 지원과 관심이 아닌 지속적이고 계속적인 산·학의 관계가 이루어 져야 한다. 산학협력을 통해 기업은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인적·물적 자원을 할용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받아 신제품개발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 또한 대학은 연구결과물에 의한 실제 제품화와 산학협동 작업에 참여한 인력에게 취업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 할 수 있고, 산업현장과 연계된 프로그램을 통한 실무능력의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 |
산학협력이 강조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부는 1980년대 이후 국가 기술경쟁력 향상을 위해 산학 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협력 증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도입했다. 참여정부도 지역을 기반으로 한 수요자 중심의 신산학협력 체제 구축의 기치아래 산학협력 중심대학 사업 추진, 대학별 산학 협력단 설치 등 관련 정책을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산학 협력의 기초여건 개선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대학 상호간의 자발적인 필요와 요구에 바탕을 두고 이뤄지는 실질적인 협력이 아직은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일례로 국내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 중 대학을 활용한 비중은 2002년 2.4%에서 2003년에는 1.7%로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학협력 시스템의 가장 근원적인 문제점은 참여 주체들이 상호 WIN-WIN 할 수 있는 구조를 갖지 못하는 충돌과 갈등형 시스템이란 점이다. 논문실적 중심의 대학교수 평가로 산학협력 성과가 저평가되고, 지적재산권이 적절히 인정받지 못함에 따라 교수들의 산학협력 참여가 소극적이다.
또한 자체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대기업은 대학을 불신하는 경향이 있으며, 대학은 중소기업과 협력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 대학은 수요지향적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혁신 노력이 부족하고, 기업도 필요한 기술과 인력 등의 요구사항을 대학에 적극적으로 주문하고 지원하는 자세가 부족하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대학과 기업의 자구적인 혁신노력이 선행되어야 하며, 정부도 이를 적극적으로 유도해야한다. 대학의 경우 스스로 인력양성에 있어 수요지향적 인식과 기업가 정신을 갖춰야 한다는 사실을 인식해야하며, 기업도 선진 기술의 모방, 개량 중심의 자체 기술개발 위주에서 탈피해 독창적인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대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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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의 유형별로 특성화된 산학연계시스템 구축과 이에 맞는 사업들을 추진하여, 정부 지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노력과 출연연구기관의 연구실과 지역대학을 연계해 지역기업이 필요한 연구를 수행하는 ‘산학연 협력연구실’도 범부처적으로 기획해 추진할 필요가 있다. |
선진 외국의 산학협력 모범 사례와 시사점
산학협력은 1899년 미국의 하버드대학교와 1906년 신시내티대학교가 학생들을 2개 반으로 나누어 공장실습을 시작한 데에서 비롯되었다. 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형태의 산학협력은 현장실습이라고 통칭되는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운영되었다. 그 중에서 산업체의 요구에 최대한 부응하면서 다양한 학생들의 전공 특성과 필요에 따라 선택이 가능하도록 운영되는 캐나다의 워털루 대학의 Co-op 프로그램과 학교기업을 통하여 기술인력 양성에 성공하고 있는 중국 칭화대학교은 산학협력의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칭화대학교의 교판기업은 참여자에게 인센티브가 강하여 학생과 관련자 모두가 열의를 가지고 참여함으로써 기업으로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Co-op 프로그램은 워털루 대학을 캐나다 최고의 공과대학으로 만드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으며, 세계적으로도 큰 명성을 얻어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Co-op 프로그램의 기본구도는 산업체의 요구(needs)를 기반으로 1년을 3학기로 편성해 학습과 현장실습를 번갈아 하는 형태를 갖추고, 산업체의 변화에 따라 프로그램을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중국 칭화대학교의 샤오반 기업(학교기업)은 중국의 대학들이 설립·운영하는 기업으로서 1980년대 초 중국정부가 학비 충당을 위해 대학에 기업설립을 허용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중에서도 중국 칭화대의 ‘샤오반 기업’이 대표적 사례로 지적되고 있는데, 중국의 ‘MIT’로 불리는 칭화대는 철저한 현장 중심 교육과 응용기술 연구를 통해 중국 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으며, 샤오반 기업의 활동이 가장 활발하게 나타나고 있다.
