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본(well-born)열풍

2008-03-31     글_이현지 기자
초저 출산시대의 문화적·경제적 키워드 ‘웰본’
모든 부모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한국인은 자식을 위해서라면 간이나 쓸개마저 내어준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자식사랑이 대단하다. 특히 몇 년 전부터 출산율 저하, 핵가족화 등으로 가구당 자녀수가 급격히 줄면서 내 자식에게 만큼은 최고로 입히고 먹이겠다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사회 전반에 불어 닥친 웰빙 열풍 역시 ‘웰본’(well-born)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키즈 산업 성장에 큰 몫을 하고 있다. 웰본은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나서 잘 자라기를 바라는 부모들이 임신 때부터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회 현상을 일컫는 말로, 저출산 시대가 낳은 새로운 풍속이다. ‘웰본족’들은 건강과 기능성을 갖춘 유아용품이라면 수백만 원 상당의 유기농 의류 및 기저귀, 수십만 원짜리 은 젖병 등 초고가 관련 제품을 가격을 따지지 않고 구매한다.

웰빙이 한차원 업그레이드된 임신과 육아의 뉴 트렌드
웰본(well-born)이란 단어는 웰빙(wellbeing)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아기가 태어나기 전부터 각종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회 현상을 말한다. 이는 최근 선진국을 중심으로 두드러지고 있는 저출산 추세가 낳은 새로운 트렌드다.
우리나라의 경우, 1960년 가구당 6명 이르던 출산율이 지속적인 하락을 거듭해, 1998년에는 1.5명 미만을 기록하면서 저 출산국에 진입했고 2002년부터는 1.17명 이하로, 세계 최저 출산국이 되었다. 한 가정이 한 자녀를 갖게 되면서, 과거에 다섯, 여섯 명이 나누어 갖던 경제적 혜택과 부모의 관심을 한 명이 독차지하게 되는 것을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특히, 자녀 양육과 교육에 유별난 관심을 기울이는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관련 시장의 성장은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기업과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의 이러한 욕구를 다양한 상품과 프로그램으로 채워나가기 시작하면서, 웰본 마케팅은 키즈산업 시장을 확대시키는 동시에 고급화, 세분화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어린이 종합보험 및 교육보험은 이미 필수상품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고 환경 호르몬과 노령 출산의 확산에 따른 저체중 출산, 기형 출산 대비 상품인 ‘태아보험’이 각광을 받고 있고 만삭 장면을 촬영해 간직하려는 임신부들도 늘고 있다. 임신부 전문 스튜디오인 c사는 50만 원에 임신부 프로필을 촬영하고 앨범, CD까지 제작해 준다. 또 미래의 질병에 대비하기 위해서 탯줄 혈액을 보관해 두는 ‘제대혈 은행’까지 등장했는데, 모든 산부인과에서 경쟁적으로 유치하면서 신생아 10명 중 1명이 선택하는 대중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아기 전용 김치나 고추장 등을 판매하는 유아 전용 쇼핑몰이 등장했고, 태아에게 영어로 말을 걸고 동화를 들려주는 ‘영어 태교’, 금이나 다이아몬드에 탯줄을 넣고 아기 이름을 새긴 ‘제대 도장’, 태아의 머리카락으로 만든 붓인 ‘태모필’ 등, 그 종류만 해도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고 있다.

유아전용 수입생수ㆍ보리차 등 강남서 인기
심각한 저출산률과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세상에 하나뿐인 내 아이를 위한’ 프리미엄 유아용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유아용품의 프리미엄 바람이 최근 웰본 붐으로 이어지면서 물 한 방울이라도 좋은 것을 아이에게 먹이고자 하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신생아의 경우 체중의 70~80% 이상을 수분이 차지하고 있는 만큼 물의 중요성에 대한 엄마들의 인식도 점차 커져가고 있다. 좋은 물이라도 끓이면 아기들에게 유익한 각종 미네랄 성분이 파괴돼 일반 증류수와 다를 바 없다는 정보가 신세대 엄마들 사이에서 퍼지면서 신세계 갤러리아 등 강남 주요 백화점들이 영양소가 함유된 유아 음료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터넷에 능숙한 신세대 엄마들의 온라인 구매도 늘고 있는 추세다. 오스트리아 유아생수 ‘와일드알프 베이비워터’는 가격이 1.5ℓ에 8000원으로 고가지만 신세계, 갤러리아, 스타수퍼와 인터넷쇼핑몰에서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아기 전용 보리차인 ‘와코도 보리차500’도 최근 젊은 엄마들이 많이 구입하고 있다.
