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지역 교육을 지키는 교육현장 대들보
2008-02-24 취재_김봉진 부장/홍기원 기자
“무엇보다 학생 중심의 교육이 되어야 합니다. 대학이나 교사들의 입장만으로 교육정책을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명쾌한 해법이지만 우리나라 교육계가 종종 잊어버리고 지나가는 말이다. ‘외국에서 이런 제도가 좋다고 하던데’ ‘이 제도를 도입하면 하나만 잘해도 대학에 갈 수 있다고 하던데’ 등의 유언비어에 휩쓸려 갈팡질팡하는 교육계가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다.
지난 1월 7일 손병두 차기 대학교육협의회 회장(서강대 총장)이 모 라디오방송에서 “경우에 따라 본고사를 볼 수도 있다”라고 발언했다. 대학교육협의회는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대학입시 관련 업무를 교육부에서 넘겨받게 되는 단체이기 때문에 당장 2009년 입시안부터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衆論)이다. 정치적 변화에 따라 급격한 변화를 겪어왔던 입시정책이 다시 ‘이해찬 세대’같은 불행을 겪을까하여 학부모와 수험생들의 불안감은 높아져만 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학생 중심의 교육이 더욱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관심과 사랑의 교육
학원은 이미 현대인들에게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다. 취업을 준비하려면 꼭 응시해야 한다는 토익시험은 사교육의 도움 없이는 고득점이 쉽지 않은 현실이고, 시험 날에 임시열차를 증편해야 할 정도로 사람이 몰리는 공무원 임용고시도 사교육 없이는 준비할 엄두를 낼 수가 없다. 대학입시만 유독 사교육을 문제 삼는 경향은 시대적 상황과 맞지 않는 것이다.
현광학원은 사교육을 꾸짖는 목소리가 높은 와중에도 묵묵히 관심과 사랑의 교육을 실천하는 배움터로 정평이 나 있다. 지난 10년을 돌아보면 거의 해마다 입시제도의 변화가 있었다. 이 기간에 현광학원은 부산을 대표하는 학원으로 급성장하였다. 언제나 가장 효율적인 지도로 최대의 효과를 만들어 왔기에 이룰 수 있었던 일이라 하겠다. 가장 효율적인 지도란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학생 중심의 교육을 실천함에 있다. 현광학원은 종합반을 운영하는 부산 지역의 학원 중 유일하게 단과반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과목별 고액 과외가 판을 치는 교육계에 현광학원처럼 양질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교육기관에서 단과반을 운영하면 과도한 사교육비를 지출하지 않아도 돼 그만큼 가정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이것 역시 학원이나 강사의 관점이 아닌 학생의 관점에서 먼저 사고하는 현광학원만의 교육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이외에도 교육자로서 학생을 대하는 현광학원의 면모는 여느 학원으로서는 엄두도 내지 못할 정도로 파격적인 장학제도를 봐도 알 수 있다. 현광학원의 장학제도는 크게 입학 장학금, 연간 장학금, 월례 장학금, 공로 장학금의 4가지로 구분된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은 입학 시부터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음은 물론이고, 교육자의 자녀이거나 현직 교사의 추천을 받은 학생도 입학 시 장학금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형제?자매가 동시에 수강하는 경우, 1명에 한해 등록금의 50%를 감면하여 사교육비 부담을 최대한 완화하려 노력하고 있다. 교육을 단순한 돈벌이로 이해한다면 결코 할 수 없는 시도이다.
지역교육 발전에 이바지하는 학원으로
“공부해야 할 시기에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우리 어른들이 만들었는지 스스로 물어봐야 합니다.” 대입 종합반을 운영하는 대형학원들 중 부산시를 통틀어 현재 고등학교 재학생을 받는 학원은 현광학원이 유일하다. 곽희섭 원장은 “공부해야 할 재학생들에게 공부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지켜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권위만 앞세워선 안 된다는 것을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것이 30여 년을 교육자로서 맡은 바를 다해온 그가 다시 교육계로 돌아온 이유이다.
현광학원이 판단하는 좋은 강사의 기준도 뭔가 다르다. 실력은 당연히 좋아야 하며 그중에서도 마음씨 따뜻한 강사들을 우선으로 선별한다고 한다. 학생과 강사 간의 관계가 내적으로 충실한 학원을 만들고 싶어서이다. 현광학원의 자랑인 엄격한 생활지도도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학생들에게 신뢰받으며 튼튼히 자리 잡을 수 있었다.
현광학원은 사회탐구 11개 전 과목, 과학탐구 8개 전 과목의 강의를 개설하고 있다. 하나라도 더 가르쳐야지 오히려 과목을 줄이게 되면 장기적으로 학생들에게 손해가 되기 때문이다. 자기 나라의 역사조차 모르는 학생들을 양산하는 교육을 현광학원은 단호히 거부한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학생 중심의 교육이라는 기본에 따라 흔들리는 지역 교육계에 반드시 필요한 학원으로 남고 싶은 현광학원의 바람이 실현되길 기대해 본다.
(인터뷰)
곽희섭 원장은 한국육우다경연구회의 고문이며 56년 전통의 역사학회의 회원이다. 곽희섭 원장은 30여 년의 인생을 교육에 매진을 한 노련한 교육자이다. 하지만 그의 패기와 열정은 처음 시작하는 초임자 못지않았다.
* 갈수록 지역의 학원을 운영하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어떤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부산의 학원들이 서로 상생의 길을 찾아야 한다. 이는 학원만의 상생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갈수록 학생들이 서울에 몰리는 현상은 학부모들이 ‘그래도 서울이 낫겠지’하는 막연한 생각에 근거하고 있다. 서울에 올라간다고 정보 접근성 등의 측면이 더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서울의 대형학원들은 그 규모 때문에 학생들 개개인의 생활을 관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오히려 학부모들의 부담만 가중될 뿐, 현명한 선택이 되지 못한다.
* 현재의 교육정책을 어떻게 평가 하는가
교육정책에 의해 학생들이 공부할 시기를 놓치고 있다. 2007년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의 발표에 의하면 한국의 교육경쟁력 순위는 29위에 그치고 있다. 우리 교육의 하향 평준화, 실력과 개성이 배제되는 획일적인 교육 시스템, 학생들의 무한한 잠재력을 제대로 발굴하고 육성해내지 못하는 교육환경, 무조건 학생들을 책상 앞에 잡아두기만 하면 공부가 잘되는 줄 아는 구태의연한 의식이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사교육을 잡겠다고 사설학원에 여러 가지 규제를 했지만 오히려 고액 과외방만 늘어났다. 여러 제재로 말미암아 학원만으로는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강사들이 고액과외에 나서기 시작하면서 교육의 양극화가 더 심해지게 되었다. 교육부의 현실과 유리된 제재가 사교육 부담만 늘리고 있다.
* 현광학원의 현황과 이후 계획은 무엇인가
본원은 35명의 강사진을, 사하구에 있는 서부현광학원은 30명의 강사진을 보유하고 있다. 학원은 강사들이 불편 없이 오로지 학습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좋은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맹자(孟子)』를 보면 무항산무항심(無恒産無恒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현광학원 홈페이지(www.hyunkwang.co.kr)를 통해서도 학부모들과 꾸준한 소통을 하고 있지만 원장실을 북카페로 만들어 학부모님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려고 준비 중이다. 학교의 학부모대표들도 언제든지 상담할 수 있게끔 개방할 예정이다.
지역에서의 학원경영이 힘들어지면서 다른 유명 브랜드를 달자는 회유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학원이 하나는 필요하다는 신념이 있기에 제대로 학업에 매진할 수 있는 배움터로 남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