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온 진취적·창의적 정신 돋보여
2008-04-08 취재_김은예 기자
한 회사의 성장은 비단 몇 사람의 노력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닐 것이다. 동화산기의 환경사업부 김영구 부장은 “박용관 회장님은 원리 원칙을 강조하시고, 회사에서는 신명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계십니다. 직원들에게 늘 자율적인 참여경영을 강조하시는 만큼 상하관계가 아닌 수평적 조직으로 이끌어 가려고 하십니다. 또 언제나 직원들에게 독서를 권장 하시지요”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전 직원들이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신명난 회사를 만들며 지금에 이르렀고, 이제 제2의 도약을 꿈꾸는 회사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동화산기에 가면 크기가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 줄지어 서 있는 아기자기한 돌하르방이 사람들을 맞이하고 있다. 건물 왼편에는 직원들이 여기저기에서 정성껏 돌을 가져와 직접 쌓은 돌탑이 아직도 높이 올라가고 있는 중이다. 사무실 내 벽면에는 정심, 정사, 정행(正心, 正思, 正行)이라는 문구도 붙어 있다. 회사 전경에서부터 내부까지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느낄 수 있었다.
그 곳에서 만난 박용관 회장은 희끗희끗한 머리칼에 굵은 뿔테안경의 자상한 인상이었지만 그에게서 풍기는 남다른 카리스마는 지금의 동화산기를 대변해주는 듯 했다. 박용관 회장과 직원들이 함께 일궈낸 동화산기의 산 역사를 박용관 회장을 통해서 들어보았다.
부모님의 뜻 잇는 기업경영
박용관 회장의 선대 박일천 옹은 영산강 줄기 나주 다시 평야에서 논농사도 짓고 배로 영산강에서 고기도 잡고 완도, 진도까지 다니면서 농수산물을 거래하였으며 모친 오일화 여사는 집안 농사살림을 도맡아 하면서 농로 여기저기 널려있는 쇠똥까지 거두어 퇴비로 쓸 정도로 근검절약하면서 박 옹을 내조했다고 한다. 박 회장의 양친은 이처럼 자린고비로 모은 재산으로 가난하여 적령기를 넘기고도 결혼을 못하는 동네 몇몇 떠꺼머리 총각들에게 집안일을 돕게 한 후 새로 가정을 이루어 경제적으로 자립시켰으며, 또한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먼저 돕고 베풀기를 아끼지 않아 원동에서까지 그의 덕행에 대한 칭송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어린 시절 박 회장은 이러한 부모님의 삶을 자연스럽게 접하며 보고 자라면서 어린 마음이지만 부모님께 존경심을 갖게 되었다고 했다. 청년이 되어서는 시일이 지나면 부모님의 업적이 오로지 구전으로만 끝나는 것이 안타까워 ‘어떻게 하면 부모님의 뜻을 받들고 가풍을 이어 덕행을 지속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서 기업경영을 통해 이를 영속화하고자 결심하고 오늘의 동화산기를 창업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인내와 화합으로 일궈낸 눈부신 성장
동화산기는 1987년 법인으로 설립하여 타이어 제조 설비와 환경 관련 설비를 제작·시공하며 20여 년을 건실히 지내온 내실 있는 회사이다. 물론 지금까지 탄탄대로를 이어온 것만은 아니다. 박 회장은 1968년도부터 사업을 시작하였으나 지역경제가 빈약한 시절에 제조업을 시작한 연고로 초창기 지방기업으로서의 한계 때문에 능력과 상관없이 난관에 부딪쳐 여러 번 어려움을 겪기도 하였다.
그 어려운 시절을 어떻게 극복하였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박용관 회장은 “지금까지 직원들이 열심히 해주었기 때문에 오늘의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하며 그 공을 직원들에게 돌렸다.