강남에 사는 김 씨(36)는 “남편이 프랑스 파리에서 근무할 때 아기 전용 생수를 처음 알았다”며 “그냥 병 속에 분유를 넣어서 흔들기만 하면 분유가 스르르 녹아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분유를 먹일 수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상해보험 가입서 교육 할인까지, 육아전문카드 인기
은행과 카드사들이 육아 전문 카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영유아 및 초등학생 등을 겨냥한 '키즈 산업'이 급속히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카드는 지난해 10월부터 자녀 양육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맘앤데디(Mom&Daddy) 카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 카드를 발급받아 한 번이라도 사용하면 최고 1,500만 원까지 보장하는 ‘소아 청소년 상해보험’에 자녀 2명까지 무료로 가입할 수 있다. 또 유아 놀이교육 전문 프로그램인 짐보리 이용료를 5%,롯데백화점 문화센터 수강료를 20% 각각 할인받는다. 이 밖에 롯데월드와 에버랜드 연간 이용권을 50% 할인받아 구입할 수 있고 패밀리레스토랑인 TGIF에서 키즈메뉴를 연간 6회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 2006년 내놓은 ‘베이비 앤 키즈카드’와 ‘쿠키 베이비 앤 키즈카드’도 무료 보험 가입 및 놀이공원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이 카드는 임신부와 유아 건강을 위해 항균 재질인 은나노로 코팅 처리를 한 것이 특징이다. 또 아웃백, VIPS, 베니건스 등 9대 패밀리레스토랑에서 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자주 외식을 하는 부모들에게 인기다.
하나은행의 ‘둘이하나카드’ 또한 부부가 함께 이 카드를 발급받으면 포인트가 두 배로 적립되며 이마트, 롯데마트, 하나로 마트 등에서 상시 5%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또 짐보리와 키즈아일랜드에서 5% 할인받고 롯데월드와 에버랜드 자유이용권을 반값에 구입할 수 있다.
이 외에 삼성카드의 ‘마이키즈 플러스 카드’는 연간 사용 금액에 따라 10만∼30만 원을 장학금 명목으로 적립해 주며 신한카드의 ‘아이맘 카드’는 사진관 및 돌잔치 장소 이용료를 10% 할인해준다.

낳기도 전에 아낌없이 투자, 지나친 아이사랑 부담될 수도
웰본 트렌드는 지속적인 출산율 하락과 관계가 깊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1960년 가구당 6명에 이르던 우리나라 출산율은 꾸준히 하락했다. 1998년 1.5명 미만을 기록하며 저출산국에 진입했고 2002년부터는 1.17명 이하로 떨어져 세계 최저 출산국으로 전락했다. 저출산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지만 경기 악화로 양육비·교육비에 부담을 느낀 젊은 부모들이 웰본에 관심을 가지면서 관련 시장은 해마다 20% 이상씩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웰본 시장에서 비중이 가장 큰 분야는 태교 시장이다. 산모의 건강이 아이의 건강과 직결되는 만큼 마음을 안정시키는 웰본 태교 음반이나 스트레스를 줄이는 방법을 담은 서적도 인기다. 지난해 11월22일 68개 업체가 참가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임신·출산·영유아 교육박람회’에는 웰본 열기를 반영하듯 수십만 명의 부모가 몰려 성황을 이뤘다.
