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교육의 실태

2007-10-26     취재/서상희 기자
다민족 시대 올바른 한국어 교육은 필수 과제
우수한 한국어를 알리기 위한 노력은 국가위상과도 연계

우리나라의 높아진 경제적 위상과 더불어 ‘한류’라는 흐름의 결과일수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그동안 아시아지역에서 일본과, 중국에만 관심을 보였던 외국인들이 88올림픽과, 2002년 월드컵 등을 통해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진 결과로 이제 한국어는 우리만의 언어가 아닌 국제적인 언어로 자리 잡고 있다. 한나라의 언어뿐만 아닌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 삶까지 배울 수 있는 언어에 대한 교육이 또 하나의 관심으로 보여 지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과연 우리의 언어를 그들에게 올바르게 가르치고 있는지 그리고 교육과정에서의 문제점은 없는지에 대해서 심도 있게 돌아봐야 할 것이다.


국제적인 언어로 뻗어나가는 한국어
2006년 유네스코는 금세기 말에 소수 언어가 사라질 것이라 진단한바 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그동안 국제어로 보편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었던 영어가 그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이유인 즉 일본, 중국, 한국의 우수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아시아국가의 언어가 존중받는 움직임을 조금씩 보이고 있고, 각국의 고유의 언어가 문화의 다양성의 존중을 통해 그 날개를 뻗어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 추산 100만 명의 외국인이 국내에 생활하고 있으며, 2050년에는 1000만 명의 외국인이 국내에 거주할 것으로 정부는 예상하고 있다. 이제 말 그대로 다문화적, 다민족 시대에서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이후 나날이 발전한 한국어는 국가적 위상을 세계에 떨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로인해 국내에서는 한국어 교육에 대한 기대가 더욱 요구되고 있으며, 국외에서는 한국어를 습득하고자 하는 외국인들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이제 세계 속에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가 당당히 자리를 잡고 있다.
작년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는 수많은 외국인들의 한국어교육열을 통해 매출 70억이라는 수익을 거두었으며, 1959년 설립이후 국내 학당뿐만 아니라 미국 LA에 한국어 학당을 두고 있고, 해외대학들의 위탁교육도 맡고 있다. 또한 한국어교육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는 배재대학교 한국어교육원은 중국과 베트남, 동남아시아 지역에 29개의 한국어교육원을 설립하고 있다. 이들을 포함한 80~90개 대학에서는 자매결연을 맺은 수십 개의 외국 대학을 통해 교환학생제도를 실시 한국의 언어와 문화, 역사를 활발하게 가르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가 먼저 올바르게 배우는 한국어
국제적 언어로 떠오르고 있는 한국어가 우리의 모국어임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모국어를 올바르게 알고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라는 생각은 언어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들도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외에서 외국인에게 가르치고 있는 한국인 강사들은 과연 올바르게 가르치고 있는가에 대해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다. 분명 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어는 초, 중, 고등 교육과정과 일반 대학의 국어국문과를 통해 전문적으로 교육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교육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국어학에 관한 지식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교육하기에는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완벽하지 못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지적이다. 그러나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교육은 한국어교육 전문 인력을 통해 지도 되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그 누구도 잘 알고 있다. 허나 우리가 알고 있는 사실과 달리 현재의 교육시스템은 전문성이 결여된 한국어교사 지도시스템으로 잘못된 교육방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배재대학교 한국어교육원의 최정순 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얼마 전 해외 방문 시 참관했던 한 한국인 강사의 수업 내용 중 한국어의 기본적 문법조차 틀린 것을 보고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자신의 모국어인 한국어를 그것도 전문적으로 국어교육을 받은 대학출신의 강사가 기본 문법조차 숙지하지 못했다면, 그것을 배우는 외국인들은 잘못된 언어를 마치 사실로 받아들이는 효과를 보일 수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최 원장은 또한 해외에서의 한국어교육은 현지인 강사와 한국인 강사의 적당한 역할 속에서 이루어 져야 한다고 얘기한다. 이 말은 절대적인 원어민 교사의 부족을 의미하는데, 간편하게 영어교육을 비교하자면 한국에서는 한국인 강사를 통해 1차적으로 지식을 습득한 후 외국인교사의 2차 교육을 통해 완벽한 영어교육이 이루어지지만, 현재 외국어로서의 한국어교육은 절대적으로 한국인 강사로만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그 나라의 문화와 교육방법등 전문적인 교육이 더불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폐쇄적인 한국어교육 시스템이 계속 유지 될 것은 뻔한 사실이다.



