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신임원내대표 선출 및 차기당권 경쟁 본격화

한나라 홍준표 신임 원내대표 “친박인사들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올 것”

2008-06-04     이준호 기자

이재오 전의원은 지난 5월 2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26일 미국으로 떠나며, 세계 여러 곳에서 견문을 넓히고 오겠다”고 밝히면서 “내일은 내일의 바람이 분다. 구름이 태양을 가릴 수는 있어도 없앨 수 있겠느냐”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총선 이후 이재오 전의원을 두고 그의 거취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였다. 그중 가장 강하게 공론화 되어왔던 내용은 차분히 훗날을 도모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었다. 총선에서 심판을 받은 ‘낙선자’가 당 대표에 도전하기에는 명분이 약한데다 낙마할 경우 돌이킬 수 없을 정도의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지러운 계파 갈등의 중심에서 서 있기 보다는 당분간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차분히 국정 전반을 조망하면서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볼 때 득이라는 이유에서다.

‘공공의 적’으로 추락한 2인자

   
▲ 이명박 정부의 2인자였던 이재오 의원의 총선 패배를 두고 그의 거취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였다. 그중 가장 강하게 공론화 되어왔던 내용은 차분히 훗날을 도모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었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야당이라는 신분에서 10년 만에 정권교체를 이루어 냈다. 자타가 공인하는 정권교체의 일등공신은 당연 이재오 전의원이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정치인으로서의 그의 영향력 또한 대단했다. 그런 그가 4월 9일 총선에서 떨어졌다. 15년 동안 새벽마다 자전거를 타며 다져온 지역구였지만, 아무 연고도 없는 군소정당 후보에게 힘 한 번 제대로 써보지 못했다. 여당의 수뇌부에서 그는 어느덧 새 권력의 오만을 표상하는 인물이었고, 패자를 핍박하고 정적을 못살게 구는 ‘나쁜 권력’의 상징으로 국민들에게 인식됐기 때문일 것이다. 이재오 전의원으로선 분통이 터질 일인지도 모른다. 공천 막판에 실제적인 ‘칼질’을 주도한 인물은 이방호 사무총장이었고, 박근혜 세력이 여권을 쥐락펴락 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공공의 적’이 된 2인자를 응원할 사람은 많지 않다. 총선 공천 당시 그의 추종세력이 주도한 ‘이상득 사퇴론’은 충분히 명분이 있었지만 맥없이 실패했다. 이 대통령은 이재오 전의원 대신 형인 이상득 의원의 손을 들어줬고 ‘정권교체를 위해 힘을 합친 사이’는 정권이 교체되는 순간 위상이 바뀌었고, 더 이상 이명박 대통령의 동반자가 아니었다. 최고 권력자에게 실세 2인자는 버겁웠을 것이다. 더욱이 취임 3개월 만에 지지율이 바닥으로 떨어져 궁지에 처한 대통령으로서는 당 안팎으로 견제 받고, 공격받는 2인자를 보호할 실리가 없어 보인다. 친박 세력마저도 쌍심지를 켜고 그의 행보를 경계하기보다는 “마음대로 하세요”라고 놔두고 있다. 공공의 적이 되어 있는 2인자가 나서면 나설수록 ‘손해 볼 게 없다’는 것이다.

