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투쟁’ 신호탄 올린 한나라당 ‘산 넘어 산’

2008-04-07     글_신혜영 기자
공천갈등에서 권력투쟁까지 내분 격화 겪는 한나라당 파행
한나라당의 계파갈등과 내분이 권력투쟁으로 번지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강재섭 대표가 공천 불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4.9총선을 보름 앞둔 지난 3월 24일에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수도권 공천자들이 ‘당지도부 책임론’과 ‘이상득 국회부의장 사퇴론’을 잇따라 제기했다. 이재오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당 내분 수습책을 논의, 지난 25일 이상득 부의장과 ‘동반 불출마’까지 제기했던 이재오 의원이 총선에 출마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 부의장과 이재오 전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친이명박계 내부의 주도권 경쟁을 낳고 있다.


박근혜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 당 대표 책임론 제기
지난 3월 23일 마침내 공천 갈등이 폭발했다. 박근혜 전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의 공천을 “한나라당 공천은 정당정치를 후퇴시킨 무원칙 공천의 결정체”라며 정면 비판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탈당, 불출마와 같은 ‘극단적 카드’ 대신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원칙’을 강조하면서 당 지도부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억장이 무너지는 듯한 아픔을 느꼈다. 당 대표가 믿고 맡겨달라는 말을 믿었는데 속았다. 당 대표와 지도부가 정치개혁에 대한 철학과 의지가 없고 무능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거다”라며 당 지도부의 책임론을 꺼내들었다.
박 전 대표는 “최근 한나라당 공천은 천금 같은 기회를 날려버린 어리석은 공천이라며 한나라당 공천 과정과 후퇴에 대해 누군가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한 뒤 “그 책임은 당을 더 개혁하지는 못할망정, 이미 개혁되어 있는 것조차 지키지 못하고 오히려 후퇴시킨 당 대표와 지도부가 져야 할 것”이라고 강 대표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에 앞서 박 전 대표는 지난 3월 12일 영남권 공천과 관련해 “이런 공천을 가지고는 한나라당이 화합하기 힘든 상황이 올 것이다”며 강력히 경고를 보낸바 있다. 박 전 대표의 이런 이례적인 강경 발언은 자신의 경고에도 무시하고 친이 인사들이 주축이 된 공천심사위원회가 친박인사들을 공천에서 제외하는 등 일방적인 공천에 대한 누적된 불만이다. 자신과의 신뢰를 저버린 강재섭 대표와 일전을 불사하겠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대표시절에 당 대표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공천권을 국민과 당원에게 돌려주었다”고 상기시킨 뒤 “하지만 이번 공천에서 상향식 공천은 사라지고, 경선은 한군데서도 이뤄지지 않았다. 당헌당규는 무시되었다. 당권-대권 분리도 지켜지지 않았다. 불공정 공천문제로 당이 아우성인데, 당 대표가 비례대표 영입에 대해 대통령에게 칭찬받았다고 공개적으로 자랑하는 일까지 있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아실 것”이라고 이 대통령과 청와대의 공천 개입 의혹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경선 패배에 승복한 뒤 대선 때 이 대통령을 전적으로 도왔던 박 전 대표로서는 엄청난 태도 변화다.
박 전 대표는 “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을 위해서라도 한나라당을 다시 꼭 바로 잡겠다”며 총선 후 당권 도전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박 전 대표는 “더 이상 통합이 어렵다”고 말해 사실상 한나라당이 ‘한 지붕 두 가족’의 내분 양상이 지속될 가능성을 예고했다. 박 전 대표의 결연한 의지는 이번 총선 지원유세 불가 입장으로 표출됐다. 표면적으로는 자신의 선거운동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속내는 현 당 지도부와 주류세력인 ‘친이명박’계에 협조할 수 없다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박 전 대표는 탈당 의사를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총선 기간 지원 유세 계획이 없다며 ‘선거 지원 유세’보이콧 방침을 밝혀 친박 계열 탈락자들이 출마하는 영남권과 수도권 선거는 물론 전체 총선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당내 소장파 공천자들은 이상득 부의장의 총선 불출마와 국정관여 중지를 촉구하는 집단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어 공천 갈등의 후폭풍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조짐이다.
특히 총선 이후,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하기 위한 7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상태에서 박 전 대표가 강재섭 대표와 이방호 사무총장 등 지도부를 직접 공격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향후 당내 주도권 다툼은 한층 치열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박근혜 전 대표와 친(親)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총선 출마자 55명도 23일 잇달아 기자회견을 열어 당 공천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당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했다.


