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상용화와 독자기술 개발, 두 마리 토끼 잡는다

2008-04-23     취재_김은예 기자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을 목표로 산·학·연·관 협력 체계 구축
배재대 시장선도형분자세포진단제개발사업단은 2007년 7월 산업자원부로부터 지역 R&D 지원사업으로 선정돼 오는 2012년까지 국비 및 대전시 지원금 115억 원을 지원받아 과제를 수행하는 대규모 사업단이다. 대전 지역 내 관련 핵심기술 보유 인프라의 클러스터링을 통하여 현대사회의 호발성 질환(암, 산화스트레스 및 감염성 질환) 진단을 위한 진단제와 키트의 개발 및 상용화에 나선다는 포부이다. 최근 ‘제1회 분자세포진단 글로벌 심포지엄’을 성황리에 마치며 차근차근 계획을 실천해 가고 있는 배재대학교 서경훈 단장을 만나 사업단의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 보았다.


전략적 차별화로 기술 상용화의 발판 마련할 터
배재대 시장선도형분자세포진단제개발사업단(이하 사업단)은 국내 시장을 넘어서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한 사업단으로 국제 규격에 맞춘 연구 개발, 임상 시험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사업단 서경훈 단장의 총괄책임 하에 배재대학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충남대학교, 충남대학교병원, 대전시첨단산업진흥재단 바이오사업단 외에 (주)젠닥스, (주)바이오큐어팜, (주)바이오니아, (주)지노믹트리, (주)엔지노믹스 등의 기업들이 참여하여 산·학·연·관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이다.
사업단은 조기 상용화와 장기적으로는 독자기술 개발이라는 두 가지 전략을 꾀하고 있는데 조기 상용화를 위해서는 참여기관들이 그동안 개별적으로 연구해 온 바이오 마커에 대해 임상 유효성 검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서 단장은 “다른 연구 기관들이 발표·개발하지 않은 바이오 마커 후보이기 때문에 임상에서 검증이 잘 이뤄진다면 경쟁력이 있는 진단제 개발에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기적으로는 사업 참여기관별로 보유하고 있는 독자 기술을 이용한 진단물질이나 진단제를 개발하는 쪽의 일을 하고 있다. 2008년은 사업단 1단계 사업의 평가를 통해 상용화 가능성이 있는 바이오 마커를 구체화하고 정리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지난 2월 19일 사업단 주최로 열린 ‘제1회 분자세포진단 글로벌 심포지엄’은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암 질환 진단제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국내·외 및 지역 역량의 전략적 결집 및 연계를 모색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서 단장의 “많은 유사 국제 심포지엄에서는 외국인 전문가들을 초대하기 때문에 심포지엄 후 그들과의 실제적 교류는 없고, 정보 교류에만 그치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웠습니다”라는 안타까움에서 출발한 이번 심포지엄에는 미국 글라이코메트릭스(Glycometrix)사 안현주 대표와 제넨텍(Genentech)사의 그룹리더인 이상훈 박사를 초청해 바이오마커 활용에 관한 실제적 교류의 길을 열었다.
“대전의 전략산업인 분자세포진단제산업의 성공적인 추진과 국내외 전문가 간 실질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매년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할 계획”이라는 서 단장의 뜻처럼 심포지엄 후 현재 그 곳에 참석한 기관들과 협력이 진행되고 있는 중이어서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동북아 최고 진단제 특화 클러스터 구축 계획
현재 2년 전 설립된 450평 규모의 배재대 바이오진단융합기술센터 내에는 사업단뿐만 아니라 6개의 기관들이 함께 입주하고 있다. 또한 공동 기기실에는 TIC 사업으로 구축한 12억 원 상당의 첨단 기장비를 보유하고 있어 연구와 기술 개발에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서 단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3년 후에는 대덕테크노밸리 내 부지에 국내 유일의 분자세포진단제 특화 클러스터를 구축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배재대 보유 부지(2,400평)에 약 7,000평 규모의 산학협력상용화기술원을 지을 예정 중에 있는 가운데 3,000~4,000평 정도는 약 15~20개 정도의 BI에서 스핀-오프된 진단제 개발 관련 BT/NT/IT 회사들을 집적시킬 계획이다. 서 단장은 “소규모 생산 시설도 구축하여 대전을 진단제 비즈니스 허브로 육성하겠습니다”라며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또한 투명한 사업단 운영에도 앞장서겠다는 서 단장의 약속들이 사업을 마치는 날에 많은 성과들로 열매 맺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http://diagnosis.pcu.ac.kr

배재대 시장선도형분자세포진단제개발사업단 서경훈 단장 인터뷰
■ 정부차원으로 부탁
우리가 하고 있는 사업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문제이고, 특히 진단의 문제는 사업 특성상 선별성과 민감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것이 잘못되면 시행한 의사나 기업체 그리고 환자 모두가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매우 세밀한 관리와 검증을 위하여 상당히 오랜 시간동안 많은 시도를 하기 때문에 단계별 2년 씩 6년 후 완제품을 내어 놓기는 사실 쉽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새로운 형태의 바이오 마커를 개발하여 임상 유효성 검사를 통해 선별력과 민감성이 좋아서 진단제 후보로 검증이 되면 그 가치가 급등해 국내외적으로 높은 가격의 기술이전이 가능하여 사업화에 성공할 수 있다. 기간 내에 논문·특허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6년 동안 실체 있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 사업단은 모든 노력을 다 할 것이다.

■ 함께 참여하고 있는 구성원들에게 한 말씀
기업체는 경영상 보안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기업과 협력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사업처럼 바이오 마커와 진단제 개발을 혼자 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이에 비하여 우리 사업단의 장점은 사업단 참여 기관·기업들이 대전에 있는 바이오 클러스터를 통해 교류를 해오다가 사업을 위해 자생적으로 뭉쳤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외부의 사정을 돌아보고 전략적으로 기술·인력을 공개하고 연계시키는 환경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사업단에서도 이를 위한 지원을 지속할 것이며 기업에서도 대승적인 관점에서 협력해 준다면 기대하는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앞으로 각오 한 말씀
진단제는 시장이 크고 상당히 중요한 분야로서 성장이 굉장히 빠르다. 그러나 사업 대부분이 외국에 잠식당했고 자체 기술 개발이 열악한 상태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영세성에서 벗어나고 있으며 개별적인 기술 개발 능력이 우수하여 그 잠재성을 기대할 만하다. 또한 바이오 마커 개발이 굉장히 월등한 개인과 기관들이 많이 있다. 그런 기관들과 많이 연계하고 정보를 교류하며 네트워킹을 잘해서 전국적으로 진단제 개발 관련된 산학연 클러스터가 활성화되길 바란다. 우리 사업단은 우리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