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창업시장 결산 및 2008년 전망

2008-01-20     <편집국/창업경영연구소 자문>
2008년은 멀티기능의 ‘복합화’에 주목해야
2007년 창업시장을 날씨로 표현하자면 ‘먹구름, 간간이 햇빛’이다. 올 하반기 들어 소비호조로 경기지수가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창업시장은 여전히 불황의 늪을 헤어나지 못한 한 해였다. 리딩 아이템의 부재로 고만고만한 아이템들이 각축전을 벌이자 예비창업자들이 브랜드 선정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중하게 관망세로 돌아선 것도 불황을 심화시켰다.


저가쇠고기전문점, 기대보다 미비한 성장세
이처럼 어려운 창업시장에서도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장하거나 기존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출시한 ‘세컨드 브랜드’ 등이 등장하면서 창업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은 것이 그나마 눈길을 끌었다. 또한 자금력을 지닌 베이비붐 세대들이 퇴직과 함께 창업시장으로 대거 몰리면서 창업 열기를 보탠 것도 또 하나의 특징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로 올해 최대 관심을 끌었던 저가쇠고기전문점의 강세가 점쳐졌으나 아직까지 저조한 상태다. 창업업계 관계자들은 20~30개가 넘는 중저가쇠고기전문점 브랜드가 생겨나자 돼지고기전문점 시장을 30%이상 잠식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큰 성장을 거두지 못했다. 소비자의 실속형 소비는 내년에도 지속될 전망이어서 중저가 쇠고기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편이라 관련업계에서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2007년은 아이템의 업그레이드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그 예로 해물메뉴가 대폭 강화된 요리주점이나 토털 개념의 바비큐전문점이 대거 등장한 점을 들 수 있다. 분식전문점도 기존의 값싼 이미지를 벗고 업그레이드를 도모했다. 대부분의 외식 아이템들은 여성 고객과 중장년층을 잡기 위한 고객층 확대와 업그레이드를 꾀했다. 이러한 업그레이드 추세는 타깃 고객층을 구체화하거나 확대하기 위한 전략 가운데 하나로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06년 붐이 일었던 퓨전주점은 정체기에 접어들면서 시장 확대 보다는 운영과 관리에 내실을 기하는 시기였으며, 2008년에는 내실있는 브랜드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작년도 여전히 경기 침체에 따라 실직자들이 늘어나면서 소자본으로 자기 사업을 하려는 사람들이 프랜차이즈 창업에 대거 뛰어들었고, 특히 가족공동창업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는 분위기다. 올해 들어 소자본 창업자는 대거 늘어났지만 경기불황으로 인해 수익성은 그리 높지 않았던 게 현실이다. 하지만 웰빙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 있어 앞으로 경기가 좋아지면 실내클리닝, 실내환경정화 관련 소자본 창업 아이템의 전망은 밝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2007년 프랜차이즈 가맹본사들이 활기차게 추진한 공동창업의 경우 대형화, 전문화 추세가 2008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2007년도 예년과 같이 소비 트랜드를 반영한 웰빙과 로하스, 환경관련 아이템이 지속적인 관심을 끌었다. 웰빙 트랜드와 맞물려 치킨, 피자, 도너츠 관련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잇달아 ‘노(NO)트랜스지방’을 선언하고 ‘소비자 건강경영’을 시도했다. 또한 웰빙 열풍의 지속으로 트랜스지방의 함유를 줄인 메뉴와 함께 먹거리 파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해산물이 각광을 받았으며 이 같은 현상은 2008년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이밖에도 프랜차이즈업과 유통업의 융합 움직임이 새로운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프랜차이즈업과 유통업간 융합 움직임에 대해 창업전문가들은 앞으로도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편의점들이 지하철과 철도역의 매장 확보 경쟁에 나서 이목이 집중됐다. 편의점들이 지하철 입점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독점적인 상권 확보가 가능해 안정적으로 매장을 운영할 수 있고 유동고객이 많아 홍보효과도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창업시장의 불황에도 불구하고 2007년 유난히 경쟁이 치열했던 분야가 바로 커피전문점 시장이다. 이는 이미 상업지구내에서 브랜드 파워를 등에 업고 충성고객몰이에 나선 국내 커피 브랜드 빅 3에 도전장을 내민 롯데, 한화, 두산 등 대기업들이 커피 시장에 대거 뛰어들어 각축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2008년에도 대형 커피 브랜드와 중소형 브랜드들 간에 시장 확대를 놓고 치열한 한 판 승부가 예상된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멀티기능의 복합화에 주목해야 한다. 소비구조의 다양성과 표적고객의 소비 형태의 변화에 따라 단품 위주의 전문점보다는 아이템 종류와 판매형태의 복합화로 인한 수익성 확대 전략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단순 가격파괴를 포함한 저가전력이 수익성과 운영의 안정성에 도움을 줄 수 없다는 인식이 확산됨에 따라 고품질을 보장하는 합리적인 가격전략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올해에도 소비자가 원하는 가치와 품질을 갖춘 ‘합리적인 저가’ 아이템도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07년 들어 어린이 교육관련 산업이 창업시장에서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현재 교육사업은 영어, 수학, 논술, 창의력 등 여러 가지 분야로 파생돼 운영 중인데, 2008년도에도 특히 어린이 영어와 논술교육 분야가 활기를 띨 전망이다.
이밖에 2007년 창업시장의 이슈 가운데 하나는 국회 정무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약칭 가맹사업법)’ 개정안이다. 가맹 희망자가 낸 가맹금을 제3의 기관에 맡겼다가 가맹점이 문을 연 뒤 본사가 가져가도록 한 ‘가맹금 예치제’가 대표적인 조항이다. 특히 본사의 재무구조와 인적 구성 등의 내용이 상세히 담긴 정보공개서를 공정위에 등록하고 이를 의무적으로 가맹희망자에게 제공토록 하는 ‘정보공개서 등록제’도 프랜차이즈 창업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직영점 하나 없이 가맹점 모집에만 의존하는 영세 업체나 자금력이 부족한 신생 업체들의 설 땅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