강재섭 대표 총선 불출마 선언, 친이 진영 분열 조짐
이런 가운데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당 안팎에 격한 소용돌이가 일고 있다. 강 대표는 지난 3월 23일 저녁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 여망인 정권교체의 마무리가 되는 이번 총선의 승리를 위해 저의 모든 것을 던질 각오가 되어 있다.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그러면 나의 충정을 모두가 이해할 것이다”라며 “하지만 대표직은 유지하면서 총선을 진두지휘하겠다”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강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에 대해 “당이 단합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과 요구 등에 대해서는 “당 공천에 청와대는 개입하지 않았는데 모든 책임을 청와대로 돌리는 것은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강 대표는 “계파적 시각에서 친박이다, 친MB다 이런 얘기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 당원이라면 누구도 이제는 공천결과에 대해 시비 걸지 말고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정권교체의 마무리에 나서자”고 당부했다.
13대 전국구에 이어 14대부터 대구 서구에서만 4선을 한 강 대표가 지역구 출마를 포기하고 나선 것은 향후 정국을 내다본 ‘결단’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는 “박 전 대표 얘기를 들으니까 (내가)도와주려고 많이 노력했는데도 마치 박 전 대표를 친 사람으로 매도했고 나도 그 부분에 대해 구질구질하게 변명하는 것이 싫었다”며 박 전 대표의 공격이 총선불출마를 결심한 직접적인 원인이라며 박 전 대표가 자신을 정면 공격하고 나선 데 대해서도 섭섭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공천 논란에 대해선 “당의 어떤 실세도 공심위원들을 마구잡이로 좌지우지할 수는 없으며, 큰 선에서 공천이 잘못됐다고 생각지 않는다”며 “공천이 잘못돼서 불출마 선언을 하는 것이 아니며, 당 대표로서 당을 화합, 단결시키는 길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에 불출마를 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권의 내홍이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강 대표의 불출마 선언에도 불구하고 박 전 대표의 행보가 단순히 이번 총선에 대한 문제 제기로만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또 총선 이후 당내 역학구도에도 영향을 줄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선거 결과에 따라 서로 책임 공방 속에 당의 분열이 가속화될 수 있고, 당권 경쟁의 향방을 가를 수 있으며 이명박 대통령 쪽과 박 전 대표 쪽 간의 뿌리 깊은 불신, 주류 내부에서의 국정주도권 다툼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 총선에서 당이 애초 목표로 한 168석 이상을 달성하지 못한다면 지도부는 책임론을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강 대표와 공천에 직ㆍ간접적으로 간여했다는 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이방호 사무총장의 퇴진 요구 압력도 거세질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 과반의석 총선 목표에 빨간불
강재섭 대표가 배수의 진을 치며 “저의 희생으로 모든 것을 끝내고 공천에 대해서는 그만 이야기하자”고 했지만 박 전 대표의 총선 보이콧으로 170석 이상 과반을 목표로 했던 한나라당의 총선 목표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이어 친이 계열이 주축이 된 공천자 20여 명도 이날 오후 3시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청와대와 당 지도부는 민심수습에 나서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 ▲서민 외면 정책혼선, 잘못된 인사, 퇴색된 개혁공천 등과 관련한 청와대와 당 지도부의 대국민사과 ▲이상득 부의장 총선 불출마 및 향후 국정관여 행위 중지 ▲인사 파동 책임 청와대 관계자 문책 ▲서민·약자·소외지역 배려하는 인사, 비례대표 공천 등 4개항을 건의했다.