이상득 뜨고, 이재오 떠나고 
한나라당내 권력지형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 중심으로 급격히 재편되고 있다. 그동안 현직 대통령의 친형으로 공천 등 당내 정치에 관여했다는 비판론 속에 총선 불출마, 용퇴까지 요구받았던 이 부의장이 두 달여 만에 여권의 최고 권력의 핵심으로 공식 복귀 하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어 향후 정치권에 상당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상득 부의장은 지난 총선 공천 과정에서 당내 중진들이 대거 탈락한데다 여권 내 실질적 2인자 역할을 담당했던 이재오 의원이 낙선으로 인해 당분간 정치 일선에서 벗어나 해외연수를 선택하면서 생긴 공백까지 보태져 여당 주류의 유일한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본인은 부인하고 있지만 실제로 관리형 대표로 부상하고 있는 차기 당 대표로 박희태 의원을 비롯해 새 원내 사령탑인 홍준표 의원의 물밑역할이 주효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등 드러나지는 않은 당내 각종 주요 현안 해결에 그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그 예로 지난 5월 18일 이재오 전의원 등 친이명박계 주류 30여명이 회동을 갖는 자리에 이 부의장이 불쑥 방문했고 곧바로 원내대표 경선 구도가 홍준표 의원의 단일 구도로 정리된 데 이어 다음날 이재오 의원 측이 밀었던 정의화 의원이 돌연 원내대표 경선 불출마를 선언하는 일련의 사건들은 이를 반증한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일각에서는 이 부의장이 친박 무소속 연대의 좌장 역할을 하고 있는 김무성 등을 직접 만나 친박 당선자들의 교섭단체 구성을 만류했다는 말도 나오면서 당내 화합을 위해 친박 복당 문제의 매듭풀기에도 나섰다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또 5월 21일에는 고승덕 당선자 등 초선의원 21명이 서울시내 한 음식점에서 모여 발족한 가칭 ‘현장경제연구회’라는 모임에도 예고 없이 찾아와 정치적 발언은 하지 않고 당의 단합과 화합을 강조해 초선 챙기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상득 부의장의 정치적 행보를 놓고 엇갈린 반응이 공존한다. 여권이 위기를 맞았고 당내 중심축마저 없는 상황에서 정치적 경륜을 가진 그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주요하다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현직 대통령의 친형으로 공천파동 책임론에 백의종군까지 선언한지 불과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본격적인 정치행보에 나선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비판론도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 부의장이 시급한 현안 처리 뒤에도 움직임을 보일 경우 지난 공천과정에서 제기된 용퇴론이 다시 나올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당 대표에 도전장을 던진 정몽준 최고위원이 여당 주류가 사실상 박희태 의원을 당대표로 내정한 모양새를 보이는데 대해 “자기들끼리 의원총회를 한 것이냐”고 불만을 나타낸 것도 여당 주류와 이 부의장에게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 당선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선출된 홍준표 신임 원내대표와 임태희 신임 정책위의장은 최우선적으로 당내 갈등을 수습하고 대야 관계를 ‘대립과 투쟁’에서 ‘화해와 협력’의 구도로 이끌고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여 당권경쟁, 물밑 권력투쟁 ‘꿈틀’
청와대는 당정분리 원칙을 감안해 일단 당내 경선구도에 대하여 관망의 입장이다. 그러나 기능적인 측면에서 인사문제에 접근하고 2인자를 두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이명박 대통령 특유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관리형 대표에 대통령의 의중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었다. 18대 총선을 거치면서 친이진영이 당 헤게모니를 완벽하게 장악했지만 당권을 놓고 친이진영 내부의 핵분열과 내부 권력투쟁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친이진영 내부 주도권 다툼에 영남과 수도권 간 헤게모니 투쟁이 복잡하게 혼재된 한나라당 지도부 경선전은 본격화 되고 있었다. 거기에 여권 실세였던 이재오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과 단독 회동한 뒤 대세를 형성해가던 박희태 대표과 홍준표 원내대표 구도에 ‘안상수’ 변수가 급부상하면서 차기 당권구도가 주류내 권력다툼양상을 띄게 되었다.
