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불교미술원/공우 이진경 원장

2008-03-25     취재_황인상 국장
불모(佛母)의 정신으로 부처의 혼을 그리다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대승불교미술원의 공우 이진경 원장은 자신이 그린 그림을 통해 부처와 불심을 전하는 ‘불모(佛母)’로서 입신의 경지라는 ‘금어’(화공 최고의 명인)에 이른 진정한 불교미술가로 알려져 있다. 부처를 하나의 종교로서 믿는 것이 아니라 그의 가르침을 배우고 깨달아 가면서 하나의 스승으로 공경한다는 이진경 원장. 시대의 흐름에 흔들리지 않는 부처의 참된 가르침이 담긴 그의 미술세계를 들여다보았다.

불화(佛畵, 불교회화)역시 종교적 개념을 넘어선 사상과 철학을 담고 있고 정신과 예술의 조화가 극치를 이루는 신비로움이 있다고 전하는 대승불교미술원(www.mandala21c.com)이 진경 원장. 그는 “빠른 속도로 변모하는 첨단과학문명의 각박한 삶에 길들여진 우리에게 삶의 진정한 목적과 의미를 깨닫게 하는 정신예술로서 모든 미술적 장르를 담고 있다”고 말한다.

무한한 인내와 수련으로 불화와 함께한 38년의 세월
그의 나이 11세 때 부친의 손에 이끌려 미술원에서 그림을 배운 이후, 1981년 19살 약관의 나이로 불교미술대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했으며, 그 후 1985년 11회 불교미술대전 우수상, 86년 아시안게임기념 특별전시회 은상 등을 수상하기도 했다.
학교에서 공부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온종일 그림에 몰두한 이 원장은 자신이 좋아서 선택한 길이기에 어렵고 가난한 환경 속에서 헤아릴 수 없는 고난과 시련 등 모든 역경을 극복하고 스스로의 마음을 굳게 다잡으며 고독한 자기와의 싸움을 통해 기량 또한 일취월장했다. 독실한 불심의 부모님을 통해 어릴 때부터 불교와 연을 맺은 이 원장은 부처님을 그리면서 얻어진 돈독한 불심을 통해 불모가 되려면 불모살의 화신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수행해 온 결과다.
이 원장의 나이 17세, 어린 나이에 가족을 부양하는 가장으로서 경제적 현실에 부딪쳐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자신의 재주를 팔아 돈을 벌고 명예를 얻고자 하는 유혹을 과감히 뿌리친 일화는 이 원장의 인생철학, 작품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아무리 천부적인 재능을 지녔다하더라도 무한한 인내와 수련이 없으면 불화의 진면목을 깨달을 수 없을뿐더러 그려낼 수도 없습니다. 제가 그 사실을 깨닫는데 20년 이상이 걸렸습니다.”그래서인지 그는 지금도 탱화를 그리거나 다른 불사를 통해 자기 과시나 금전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를 보면 제일 가슴이 아프다고 전한다.

“불교는 종교와 신의 개념을 초월한 최상의 정신세계”
불교미술은 그림만이 아니라 삶의 깨달음을 주었다고 말하는 이 원장은 “생사에 두려움 없는 의연함과 살아가는 이유를 알게 했고 목적과 사명을 깨닫게 했습니다. 그림 속에 세상에 대한 염원을 담게 되더군요.”
인간에게 있어서 종교와 철학은 우리의 의식과 양심에 대한 가르침일 뿐, 결코 성역화 하거나 우상화 할 대상이 아니라는 이 원장. “역사를 만들어 가는 것은 인간이며, 행복도 불행도 인간이 만듭니다. 의식과 생각이 마음을 만들고 마음은 행동을 일으킵니다. 그 행동에 따라서 인류의 삶을 극락으로 만들기도 하고 지옥으로 만들기도 합니다. 이런 이치를 과연 누구의 섭리로 누구의 탓으로 돌릴 수 있겠습니까? 바로 우리들 자신의 몫이자 책임입니다. 불교의 근본적 가르침은 바로 자아성찰과 깨달음입니다.”라고 전한다.
사는 동안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존재로 살고 싶고 세상에 꼭 해야 할 일에 삶의 모든 역량을 다하고 싶다는 이 원장은 부처님의 가르침과 경전을 통한 미술작업에 사명을 다하고 시대의 변화에 맞춰 미래지향적인 작품을 하겠다는 포부와 향후 국내는 물론 해외 전시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