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고망 낚시라고 아실런지
'고망'은 '구멍'을 뜻하는 제주어
[시사매거진/제주=고기봉 기자] 요즘 도시어부 같은 낚시를 주제로 한 예능도 많고 낚시에 대한 관심도 많고 낚시를 다니시는 분들도 많다.제주도는 해류의 영향과 최남단이라는 위치로 인해 사시사철 따듯해서 대한민국 최고의 낚시 포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TV에서 본 것처럼 월척을 낚기란 초보낚시꾼 들에게는 쉽지는 않은 일이다.그래서 낚싯대를 처음 잡아본 초보자들도 고기를 잡을 수 있는 쉬운 낚시 법을 소개 하려고 한다.
제주도에서 어떤 고기를 잡아야할지 모르는 분들, 여행하다가 잠깐 손맛을 보고 싶은 분들, 가족들과 함께 낚시를 해보고 싶은 분들을 위한 글이다.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낚시는 구멍치기 이다. 제주도 말로는 '고망낚시'라고도 한다. 구멍에 숨어있는 고기를 노리는 낚시 법을 말한다.
고망낚시는 "고망=구멍" 낚시를 말한다. 따로 낚싯대를 사용하기보단 기다란 대나무에 낚싯줄을 매달아 포구에 있는 바위틈에 내려서 물고기를 낚는 방법이다.
간편하고 즐겁게 남녀노소가 즐길 수 있는 고망낚시는 돌 많은 제주해안에서만 할 수 있는 낚시기법이다.
우리 마을 인근에서는 철사를 이용해서 고망낚시를 하는데 간단한 채비 법으로 효과는 만점이다.
제주도내 각 지역마다 방식이 조금씩 다르지만 돌 틈에 낚시를 드리워서 보들락(베도라치),우럭(쏨벵이), 어랭이(놀래기)를 잡는데 간혹 재수 좋으면 다금바리, 뱀장어, 갯돔 등 고급어종도 잘 잡힌다.
어릴 적 아방을 따라 족대 둘러메고 고망낚시 무지 다닌 적 있다.(한 40~45년 전)
그때는 미끼도 현지조달로 흙모래를 파면 갯지렁이, 깊이 파면 홍무시로 고망 낚시를 하다 낚시가 싫어지면 요즘시기에 미역귀 뜯어 먹고, 구재기 캐먹고, 간간이 오분 재기도 깨먹고 그랬다.
어릴 적 고망 낚시를 생각하면 오연준 공식 팬카페의 ‘고망 낚시’의 노래를 불러본다.
1절
낚시대에 궤기가 혼머리 물엄쪄 낚시대에 궤기가 두머리 물엄쪄
(낚시대에 물고기가 한 마리 물었다 낚시대에 물고기가 두 마리 물었다)
낚시대에 궤기가 시머리 물엄쪄 낚시대에 궤기가 하영 물엄쪄
(낚시대에 물고기가 세 마리 물었다 낚시대에 물고기가 많이 물었다)
낚시대에 궤기가 혼머리도 안물엄쪄 혼머리도 안물엄쪄 부에가 남쪄
(낚시대에 물고기가 한 마리 안 물고 있다 한 마리 안 물고 있다 화가 난다)
오늘 처음 고망낚시 했다 낚시 바농 니껍새우 끼웡
(오늘 처음 구멍낚시 했다 낚시 바늘에 미끼새우 끼워서)
친구들은 보들락을 시머리나 잡아신디 나는 혼마리도 잡지 못했다
(친구들은 배도라지를 세 마리나 잡았는데 나는 한 마리도 잡지 못했다)
무사 나만 혼머리도 없나 부에 남쪄 정말 용심 남쪄
(왜 나만 한 마리도 없나 화가 난다 정말 성질난다)
2절
낚시대에 궤기가 혼머리 물엄쪄 낚시대에 궤기가 두머리 물엄쪄
(낚시대에 물고기가 한 마리 물었다 낚시대에 물고기가 두 마리 물었다)
낚시대에 궤기가 시머리 물엄쪄 낚시대에 궤기가 하영 물엄쪄
(낚시대에 물고기가 세 마리 물었다 낚시대에 물고기가 많이 물었다)
낚시대에 궤기가 혼머리도 안물엄쪄 혼머리도 안물엄쪄 부에가 남쪄
(낚시대에 물고기가 한 마리 안 물고 있다 한 마리 안 물고 있다 화가 난다)
돌에 미끌 바닷물에 풍덩 신발 소곱 물이 봉봉 들곡
(돌에 미끄러져 바닷물에 풍덩 신발 속에 물이 가득 들어오고)
바지까졍 젖어불곡 새우니껍 밟아불곡
(바지까지 젖어 버리고 미끼새우 밟아 버리고)
아멩 심잰해도 궤기 안문다
(아무리 잡으려 해도 물고기 안문다 보말 잡앙 졸여먹어야지 보말 잡앙 솖앙 먹어야지)
고등 잡아서 졸여 먹어야지 고등 잡아서 삶아 먹어야지
제주 푸른 바다를 보며 가족, 친구들과 대나무 낚싯대로 고망 낚시를 해보면 어떨까요?
여행이 끝나면 잊을 수 없는 추억이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