한나라당 대표와 원내대표 등 여당 지도부 경선이 임박하면서 경선열기가 서서히 고조되고 특히, 18대 국회 원구성과도 맞물린 이번 여당 지도부 경선은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집권초기 여권 권력지도 재편과도 연계된 사안이어서 여권내 초미의 관심으로 부상했고, 여권 내부에서는 정치적 경륜이나 권력 핵심부와의 관계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박희태 대표에 홍준표 원내대표, 임태희 정책위의장 라인이 차기 지도부 카드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었지만, 박희태 전 국회부의장은 원외란 핸디캡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창출의 공신으로서 5선의 정치적 경륜을 갖춰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무난하게 뒷받침할 관리형 대표 적임자란 평가를 받고 있었다.
특히, 집권초기 여권 내의 권력투쟁 과정에서 최고의 실세로 부상한 이상득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당내 중진과 영남권으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히며, 당내 친이그룹의 원로이면서도 친박진영과도 무난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관리형 대표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홍준표, 임태희 러닝메이트 원내대표 선출
여당 범주류에 위치한 홍준표 의원은 임태희 의원와 러닝메이트를 이뤄 특유의 돌파력과 대여 협상력을 무기로 원내대표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홍 의원은 한나라당사에서 임태희 의원과 원내대표 경선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홍 의원과 임 의원은 5월 18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은 홍준표 의원과 임태희 의원은 “정치를 복원하고 국가경제를 재도약 시키겠다”는 각오를 전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차기 지도부로 유력시되는 박희태 대표-홍준표 원내대표-임태희 정책위의장 체제가 그 골격을 서서히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10년 내 선진국 진입’이라는 절체절명의 목표가 우리에게 제시돼 있는 상황에서 ‘정치선진화’는 그 전제조건이자 선결요건”이라며 “정치를 복원해 정치안정을 도모하지 못하면 그 무엇도 이룰 수 없다. 최우선적으로 당내 갈등을 수습하고 대야 관계를 ‘대립과 투쟁’에서 ‘화해와 협력’의 구도로 이끌고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국가 경제 재도약을 위한 방안으로 ▲서민경제 회복 ▲공공부문 경쟁력 강화 ▲신성장 동력의 확충 ▲규제 철폐와 반 기업 정책 개선 ▲노사정 대타협 도출 등을 내놓았다. 아울러 이들은 “새롭게 구성되는 한나라당의 원내지도부는 당-정-청이 일체가 돼 한 목소리로 국민들에게 정책을 알리고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모든 정책을 사전 조율하고 모든 정치행위를 투명하게 해 국민 모두가 예측 가능한 정치활동을 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아울러 국회의 행정부에 대한 감시와 통제 기능을 강화해 국민들의 목소리가 국정에 최대한 반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이명박 정부를 성공시키고 한나라당이 국민들로부터 사랑받는 정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자신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국회의장과 당 대표 카드를 놓고 고심하던 안상수 원내대표가 당대표 출마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동시에 수도권 친이그룹의 좌장인 이재오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을 독대한 뒤 지도부 경선구도가 혼란양산을 보이면서 대표로 거론되는 박희태 의원과 안상수 의원 모두 당 대표 적임이라기보다는 차선이란 기류가 강해 의원들 사이에 어차피 ‘선택의 문제’란 시각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명박·박근혜·이상득 파는 ‘차명정치’ 비겁