고급 이유식을 비롯해 아기 전용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웰본 쇼핑몰도 성업 중이다. 황금돼지해였던 2007년 롯데닷컴의 태교 관련용품 매출은 2006년에 비해 80% 이상 늘었다. 엄마의 심장박동과 유사한 소리를 제공하는 제품의 경우 26만 원이 넘는 고가에도 미국 태아 연구협회의 인증을 받았다는 소문이 퍼져 불티나게 팔렸다. 옥션의 출산 DIY 용품은 하루 평균 100여 개 이상 판매고를 올렸고 CJ몰도 태교 관련 용품 매출이 지난해 30~40% 신상세를 기록했다. 교육 분야의 웰본 열풍도 뜨겁다. 특히 영어를 조기에 가르치려는 부모들이 몰려 강남의 유명 영어학원은 6개월 전부터 예약을 해도 자리를 얻기 힘들 정도다. 최근에는 아예 태교를 영어로 진행하거나 외국인 아이돌봄이(베이비시터)를 고용하는 부부도 늘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러나 지나친 아이사랑이 부모들의 고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웰본 지상주의’는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신 9개월인 직장인 최(30)씨는 “아이를 낳은 뒤 대출을 받아 영어 보육원에 보내거나 원어민 베이비시터를 고용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며 “지나친 웰본은 부모의 헌신과는 다르다. 올바른 육아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투자보다 따스한 관심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 유·아동 아이디어 용품 봇물
다기능 유아동 아이디어용품,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여
출산율이 증가세로 돌아서며 키즈 산업이 활기를 띈 가운데 안전과 기능을 생각한 다양한 유아동 아이디어 용품이 쏟아져 관심을 끌고 있다. 이에 각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다양한 유아동 아이디어 용품을 선보이며 알뜰 소비족들을 유혹하고 있다.
멀티채널의 인터넷 라이브 홈쇼핑 바이라이브(www.buylive.co.kr)는 세가지 기능을 갖춘 3in1 제품 '샴푸의자 겸 유아변기(2만 3,800원)'를 선보인다. 샴푸의자와 변기, 일반의자로 사용할 수 있는 다기능 제품으로 사용이 간편하며 비용절감의 효과가 있는 것이 특징. 키높이에 따라 5단계로 머리받침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어 유아부터 7세까지 사용 가능하다.
이 외에도 온도변화에 민감한 아이들에게 4계절 유용한 아이템 '베이비 레그(1만 4000원)'는 면을 이용해 제작한 발토시로 유아의 무릎보호는 물론 추위를 막아주고, 다양한 스타일의 패션연출이 가능하다. 특히 기저귀 갈 때 다리가 차가워지는 것을 방지하며, 무더운 여름 에어컨 때문에 추위를 느낄 시 팔이나 다리에 간단히 착용할 수 있어 좋다.
CJ몰(www.cjmall.com)에서는 딸랑이 모양의 '앙쥬 과즙망(1만 3,760원)'을 판매한다. 유아의 안전한 이유를 위해 음식물을 그물망에 넣고 빨 수 있도록 하는 제품으로 비타민이 파괴되지 않아 음식물의 영양은 그대로 섭취하면서 목에 걸리는 것을 방지한다. 과일, 야채, 과자, 빵, 고기 등을 알맞은 크기로 잘라 넣을 수 있으며, 생후 6개월부터 18개월까지 사용할 수 있다.
옥션(www.auction.co.kr)은 글씨와 그림을 종이에 복사하는 기능성 완구 '크레욜라 카피머신(2만 3,900원)'을 선보인다. 내장된 펜을 이용하여 다양한 그림 및 글씨 등을 작성 후 종이배출 버튼을 누르면 그림이 복사되어 나온다. 또한 먹지를 갈아 끼울 수 있어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다.
지마켓(www.gmarket.co.kr)에서는 아동들에게 저축습관을 길러주는 'ATM형 저금통(2만 9,800원)'을 준비했다. 액정화면이 저축 목표액, 목표일수, 잔고 등이 표시되며, 10원부터 500원까지 동전을 판별해 액정화면에 표시된다. 또, 미끄럼방지탭, 충격흡수장치, 동전유출 방지장치가 있어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

내수 침체 속에서도 불황을 모르는 유아용품시장
웰본 상품을 구입하는 태아나 신생아들은 성장과 더불어 지속적인 고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그래서 상품과 서비스가 맞춤화, 고급화되고 있고, 키즈산업 시장은 매년 20%의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면서 내수 침체 속에서도 불황을 모르는 시장이 되고 있다. ‘웰본족’들은 건강과 기능성을 갖춘 유아용품이라면 초고가 제품도 마다하지 않고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웰본 시장은 성인이 돼서도 여전히 부모에게 의존하는 ‘캥거루족’트렌드와 맞물리면서, 기존 상품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취업 시즌에 유달리 붐비는 명품시장이나, 혼수시장의 고급화 역시, 웰본 트렌드의 연장선상에서 해석될 수 있다.