당내에서 지적되는 총선 이상기류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친박(親朴) 공천 탈락 후보들이 대거 무소속으로 나서고, 박 전 대표가 이를 묵인하면서 친박 후보들이 일부 지역에선 강세를 보이거나, 최소한 한나라 공천 후보들의 표를 잠식한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현역 의원들을 대거 물갈이 하면서 당내 최고령(73), 최다선(5선)인 대통령의 형 이상득 부의장이 공천을 받은 점이 전반적인 민심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갈등 구조는 친박 대 친이라는 기본 전선(戰線) 위에 친이 내부 양대 세력을 대표하는 이 부의장 대 이재오 전 최고위원이라는 전선까지 뒤엉키고 있다. ‘친이’는 친이대로 유권자들 사이에서 번져 나가는 ‘친박 동정론’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누군가 내부에서 희생양을 찾아야 했다. 그래서 우선 이 부의장의 불출마를 요구한 것이다. 이렇게 세력 대 세력이 부딪치는 소용돌이 속에서 직접 당사자들 사이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있는 강 대표가 자신의 불출마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상득 부의장 “불출마를 해야 할 아무런 이유 없다”
친 이명박 진영의 양대 계보로 권력투쟁을 벌여 오던 이상득, 이재오 진영이 드디어 정면 승부에 들어갔다. 한나라당의 총선 출마자 55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형님 공천’ ‘형님 인사’ 등으로 민심 악화의 주요 원인이 됐던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향후 일체의 국정 관여 행위를 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잘못된 인사, 의미가 퇴색한 개혁공천 등과 관련해 청와대와 당 지도부가 국민들께 사과하라”며 “(이 대통령은) 인사 파동을 초래했던 청와대 관계자에게 책임을 묻고 사퇴를 시켜야 한다”고 요구했다. 총선 후보들은 “오죽하면 대통령 형의 불출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괘씸죄까지 저지를 각오를 했겠느냐. 이 부의장이 물러나지 않으면 총선이 위험하다”고 아우성이다.
박찬숙 의원은 “공천반납 등 모든 희생을 각오하고 요구를 관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공천탈락한 친이계의 중진 5선인 김덕룡 의원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이 부의장의 공천 반납이 사태수습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이에 이상득 부의장은 “내가 불출마를 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 부의장은 “공천 과정에 내가 개입한 것도 아니고, 당과 공천심사위원회가 깊이 판단해 나의 공천을 결심했기 때문에 지역구인 포항 시민들의 심판을 받는 일만 남았다”고 말하며 “나도 겨우 공천 받았다. 내가 무슨 권력을 휘두르느냐. 공천할 때 우리 집 대문 앞에 사람들 많이 몰려왔다. 다 돌려보냈다. 오해 받을까 봐 아예 포항에 내려와 지내고 있다. 내가 출마를 포기하면 수도권 지지율이 올라 가냐? 내가 이 대통령한테 인사 부탁하면 내 동생이 형이 지저분하게 군다고 무시할 것 아니냐, 그렇게 못한다. 내 공천은 대통령하고도 관계없고 이재오 의원하고도 관계없다”고 토로했다. 이 부의장측은 특히 불출마를 촉구한 배후에 이재오 의원이 있는 것 아니냐며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어, 한나라당 공천갈등은 권력투쟁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이 부의장 측 관계자는 “남경필 의원의 기자회견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별도의 대응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일부 공천자들의 집단적인 불출마 촉구는 겉으로는 민심 수습을 내걸었지만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의구심을 제기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5일 ‘공천반납’ ‘ 총선 불출마’ 여론과 압력으로 마음고생을 해 온 이 부의장이 출마를 결심했다.

李 대통령 만난 이재오, “총선 출마하겠다”
지난 3월 23일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핵심 측근인 이재오 의원과 회동을 갖고 민심 이반 대책을 비롯해 최근 민심 이반과 당 내분 수습 방안에 대한 의견을 전했다. 특히 수도권 중심의 일부 공천자들이 이상득 국회 부의장의 불출마를 촉구하고 있는 만큼 자신과의 동반 불출마 문제를 거론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 관계자는 “이 의원이 오늘 저녁 청와대에 들어갔다”며 “민심이반을 우려하는 당내 여러 의견들을 취합해서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의 다른 핵심측근은 청와대 회동 후 “당내 여러 현안에 대해 두루두루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의원이 이 대통령에게 자신과 이 부의장의 동반 총선 불출마를 건의했다’는 일부 관측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그런 건의를 하지 않았고, 그런 문제가 논의되지도 않았다”고 일축했다.
이재오 의원의 한 측근은 이상득 부의장과의 동반 불출마 건의설에 대해 “이 의원은 언제라도 마음을 비울 각오가 돼 있는 사람이다. 본인은 3선했는데 더 욕심이 없다고 늘 말해왔었다”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그러나 강재섭 대표에 이어 이 의원까지 불출마를 선언할 경우 이상득 부의장의 거취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자신의 거취 문제까지 포함해 이상득 부의장의 공천 반납 등 당 갈등 수습책에 대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이 대통령에게 건의했고, 자신과 이상득 부의장의 ‘동반 불출마’ 방안까지 제기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25일 이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여러분과 은평 주민 여러분들의 격려와 비판과 애정을 기대하면서 18대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 총선 지원 유세 하지 않을 것, 한나라당 비상
선거 때만 되면 박풍을 일으켜 당의 전체 판세에 영향을 미쳐온 박 전 대표의 “총선 지원 유세를 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에 한나라당으로서는 비상이 걸렸다.
