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대학교 미술학부 서양학과 교수/김치중 작가

2008-01-02     취재_남윤실 차장
‘꽃과 여인을 위한 판타지’그 황홀한 세계
심도 있는 인체 표현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다
김치중 작가의 14번째 개인전이 지난 2007년 12월 6일에서 12일까지 이안갤러리에서 열렸다. 김치중 작가의 작품은 보는 이에게 동화적이면서 환상적인 꿈을 꾸게 하고 작가의 풍부한 표현력으로 자신이 가진 색깔을 잘 드러내고 있다. 그는 작품을 통해 잠자고 있던 영감을 깨워 같은 작품을 통해서도 다른 상상을 한다. 그야말로 同床異夢이다.


원색적인 표현의 원시성, 그 발견의 미학
어떠한 대상을 보고 그 이미지를 감흥처럼 표현하는 것은 아마도 예술에 있어 중요한 한 장르이자 영역이 될 것이다. 이러한 이미지적 표현도 작가의 개성에 따라 각각 다른 성향과 특성을 지니는 것은 아마도 작가의 관심도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 김치중은 “미술은 자기 인생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인생이 곧 예술인 것이지요. 가장 자연스럽게 내가 무엇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형상을 보고 자연스럽게 저절로 표현이 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결국 자기 인생을 표현하는 것이 미술이라고 하는 작가이다. 어릴 때 그저 미술이 좋아 4학년 때부터 미술부에서 활동하였던 것을 계기로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도 그림과 함께 하였고 자연스럽게 미술 대학을 진학해 미술과 지금까지 동고동락한 작가는 그렇게 자연스럽게 인생이 미술이 되었다.
그는 이번 전시회를 위해 2년을 준비 했다. 작가 김치중은 그동안 풍경에 몰두하가가 관심이 인체로 바뀌었다. 김치중 작가는 “사람의 몸이 세상 그 무엇보다 아름답다는 것을 느꼈어요. 인체의 움직임 속에서 아름다움과 강한 에너지를 표현하기 시작했고 관객들이 제 작품을 통해 인체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그림을 그릴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선 인체의 아름다움과 함께 그 아름다움이 더욱 독보이게 하는 꽃이 함께 어우러져 보는 사람의 눈과 마음을 풍요롭게 만든다. 인체가 가지는 장점은 인체가 가지고 있는 극적 요소이다. 얼굴표정, 인물 포즈를 통해 관객에게 전달하는 힘이 크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예전에 가끔 누드를 했을 땐 간단한 크로키 정도였지만 이번 전시회에선 관객을 사로잡기 위해 더욱 심도 있게 인체를 다루었다. ‘꽃과 여인을 위한 판타지’는 이렇게 하여 시작되었다.
그의 작품은 화려하고 원색적인 표현의 원시성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 이러한 작업 과정을 통해 ‘발견의 미학’이 가장 직관적인, 가장 최초의 선천적인 관심 같은 형태로 오감과 맞닿아 있다. 예술의 진정성은 그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내는 것보다 그 방향을 읽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현실의 사물들이 현존하는 그대로 더 진실의 원형에 가까울 수 있다고 생각할 때, 예술행위라는 것은 그 자체가 표상이 아니라 표상의 의지만을 보여주는 일에 다름이 아닐 것이다.


시간이 자나도 소중한 가치 인정
작가는 “모든 작가들의 작품에는 자신의 의도를 반영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너무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그것은 작가가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설명은 그림 자체인 것이지요”라며 관객들에게 열린 감성을 요구하며 작품을 맡겼다.
작품 설명을 부탁한다는 기자의 부탁에 그는 작품에 대한 평가는 관객의 몫이라며 작품에 대한 말을 아꼈으나 오히려 그는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고통 속에서 용기와 웃음을 잃어 가는 사람들에게는 삶의 희망을 선사하고 자신의 체험을 작품에 생생하게 담아 독자들이 자신의 작품을 통해 삶을 회고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고달픈 삶에 지친 사람들에게 새로운 삶의 대한 의욕을 불러일으키고 인간의 숭고한 의지와 사랑의 정신을 설파하고 있는 것이다.
김치중의 이번 개인전은 회갑을 맞아 그동안 쌓아온 화업을 정리하는 의미도 담고 있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 그림을 그릴수록 점점 두려움을 느낀다는 작가의 말은 오히려 겸손처럼 들린다. 예순을 갓 넘긴 그의 작품엔 여전히 그의 꿈과 열정이 가득하다.
현재 배재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김치중은 예술로 성공하는 것의 어려움에 대해 말하며 학생들이 그림도 좋지만 생활도 함께 생각하길 부탁했다. 그는 “그림은 마라토너와 같습니다. 어렵고 힘든 긴 여정을 얼마만큼 꾸준히 달리느냐가 중요한 것입니다”라고 말하며 창의성을 넘어선 도전 의식이 예술가에게 꼭 필요함을 강조했다. 그의 말처럼 끊임없는 도전이 지금의 김치중을 존재하게 하였으며 그 것은 곧 한국 미술의 발전을 위해서도 의미 있는 일일 것이다.
그의 말 속에는 예술가의 열정과 따뜻한 마음이 서려있어 짧은 시간의 만남이었지만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가늠케 하기엔 충분했다. 그의 그림을 여러 차례 눈여겨보면서 느낀 것은 그림을 여러 차례 봐도 질리지 않고 보면 볼수록 작품이 더욱 더 빛을 발해 큰 감동을 일으키는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의 그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강한 생명력처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그윽한 향기를 내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