명품 유기농 분유, 1200만 원짜리 장난감 자동차, 어린이 전용 카페, 학습교구?교재 등 어린이를 위한 산업이 우리나라에서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뒤쳐지지 않을 정도로 교육비에 대한 소비량이 많고, 극심한 불황속에서도 어린이를 위한 상품들은 점점 더 세분화 되고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일명 엔젤시장, 키즈마켓, 키즈산업이라 불리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상품들이 많은 부모들의 마음을 빼앗고 있다. 또한 자녀가 한두 명에 불과한 신세대 부부가 키즈 산업 발전에 한몫을 하고 있다. 신세대 부부들은 자신의 아이를 위해 수 십 만 원짜리 장난감이나 옷을 구입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백화점ㆍ식음료ㆍ외식업 등 유통업계도 활발한 키즈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골든 베이비’ 키우기 한해 3,000만 원
“내자식 위해서라면…” 젊은 ‘명품맘’ 급증 추세, 일부선 곱지않은 시각도
저출산 시대를 맞아 고가 수입 유아용품으로 아이를 치장하는 ‘골든베이비 명품맘’이 늘고 있다.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 유모차에 몇 십만 원짜리 옷과 기저귀를 입힌 아이를 태우고 다니는 ‘명품맘’을 보는 것은 이제 어렵지 않은 일. “한 철 입고 버릴 옷, 1년도 채 사용하지 못하는 유아용품에 수백만 원씩 투자하는 것은 낭비일 뿐이지 그게 사랑이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지만, 명품맘은 “소중한 내 아이는 명품을 쓸 권리가 있다”며 아랑곳하지 않는다. 실제 골든베이비의 1년 살이에 들어간 비용은 3,000만 원이 넘는 반면, 일반 가정의 아이(실버베이비)에게 들어간 돈은 그의 4분의 1 수준인 800만 원 정도다.
유아용품 중에서 가장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은 유모차와 카시트 등 안전용품이다. 아이 안전과 이동 편의성을 고려해 편리하고 튼튼한 고가 수입 제품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100일이 갓 지난 딸을 키우고 있다는 서(여.28) 씨는 “수입품이 국산보다 튼튼하고 실용적인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며 “디자인까지 고려한다면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수입품을 고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100만 원이 넘는 ‘스토케(stokke)’ 유모차를 사용하고 있다.
미국산 ‘멕클라렌’을 직수입하고 있는 한 업체 관계자는 “100만 원을 호가하는 제품에서 50만 원 정도의 중상가 제품까지 판매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젊은 부부가 기존 유명 제품뿐 아니라 이제는 유럽의‘이쿠(i'coo)’ 같은 새로운 브랜드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국내에 수입된 유모차와 유아용 카시트가 각 135억 원, 311억 원 규모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유모차와 카시트뿐 아니라 의류, 액세서리에서도 골든베이비를 위한 명품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명동의 한 백화점 버버리 매장에서 만난 정(여.30) 씨는 “내 아이에게 좋은 걸 입히고 싶은 것은 당연한 부모 마음”이라며 아이 옷을 고르고 있었다. 매장 직원에 따르면 40만 원 가까운 코트에 상·하의 세트 가격이 20만 원을 훌쩍 넘지만 꾸준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롯데 신세계 등 유명 백화점은 디올, 알마니, 버버리, 까사렐 등 수입 명품 브랜드 아동매장을 입점시켜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골든베이비를 위한 명품 바람은 최근 불기 시작한 ‘유기농’에 의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유기농 음료수, 유기농 과자, 유기농 기저귀까지. 호주에서 수입하고 있는 유기농 기저귀 한 세트 가격은 최저 45만 원 선이지만 젊은 부부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수입업자들은 “화학적 처리를 전혀 하지 않아 제조·가공 과정에 몇 배의 공이 들어간다”며 일반 제품에 비해 최대 10배에 가까운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지만 명품맘 사이에서는 큰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명품맘의 골든베이비 ‘치장’에 대해 교육전문가들은 “명품으로 치장한다고 사람도 명품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 교육전문가는 “명품 치장을 비판할 수는 없지만, 과도한 사랑이 결국은 아이의 장래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자신이 최고라는 생각 때문에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병적인 개인주의에 빠질 수 있다는 것. 백일이 지난 아이를 키우고 있는 김(여.31) 씨는 “평소 아이에게 정을 듬뿍 주지 못하는 맞벌이 부부가 고급 제품을 사주며 대리만족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현재 골든베이비가 주도하고 있는 키즈산업 규모는 2003년 10조 원에서 꾸준히 성장해 작년에는 18조 원에 달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더 증가해 2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