   
▲ 한나라의 차기 당권의 변수는 박근혜 전 대표다. 박 전 대표는 뉴질랜드 방문 중 “내가 나간다는 생각은 안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에 불출마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이지만 상황에 따라 경선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5월 25일 홍준표 의원이 한나라당 신임대표로 당선되었다. 이날 홍준표 신임원내대표는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에서 가장 나쁜 풍조가 소위 차명정치,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전 대표 등의 이름을 빌려 행세하는 정치”라며, 일부 인사들의 정치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치를 하면서 자기 스스로의 실력과 능력으로 자리매김할 생각을 해야지 소위 세 분의 이름을 빌려서 자기 위상을 높이고 뉴스의 초점이 돼보겠다는 것은 비겁한 일”이라며 “앞으로 그런 일 하는 사람들을 눈여겨 보겠다”고 질타했다. 그는 또 박 전 대표가 호주, 뉴질랜드 순방을 떠나기 전 회동을 가진 사실을 뒤늦게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박 전 대표가 지난번 뉴질랜드에 가기 전에 만나 뵙고 말씀을 나누었지만 밖에 일체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며 “그런 것을 자꾸 말하게 되면 차명정치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이라는 것은 실질이 중요하지 그림을 그려서 보여주는 게 좋은 것이 아니다”며 “기자들이 따라다니면 할 말을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는 ‘노 홀리데이(NO Holiday)’ 안 한다. 토요일은 무조건 쉰다”라며 토요일을 휴무일로 선언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그는 “일요일 오전에는 월요일 기사 때문에 부득이하게 반나절만 근무하기로 했지만 일요일 오후에도 쉴 것”이라며 “내가 사실 평소에는 어느 기자라도 전화를 다 받고 설명하지만 토요일에는 전화를 받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윤옥 여사에게도 ‘대통령께서 오전 8시30분 이후에 청와대에 나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씀드렸더니 ‘가능한한 오래 잡고 있겠다’고 말씀하셨다”고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 ‘박희태-정몽준 대결’ 차기 당권 구도 윤곽
한나라당이 원내 지도부 구성을 완료함에 따라 차기 당권 경쟁 구도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박희태 의원과 정몽준 의원, 공성진 의원이 일찌감치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직간접적으로 선언한 가운데 최고위원 후보로 거론되는 허태열, 김성조, 진영, 박순자 의원 등이 뒤를 쫓는 형국이다. 현재까지는 박 의원과 정 의원의 양자간 구도로 전개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 당 안팎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특히 박 의원의 경우 친이, 친박계 양쪽에서 고른 지지를 받고 있어 차기 당권에 가장 근접한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이다. 박희태 의원은 풍부한 국정 운영 경험과 높은 친화력이 최대 강점으로 꼽히고 있어 출범 초기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에 초석을 닦을 수 있는 관리형 대표로서 적임자라는 평가 받아 왔다. 거기에 이상득 국회의장이 ‘박희태 당 대표-홍준표 원내대표-임태희 정책위의장’ 카드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문이 당 안팎에서 나도는 가운데 홍, 임 의원이 원내 지도부에 선출됨으로써 박 의원의 당선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내 중진들이 공천과정에서 대거 탈락한데다 경쟁관계였던 이재오 의원이 해외연수를 선택하면서 생긴 공백까지 보태져 이 부의장이 여당 주류의 유일한 중심축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관리형 대표보다는 청와대와 정부에 ‘쓴소리’를 할 수 있는 당내 ‘리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박 의원의 연령이 고령이라는 점과 당외 인사라는 점도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과 함께 당권에 가장 근접해 있는 정몽헌 의원의 경우에는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대선 후보 등을 거치면서 얻은 높은 대중적 인지도가 최대 강점이긴 하지만 그동안의 정치인생을 보면 줄곧 무소속으로 활동해 오면서 지난해 대선 직전 입당해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점이 최대 걸림돌이다. 당내 주류 측에서도 차기 지도자형 대표보다 관리형 대표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도 정 의원의 발목을 잡는 부분 중 하나다.
정 의원으로서는 최근 활발한 대외 행보를 통해 기반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남은 기간 동안 친이계의 지지를 어느 정도 이끌어내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친박계에서는 허태열 의원과 김성조 의원, 진영 의원 등이 출마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국회의장과 당 대표 카드를 놓고 고심하던 안상수 원내대표가 당대표 출마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였지만, 차선이란 기류가 강해 의원들 사이에 어차피 ‘선택의 문제’란 시각이 존재하고 있다.
김형오-안상수, 국회의장 득표전 치열
국회는 6월 5일 첫 임시회의 본회의를 열어 무기명 투표로 국회의장을 선출한다. 한나라당 김형오 의원과 안상수 원내대표간 18대 전반기 국회의장 자리를 둘러싼 경선이 기정사실화 되면서 양측간 득표 신경전이 치열하다. 일찌감치 국회의장 의사를 피력해 온 김 의원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18대 6선)을 제외하곤 당내 최다선(5선)이라는 점에서 무난한 입성이 예상됐지만, 당권과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고민해 온 안 원내대표가 막판 국회 의장쪽으로 입장을 정하며 경선이 불가피해 진 것이다.
김 의원 측에서는 선수에 따른 양보를, 안 원내대표 측에서는 ‘화합형 당대표’로서 김 의원의 당권 도전을 주장해 왔다. 하지만 양측은 마땅한 중재 방안이 없어 서로 입만 쳐다보다 국회의장 선출일로 결정된 내달 2일이 코앞에 닥치자 상황 논리상 경선이 결정된 측면도 없지 않다.
특히 적극적인 득표전에 나서고 있는 쪽은 상대적으로 뒤늦게 도전 의사를 밝힌 안 원내대표이다. 안 원내대표는 특히 80명에 달하는 서울, 경기 수도권 초선 의원 및 법조 출신 의원들을 집중 공략 대상으로 정하고, 이미 3∼4번씩 전화를 걸어 “만나자”, “잘 부탁한다”며 연방 지지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각 당선인 그룹별로 오·만찬 일정도 빡빡하게 잡아놓았고, 각종 모임이 있는 곳이면 빠지지 않고 참석해 “이번 국회의장은 수도권에서 해야 한다”며 ‘수도권 국회의장’론을 역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