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선문화원/범주(梵舟)원장스님

2007-10-13     취재_김봉진 차장/변해정 기자
부산선문화원에서 삶의 변화가 시작된다
예술포교로 부처와 하나가 된다
70년대를 불교 포교 활성화의 기본 활동기였다고 한다면 80년대는 양적·질적 포교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한 때라 할 수 있다. 도시와 농촌에서 산업공단 지역 현장에서 때로는 거리와 그늘진 곳에서 그 어느 때보다 불법을 홍법 포교하기 위해서 가열차게 활동을 하였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포교활동이 아직 미진하고 단면적이며 부족한 현실이다. 포교의 대중적 확산과 질적 내용의 향상·불교의 사회적 역할과 한국의 분단 현실 앞에서 민족불교로서 역사적 사명과 소임을 되찾고 그 실천적 토대를 모색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였으나 잘못된 사회현실에 의하여 그 실천 활동이 왜곡되고 탄압 당하였다.

종교는 포교에 의해 존립의 가치를 지닌다. 아무리 훌륭한 진리라 할지라도 진리의 전파나 포교 없이는 존립할 수 없으며 그 존재 의의는 희소하다. 불교는 부처님의 포교 선언이 없었다고 한다면 오늘날 우리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다. 포교를 통해 불교는 인류 사회에 존립하며 그 가르침의 위대함과 의미를 알 수 있는 것이다.
부처님은 중생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중생의 고통을 없애고 평화와 자유를 주기 위해서 포 교 선언을 하였는데 이것이 바로 불교의 포교 목적이며, 모든 사람들이 불평등함과 부자유와 고통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 부처님의 포교 정신이다. 그러나 오늘의 사회는 자신의 이기적 삶과 무한 소유를 위해 살고 있는데 문제가 있다. 유한한 재화를 가지고 무한한 탐욕을 취하는 전도된 삶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물질적인 것만으로 모든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기에 현대인들은 무엇보다 자기성찰을 원하며, 평온을 찾기 위해 종교를 찾는다.
부처의 말씀을 넓은 마음으로 많은 중생들에게 전달코자 선문화원(부산 금정구 구서동 소재/www.dharma-art.or.kr/051-518-5900)을 개원한 범주(梵舟)원장스님을 만나 얘기를 나누어 보았다.


‘선문화’ 대중 속으로
2005년 부산 APEC행사에서 달마 퍼포먼스로 세계의 영부인들의 찬사를 받았던 범주 원장스님이 생활 속에서 보다 쉽게 접근하여 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부산선문화원을 지난 9월 9일 개원하였다. 불교 핵심정법인 선을 대중화·생활화하기 위해서 미신적인 기복신앙에서 마음을 닦는 정법 신행불교로 개념을 정리하고 의식을 전환시켜 명상과 예술에 접목시켰다. 현대의 엄청난 물질문명의 발달은 생활의 풍요를 가져다주었지만 반면에 인간성 상실로 인한 정신적 사막화 현상이 퍼져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살고 있으며, 인류의 현대병을 치료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선사상을 선문화를 통해 대중화하여 생활 속에서 쉽게 실천하고 현대인의 마음을 비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삶을 밝고 행복하며 신명나게 바꿀 수 있도록 참된 삶을 추구하는 뜻있는 인연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구도자로서 여생을 회향하는 삶이라 생각하여 선문화 공간을 마련했다는 범주 원장스님은 참나를 찾아서 진정으로 사람답게 살고자하는 모든 분들이 만날 수 있는 아름다운 인연의 장소가 되길 희망한다. 부산선문화원는 매월 2차례(1·3주 일요일) 정기법회를 봉행하며 선문화회원을 중심으로 매월 2차례(1·3주 화·수요일) 선에 관한 강의 및 수련시간을 마련한다. 센터과정은 다음과 같다. △발심반(6개월): 불교 정법의 핵심 개념정리 -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인가? △정진반(6개월): 명상수행의 방법 수련·정진 - 업습을 닦는 최선의 방법 △생활선(6개월): 생활과 선수행을 하나로 하는 길 - 생활 속에서 복과 지혜를 닦는 법 △정회원(평생회원): 생활 속에서 보살행 실천의 삶. 범주 원장스님은 주간에 시간을 할애하기 힘든 직장인을 위해 야간반을 두어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반 강의 외에도 특별행사로서 3개월마다 1박 2일로 속리산 달마선원에서 명상캠프도 가질 예정이며, 6개월마다 선문화 축제를 열고 성지순례여행을 할 계획이다.