박 회장에게는 특별한 경영철학이 있다. 70년대 초 한 직원의 부인이 늑막염으로 병원에서 급하게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형편이 어려워 병원 입원비를 낼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였다고 한다. 이것을 본 박 회장은 갑작스럽게 어려움을 겪게 되는 직원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방도를 찾던 중, 직원들과 함께 ‘태양회’라는 상조회모임을 만들어 개인이 매월 일정회비를 각출하고 회사에서도 별도의 제정을 마련하여 직원들이 불의의 사고나 질병을 겪게 되는 경우에 병원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하였으며, 지금도 이를 실천에 옮기고 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하여 박 회장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힘들을 모아 어려움에 처한 사람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을 보고 단군왕검이 개천하며 건국사상으로 삼았던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정신이 현세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계기로 자신의 삶을 사람을 이롭게 하는 ‘홍익인간’을 좌우명으로 삼았다고 한다. 그리하여 회사경영이 어려운 시기에도 직원 자녀들에게 학자금과 장학금을 지원하고 복리후생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박 대표는 변함없이 일관된 ‘홍익인간’의 경영철학을 실천하였으며 직원들도 굳건한 인내로 회사를 믿고 협력하여 그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올 수 있었다고 한다. 지난날의 역경을 회고하며 말하는 웃음 띤 박 회장의 모습에서 동화산기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
동화산기는 설립 초기에 금호타이어로부터의 지속적인 기술 지도를 통하여 기술자립 기반을 마련했고, 그 기술력을 인정받아 현재 금호타이어 해외 신공장 건설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또한 기술연구소를 설립하여 보다 앞선 제품을 개발하고자 독자적인 신제품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이로써 지난 2007년도에는 설립 이래 최고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국가품질 경쟁력 우수기업, 금호 타이어 협력업체 품질 시스템 진단 결과 설비협력업체 1등으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또한 2,000만 불 수출탑을 수상하였으며, ISO9001, 14001, 이노비즈 인증 및 산업자원부 주관 2007년 국가품질경쟁력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박 회장은 “이는 고객최고주의로 고객을 신과 같이 받드는 마음으로 경영해 온 결과라고 생각되며 이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로 뻗어가는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뛸 것입니다”라며 차후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국내 내수시장의 한계를 극복하여 지속적인 기업성장의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동화산기는 그동안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타이어 제조설비를 국산화하고 역수출하는데 앞장 서 세계 일류의 타이어 제조설비 전문업체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매출확대의 또 다른 축인 환경설비파트에 고도의 기술력과 고급인력을 확보하여 우수한 공해방지 설비를 제작, 설치함으로써 국내·외에서 고객들의 큰 호평을 받고 있다. 20여 년 동안 앞만 보고 달려오며 지금까지의 성장을 이룬 동화산기의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글로벌 시대에 초일류 기업으로 새로운 비전을 모색하다
동화산기의 주 거래처인 금호타이어가 2015년까지 세계 Top5에 진입을 목표로 하면서 타이어 제조설비를 제작, 납품하는 동화산기 역시 바빠지고 있다.
아울러 모기업의 글로벌 목표에 최고의 품질과 최상의 기술로서 세계 정상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일조를 하겠다는 포부이다.
박 회장은 “MB정부가 출범하면서 시장경제 활성화와 대중소기업 간에 상생경영을 확립하겠다는 공약에 큰 기대를 갖고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현 정부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에 박 회장은 “해외시장은 열려 있는데 이런 시장을 중소기업도 개척해서 판매할 수 있도록 강력한 지원을 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인터뷰 내내 말을 아끼던 그였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매우 강한 어조로 힘주어 말하는 것으로 보아 매우 절실함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박 회장은 “동화산기는 21세기를 맞이하여 신뢰경영, 현장경영, 투명경영으로 새로운 기업의 상을 정립하여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시점에 와 있습니다. 기업은 변혁이 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고의 혁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라며 고정관념을 타파한 목표 경영으로 개인과 기업의 목표를 세워 의식혁신, 행동혁신, 경영혁신을 꾀함으로 세계 속으로 발돋움 하겠다는 계획을 피력하였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현대는 자녀들이 노부모를 부양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사회복지 재단을 설립하여 직원과 협력사와 고객이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복지 공간을 만들어 남은 여생동안 남을 이롭게 하는 일을 계속할 것입니다”라는 박 회장의 소망이 이루어지는 날 박 회장을 다시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동화산기 박용관 회장 인터뷰
"공익적·창의적·책임지는 인간이 되도록 개혁하겠다”
일본은 1861년 국가 근대화 개혁 중에서 훌륭한 일본인의 기준을 만들었는데 이것은 공익적 인간, 창의적 인간, 책임지는 인간이 되도록 개혁시켰다고 한다. 첫째는 공익적 인간은 혼자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잘살고자 하는 인간이며, 둘째는 창의적 인간은 어제보다 더 빨리(Time), 더 품질 좋게(Quality), 더 싸게(Cost) 물건을 만들어내는 인간이며, 셋째는 책임지는 인간은 무엇이 잘못되었더라도 "너 때문이야"라고 말하지 않는 사람이다, 또한, 사람이 경쟁력이라고 여기고 필요한 사람을 만들기 위해 초·중·고 대학을 만들었는데 이것이 일본기업에 바람을 일으켜, 국가 경쟁력을 키우는 원동력이 되었고 사람에 대한 낭비가 없었다고 한다. 중 3때 인성과 적성검사를 하고 진로를 2~3개로 압축하여 주면서 “네가 환갑 때 며느리나 손자에게 자랑하고 싶은 것을 정하라”고 인생의 목표설정을 교육시키고 이렇게 해서 전공분야의 공부는 고등학교 때부터 시작된다. 예를 들어 중소기업 사장이 되고 싶다면 그 인생의 목표를 6가지 세부 목표로 나누고 10년 단위로 설계를 하도록 하고 이를 다시 1년 단위로 쪼개어서 세부계획을 세우도록 교육을 시킨다고 한다.
그 여섯 가지 목표는 1.경제적 목표, 2.지식적 목표, 3.업무적 목표, 4.인맥관리의 목표, 5.사회기여의 목표, 6.건강관리의 목표이다. 예를 들어 경제적 목표는 ‘자본금 5,000만 원을 만들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부부간에 맞벌이 하는 기간, 생활비는 어떻게 쓰는지’ 등등이고, 지식적 목표는 자신이 사장이 되고자 한다면 자기 개발 계획과, 공부 등으로 이것을 10년 단위로, 다시 1년 단위로 쪼개서 목표를 설계하는 것이다. 이러한 일본의 개혁운동을 우리나라도 사회지도층에서부터 전국민에 이르기까지 범국민운동으로 승화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