박 전 대표는 향후 총선 지원 유세 여부와 관련, “제 선거도 있고, 지원유세 계획은 없다”며 당 소속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는 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그는 ‘친박연대’나 ‘무소속 연대’ 소속 출마 후보들의 지원 여부에 대해 “제가 그분들을 지원할 수는 없다”며 “그분들은 참 억울한 일을 당한 분들이기 때문에 그분들이 어떤 선택을 하건 잘 되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음날인 24일 오전 10시 15분 KTX를 타고 대구로 내려간 박 전 대표는 정치적으로는 ‘칩거’에 들어간 셈이다.
하지만 탈락에 불만을 품고 친박연대 혹은 무소속연대로 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인사들은 내심 쾌재를 부르고 있다. 선거 때마다 박 전 대표는 최고의 ‘흥행사’로 박 전 대표가 총선에서 지원 유세를 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반사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박 전 대표의 행보는 현재 영남권과 수도권에 출마 선언을 한 탈당 친박계열 인사들에게 더욱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한 인사는 “박 전 대표가 당을 위해 뛰지 않겠다고 한 것은 사실상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며 “한나라당으로서는 예상치도 못한 악재를 만난 셈”이라고 말했다. 지역 정치권은 “한나라당 공천 내분이 봉합되지 않고, 박 전 대표가 무소속 친박 후보들과 어떤 형태로든 교감이 이뤄질 경우 친박정서의 친박연대 및 친박 무소속 연대 지지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럴 경우 대구경북 총선 판도는 예측불허 국면으로 흐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전국적으로 출마를 표명한 친박연대와 무소속 인사는 현역 의원만 11명에 이른다. 또 친박연대는 지금까지 전국적으로 18명의 공천자를 냈다. 영남권 친박연대에는 홍사덕 전 의원(대구 서구) 엄호성(부산 사하갑) 송영선(대구 달서병) 의원, 무소속 연대로는 김무성(부산 남을) 유기준(부산 서) 박종근(대구 달서갑) 이해봉(달서을) 김태환(구미을) 이인기(경북 고령ㆍ성주ㆍ칠곡) 의원 등이 있다.

野, 여당의 오만한 권력다툼 총선에서 심판받을 것
이번 사태의 원인은 그동안 무원칙하게 공천권을 휘둘러 친박근혜계 인사는 대거 떨어뜨리고 그 자리를 친이명박계 인사로 채운 당 지도부의 전횡에 있음은 명백하다. 그러나 박 전 대표 역시 정당정치 발전에 역행하는 친박연대를 지지하는 등 개인적 이해관계에 집착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여권이 집권 한 달도 안 돼 자기들끼리 주도권 다툼에 몰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런 한나라당의 내분에 대해 야당은 여당의 오만한 권력다툼이 총선에서 심판받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통합민주당은 “한나라당이 민생문제 해결에 주력해야할 때에 대선승리에 취해 연일 오만한 권력다툼을 벌이고 있다”고 비난했다.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을 비롯한 다른 야당들도 여당의 공천 나눠먹기에 대해 총선에서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고 한 목소리로 비판했다.
한편, 지난 3월 18~19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각 당 공천과정에 대한 지지층의 평가’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7%p)한 결과, 정적 평가도 소폭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먼저 공천에서 탈락한 친박계 의원들의 탈당으로 내분을 겪고 있는 한나라당의 공천심사에 대해서는 21.5%가 ‘매우잘한 일’이라고 했고, 46.6%가 ‘대체로잘함’이라고 했다. 68.1%가 긍정적으로 평가해 지난 조사에 비해 1.3%p 하락했으며, ‘대체로잘못’이 14.0%, ‘매우잘못’이 6.7%등으로 부정평가는 20.7%로 5.3%p 증가했다. 특히 공천혁명으로 바람을 일으킨 초기에 ‘매우 잘함’이라는 평가가 43.5%였던데 반해 이번조사에서는 29%로 대폭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