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산부인과의사회/안광준 회장
2007-11-10 취재_박용준 차장
출산율 장려 위해 부산시산부인과의사회에서 걷기 대회 개최해
우리나라 출산율은 미국, 영국은 물론 일본(1.28)보다도 훨씬 낮은 1가구당 1.08%로 세계최저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역별 중 가장 출산율이 저조한 도시는 부산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출생·사망 통계조사’에 따르면 부산의 가임 여성(15~49세)은 한 명당 평균 0.88명의 아기를 낳는 것으로 조사돼 평균적으로 아기를 1명도 채 낳지 않는 것으로 집계됐다.
신생아 수가 최근 15개월 동안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8월 행정자치부 주민등록전산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태어난 신생아는 23만8,81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1%가 늘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출산율 2005년 1.08에서 지난해 1.13으로 상승한 것이 올 연말에는 1.2까지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을 닫는 산부인과는 점점 늘어나는 이유는 출산율의 증가가 작년 쌍춘년 효과와 올해 황금돼지해의 영향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것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정부가 시행하는 출산장려정책 중 산모들의 출산지원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각종 진료와 검사에 대한 보험적용 혜택이 오히려 동네 산부인과를 문 닫게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관련자에 따르면 출산가정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건강보험 확대 적용이 좋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1,2,3차로 이어지는 의료전달체계를 무시한 채 진행되면서 의료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출산율 높이기 부산시민걷기대회’
부산시산부인과의사회는 안광준 회장을 필두로 오는 11월 11일 오후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청소년문화존 광장에서 '출산율 높이기 부산시민걷기대회'를 개최키로 하고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산부인과 의사들이 직접 거리캠페인에 나선 것은 극심한 저출산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보고만 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또한 산부인과 병?의원의 폐업과 전업이 속출하는 등 출산율 저하로 인한 피해를 직접적으로 경험하면서 십시일반 이 같은 행사에 뜻을 모았다는 것이 의사회의 설명이다. 안 회장은 “‘황금돼지해’라 해서 올해는 출산하는 사람들이 다소 늘었습니다만 이는 곧 내년의 급감을 예고하는 것입니다. 궁극적으로 출산율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의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며, 더불어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절실합니다”라며 11월 11일 시민들의 참여를 위해 병원별로 회비를 걷어 행사비와 경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산부인과 전문의 되기를 꺼리는 의사들
2007년 산부인과 전공의의 지원 현황이 61.9%로 떨어지고 있어, 저출산 시대에 산부인과 전문의마저 부족해지는 상황이 예고되는 등 의료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안 회장은 “황금돼지해를 맞아 출산율이 잠시 상승하는 듯 하나 이마저도 대형 산부인과병원에만 환자들이 몰리고 있습니다. 지역의 소규모 병?의원들은 폐업을 선언하는 등 양극화현상이 심각합니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부산시민걷기대회’가 시민들에게 자칫 ‘속 보이는(?)’ 행사로 비춰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이번 행사를 기획할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을 털어놓은 것이다. 그는 또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산부인과가 없는 지역의 분만 환자는 산부인과를 찾아다녀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수지 타산을 생각해 미용이나 성형 쪽으로 눈을 돌리는 병원이 속출할 수도 있음을 경고했다.
부산시산부인과의사회 안광준 회장이 창립멤버로 있는 ‘부산 의사문우회’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안 회장은 1997년 5월 27일 의사문우회 설립에 동참할 정도로 문학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정을 가졌으며, 산부인과 의사로 활동하는 틈틈이 수필 활동을 해 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악에도 조예가 깊어 ‘사랑의 부부 합창단’에서 테너를 맡고 있으며,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사회봉사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는 특히 의사문우회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과시하며 “의사라는 직업은 문과가 아닌 이과계통의 전문직이라 글을 쓴다고 하면 생소해 하실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글쓰기를 좋아하는 의사들이 모여 진솔한 생각과 뜨거운 열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또한 자기의 생각과 진료환경을 부산 시민들에게 알림으로써 공감대를 형성해 건전한 의료문화를 형성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라는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