선묵화, 문화예술포교 새로운 지평 열어
번뇌를 정리하고 순수한 마음 즉, 원래의 본성으로 돌아오는 것이 행복을 찾는 길이다. 그러나 중생이 처한 상황과 해야 할 역할이 각기 다르듯이 번뇌를 극복하기 위한 수행완성 방법도 다양하다. 더욱이 오늘의 사회는 다양한 문화와 성향을 갖는 다원화된 산업사회이다. 다양한 개성과 연령·계층·직업들로 구성된 다층적 사회에서는 획일적이거나 단순한 포교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교양 강좌 문화강좌와 법회, 불교 사회 정치 경제 교육과 강좌 등과 인권과 노동 시국에 관계된 교육과 강연 등의 포교 프로그램 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 범주 원장스님은 포교 프로그램의 개발에 앞장서 문화예술을 통한 포교활동을 하고 있다. 업과 습을 지어 어두워진 마음의 고통에서 벗어나 본래의 나를 찾도록 그림을 통해 중생들에게 전파하고 있다. ‘무아의 상태가 곧 불성의 기운이며, 무아의 상태에서 나온 기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비우도록 해 준다.’ 이러한 무아의 상태에서 탄생한 선묵화 작품을 통해 행하는 포교활동은 문화예술포교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종교계에서도 문화포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문화포교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며, 종단에서는 역사문화기념관을 건립하고 문화공연장을 마련하여 문화포교의 지평을 넓힐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문화포교는 매우 다의적이고 다양하기 때문에 어떠한 한 가지 영역이나 방법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각 분야마다 오랜 동안 공부하고 수련해야 도달할 수 있는 전문성이 있기에 하루아침에 문화포교의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저변을 확대하고 문화수요층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이때, 범주 원장스님은 부산문화센터를 통해 그리고 선묵화 화랑을 통해 이를 실천하고 있다. 선묵화를 직접 눈으로 보고 즐기고, 체험하면서 느끼는 것을 통해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그것에 감흥하여 하나가 될 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35여 년 동안 선묵화 작품에 정진하면서 수양해 온 범주 원장스님은 아직까지도 중생들이 문화적 체험(선묵화 감상)속에 불교사상과 의미를 담아낼 수 있도록 작품 세계에 힘을 쏟고 있다. 범주 원장스님은 2006년 선묵화 작품을 담은 화집을 내놓은 바 있으며, 부산 선문화원에도 60여종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부산선문화원 범주(梵舟) 원장스님 인터뷰
“불교의 선수행은 스님만 하는게 아니다”
현대인들은 정신·육체적으로 많은 방황을 하고 있다. 이것은 세상이 혼탁해져 발생하는 것으로 인류의 자멸까지 초래하게 된다. 이러한 위기를 넘기고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기 위한 대안으로 불교의 ‘선사상’이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불교의 선사상을 산에서 스님만 하는 것으로 여김으로써 현대인들이 접근하는데 어려움이 존재했다. 아무리 훌륭한 이념이나 진리가 있어도 포교와 그에 대한 제도적 기능이나 보완책들이 없으면 사회에서 활발한 적극적인 포교 활동은 할 수 없는 것이다. 이에 선문화원을 개원하여 불교의 가르침을 도시로 끌어와 생활 속의 실천 장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선묵화 화랑을 통해 진정한 참나를 깨우치도록 하였다. 불교문화는 국민적 공감대와 친근감 속에서 중생들의 삶에 투영될 때 비로소 포교의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것이다. 불교를 빙자한 사기로 인해 달마도 선묵화를 부적으로 생각하고 바라보는 입장이 있지만 사람들을 현혹하는 탁한 기운의 달마도는 공해물을 나눠주는 것일 뿐이며 불교발전을 저해함으로 이에 심취되지 말 것이며, 참된 선묵화를 통해 정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앞으로는 선묵화 이외에도 음악·무용 등 다양한 문화에 응용·접목시켜 현대인들이 쉽게 접하고 마음을 닦을 수 있도록 바람직한 포교를 행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