칭화대는 대학에서 기업을 운영해 돈도 벌고, 인재도 키우는 중국식의 독특한 산학협력방식과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칭화대에서는 연구 집단과 테크노파크, 창업원이 한데 어우러져 교수나 학생의 창업을 지원해 자체 출자하고 있으며, 기업은 대학의 인재나 연구시설을 활용해 발생한 이익을 대학에 환원하고 있다. 칭화대의 산학협력시스템은 우리나라의 산·학·연 클러스터와 창업보육센터, 기술이전센터의 기능적 관계를 비교했을 때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창업에 대한 대학 구성원들의 열의와 창업을 위한 학교 측의 지원은 우리보다 강하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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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칭화대학교의 학교기업은 산학협력의 성공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칭화대학교는 산학협력 참여자에게 인센티브가 강하여 학생과 관련자 모두가 열의를 가지고 참여함으로써 기업으로의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
국내 산학협력의 현주소와 발전방향
FTA, WTO 등으로 세계화가 활성화되어 가고 있는 지식기반사회에 대학의 3대 주요기능인 교육, 연구, 사회봉사가 활성화되기 위하여 산학협력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기업도 원하는 인재를 대학으로부터 원활히 공급받고,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 대학과의 협력관계가 활성화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연구자원과 기술개발능력이 대학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산업체와 대학의 연계와 협력은 산업기술의 발전과 산업계의 수요에 부응하는 인력양성의 성과를 증대시키는 핵심요인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산학협력은 산업체와 학교가 하나의 목표 달성을 위한 연계활동을 의미한다. 산학협력의 유형은 산학협력을 넓은 의미로 정의하여 학계와 산업계 사이의 교육 및 연구·개발의 협력 활동으로 보는 관점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대학의 3대 주요기능에 적용하여 본다면 대학과 산업체가 협력함으로써 우수 전문 인력의 양성과 기술발전, 그리고 산업발전이라는 이익을 극대화해 나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산학협력은 인적자원개발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정부가 추진하는 핵심 과제들 중의 하나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가 산학협력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하여 재정을 지원하는 사업으로는 교육인적자원부의 BK21사업, NURI사업, 전문대학 특성화 지원사업, 주문식교육 지원사업, 학교기업 지원사업, 중기청의 TRITAS 육성사업, 교육부, 산업자원부, 노동부 공동 협력사업인 산학협력 중심(전문)대학 육성사업, 차세대 성장동력 지원사업, 최우수실험실 지원사업, 우수 실고 지원사업, Sector Council 지원사업 등이 있다. 그 외에도 과학기술부의 우수연구센터육성사업, 산업자원부의 산업혁신기술개발사업, 지역기술혁신센터사업 (TIC), 지역기술이전센터 (RTTC), 테크노파크 (TP) 등 다양한 산학협력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산학협력이 추진되고는 있지만 활성화를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해결해야할 과제가 남아있다. 우선 기업과 대학 상화간의 협력 인센티브가 확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교수의 산학협력 실적과 학생들의 취업률 실적 등이 교수 업적평가나 정부의 연구개발 과제 선정 및 평가 시 실질적으로 반영되게 해야 한다. 또 대학이 기술사업화에 뛰어들 수 있도록 대학 내 벤처기업 등이 스핀오픈 할 때 산학협력단에서 지분을 투자할 수 있는 ‘산학협력기술 지주회사제고’ 등의 도입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기업의 대학 위탁, 공동연구 및 교육훈련을 촉진하기 위해 관련 비용을 기존의 연구, 인력개발비 공제 대상에서 분리해 공제율을 확대 적용하는 ‘산학협력 특별세액 공제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제도의 도입은 기업별, 지역별 특성에 맞는 수요 지향적 산학 협력 체계를 확립하고, 산학협력과 관련된 각 부처사업들을 재정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별로 필요로 하는 인력과 기술, 산학협력의 방식이 다르고 혁신형 중소기업과 일반 중소기업간의 기술과 인력수순의 양극화가 극심한 상황에서 기업의 유형별로 특성화된 산학연계시스템 구축과 이에 맞는 사업들을 추진하여, 정부 지원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노력과 출연연구기관의 연구실과 지역대학을 연계해 지역기업이 필요한 연구를 수행하는 ‘산학연 협력연구실’도 범부처적으로 기획해 추진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런 내용들이 보다 구체화되고 실행되어 진다면, 기업과 대학 상호간의 자발적인 수요로 인해 산학협력은 획기적인 전환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