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식 교육’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

기업과 학생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만나다

2008-08-06     이남경 기자

   
▲ 안인모 교수는 국제로봇대전과 같은 행사의 참여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많은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교육의 중요한 일환이라고 말한다.

여름방학을 맞이한 대학가에서는 치열한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과거와는 달리 대학졸업장이 취업을 결정하는 도구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시대 대학들의 경쟁력은 높은 학업수준이 아니라 얼마나 높은 취업률을 자랑하느냐가 되었다. 이런 현실에 발맞추어 마산대학 ‘로봇자동화과’(안인모 학과장)는 오랜 준비기간을 통해 학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은 물론 기업의 요구에 맞춘 인재양성으로 향후 대학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취업난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지만 정작 기업의 입장은 준비되어 있는 인재의 부재로 인해 인력난을 겪고 있는 상황. 대학에서 전공 분야에 대해 공부를 하는 것과 산업현장의 현실은 다르기 때문이다. 로봇자동화과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해 학생들에게는 좋은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에는 원하는 조건의 인력을 양성해 주는 ‘주문식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주문식교육이란 교육의 Loss를 제거하고 수요자 중심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대학과 산업체의 협약에 의해 교육과정 및 소요인력을 주문하고, 대학은 그 요구 및 주문에 따라 집중적인 교육을 실시하여 졸업 후 계약 업체에 취업하는 교육부 지원 제도로서 취업 후 현장에서 바로 실무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 스승과 제자로서의 관계만큼이나 서로의 조력자로서 관계를 공고히 다져나가고 있는 로봇자동화과 학생들과 안인모 교수.

대학교육의 새로운 장을 열다
‘주문식 교육’은 각 기업들이 사용하는 프로그램과 시스템의 요구를 잘 파악하여 요구조건에 맞춘 수요자 중심의 교육을 진행함으로써 특성화 사업의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어 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1세기 들어와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 중의 하나인 로봇은 우리나라 10대 성장동력 산업으로 향후 PC산업 이후 가장 폭발력 있는 신산업으로, 국내외적으로 뜨거운 관심사가 되고 있다. 2006년 말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는 PC산업 이후 21세기 선도산업은 로봇산업이라고 단언 하고 사이클이 없는 산업이 될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경상남도는 2007년 마산 로봇랜드 유치는 물론 우리나라 로봇산업의 80% 이상이 지역에 집중, 탄탄한 산업용 로봇생산기반을 갖추고 있어 세계적인 로봇산업의 메카로 성장 준비를 마쳤다. 현재 창원공단의 대규모 제조업체들과 자동차, 조선, 항공 등 기계관련 산업에서 로봇은 핵심적인 생산시스템이 되었다. 로봇이 없다면 한 대의 자동차도, 한척의 배도 생산할 수 없는 것이다.
마산대학 로봇자동화과는 이런 경상남도의 성장동력 산업인 로봇 및 지식기반기계 분야의 전문 인력양성과 로봇랜드 등 마산시의 로봇관련 정책사업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산업체의 로봇 및 자동화 인력 수요에 대비하기 위해 2007년 신설 되었다.
안인모 교수는 학과의 설립과 ‘주문식 교육’이라는 교육과정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키며 미래의 대학교육의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지금은 특성화 사업의 성공사례로 인정받을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지만 지금에 오기까지 어려움도 많았다고. 무엇보다 학생들이 원하는 기업과의 협력을 이루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그는 학생들이 원하지 않는 기업으로의 취업은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어 ‘우수 기업과의 협약이 주문식교육 성공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우수한 인력 유치를 통해 성장

   
▲ ‘주문식 교육’을 대학교육에 성공적으로 정착시켜나가고 있는 안인모 교수는 학생과 기업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인력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안 교수는 교육프로그램 성공가능성이 다양한 분야에서 인정을 받고 있지만 로봇자동화과가 안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의 유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환경이 마련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받아들이고 흡수해야할 사람의 자세가 되어있지 않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학과 학생들의 학업수준은 내신 3,4등급 정도입니다. 앞으로 입학할 학생들도 높은 학업수준의 학생들이 많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는 교육과정을 따라오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우리와 협약을 맺고 있는 기업 또한 한국최고의 기업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우수한 학생유치는 좋은 곳으로의 취업을 위한 첫 번째 조건이기도 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미래의 비전을 내다보고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그는 무엇보다 학생들의 열정과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산대학은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지역전문대학으로 이름이 높다. 과거와 달리 실무적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전문대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의 인식이 변화한 것이 사실이다. 안 교수는 “앞으로 과학기술 인력과 현장 전문가가 부족한 시대가 올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공계 대학과 실무기술인력의 양성에 주력하고 있는 전문대학의 미래는 더욱 밝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만들어가는 로봇자동화과
학과 운영의 포커스는 학생에게 맞추어져 있다. 민주적이고 자율적인 학사운영, 창의적 공학설계, 자발적인 학술 활동과 동아리 활동을 통하여 외부의 각종 경진대회에 참여하는 등 재미있고 신나는 대학생활을 추구하고 있다. 학과 공부만 열심히 하면 취업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일류 회사들과 취업계약을 체결하여 이들 협약회사에서 요구하는 과목을 이수한 후 전원 취업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로봇자동화과의 또 하나의 자랑거리는 서로를 배려하는 학생들의 문화라고 말했다. 40명의 정원 모두가 열의를 가지고 공부하고 스스로 좋은 과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진정한 상아탑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학생들이 주도해 만들어가고 있는 학과문화는 안 교수가 학생들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학생들의 열정도 대단하다. 지난 6월 25일부터 28일 까지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개최된 2008국제로봇대전(iROBAS)에 출품하기 위해 기말고사가 끝난 직후부터 학생들이 방학도 잊은 채 모바일 로봇 등 작품을 제작할 당시, 보다 나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아이디어 회의를 수없이 하고 만들고 부수기를 반복하다 보니 집에 갈 시간도 아까워 아예 학교 실험실에서 밤을 꼬박 새우는 팀도 있었다. 방울뱀, 싸움로봇 등 캡스톤디자인 과제 등으로 만들어진 20여 개의 작품을 발표한 바 있다. 그는 “직접 제작한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로봇 및 자동화 분야의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기 위해서 참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외에도 로봇대전이 끝나자마자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로봇 관련 실무진들을 대상으로 ‘AVR을 이용한 로봇제어기 설계’ 등 산업체 재직자 직무능력 향상 프로그램을 시작해 그 자리에 멈추어 있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엔지니어들을 위해 도움을 주고 있다.
새로운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대학교육의 돌파구를 만들어가고 있는 마산대학 로봇자동화과와 안인모 교수.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성공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곳으로, 성장의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