정부각처와 교육기관 노력이 필수
보통 4년제 한국어교육 관련학과를 나오면 한국어교사자격증 발급규정에 합당한 120시간의 교육시간을 채우게 되고 일반인들은 20시간의 한국어 전문 교육을 받고 국립국어원에서 실시하는 한국어 교사시험을 합격하면 한국어교사가 될 수 있다. 물론 질적인 측면에서 얼마정도의 차이를 보이는지는 충분히 알 수 있지만 과연 그 판단을 누가 하는가에 대한 고려는 이루어 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한국어교육교사 자격을 부여 해주는 정부기관은 문화관광부이다. 이런 면에서 한국어를 문화와 관광에 연계하는 정부의 태도도 문제점을 보인다. 외국어로서의 한국어는 우리에게는 모국어인 국어이다. 허나 이런 중요한 국어교육을 문화관광부에서 주관하고 있다는 것은 상업적인 측면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가에 대한 오류를 보이고 있다.
한국어교육은 우리나라의 우수한 언어를 세계에 알리고 문화와, 역사 그리고 크게는 국가적 위상을 나타내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그렇다면 전문적인 교육과 관리는 교육부 소속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더 크게는 전문 기관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처사이다. 또한 전문적인 교육을 하기위해서는 한국어교사 양성기관이나 학교가 많아져야 한다. 현재 한국어학과를 개설중인 대학이나 기관 중에서 전문적인 교사를 양성할 수 있는 곳은 앞에서 말한바와 같이 소수에 그친다. 학생 수를 더 유치하고, 사람들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 만들어지는 이런 행태가 없어지지 않는 한 한국어교육은 제자리걸음을 걸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양성교육이후의 대책이 시급
앞에서 말한 교육과정에서의 문제점과 더불어 절실히 고민해야 하는 것은 교사양성교육이후의 문제점이다. 한 예로 배재대학교 외국어로서의 한국어학과 4년 학생 4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졸업이후의 진로에 대한 응답을 통해 90% 이상 대부분의 학생들이 졸업이후 해외연수를 희망하고 있었으며 그 과정에 대해서도 잘 알고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이 희망하고 있는 일부 봉사단체와 협력단체들은 대부분 봉사의 목적을 가지고 있어 처우가 불확실하며 연수과정 또한 그냥 해외로 내보내면 된다는 아니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현재도 자신들의 목적을 채우는 이런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어느 국가에 2년 이상의 연수를 가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일상적인 언어와, 문화를 습득하고 가야한다. 우리가 사소한 해외여행을 갈 때에도 그 나라의 음식, 문화, 기후를 알아보고 가지만 한국어교사 파견연수는 이런 교육이 없는 상태에서 뻗어나가고 있다. 한국어교사들의 해외에서의 교육방법과 지도과정 속에서의 문제는 크게 나타난다. 현재 중국에 파견되어 있는 한 한국어교사와 연수를 이미 다녀온 교사들의 인터뷰를 통해 문화와, 음식, 그들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해 오랜 기간 당황했으며, 현재도 다른 환경에 대해서는 만족하지만 앞으로의 해외파견에는 충분한 국내 연수와 그 나라에 대한 이해교육을 통해 이루어 져야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의 최문규 원장은 외국인 학생들을 교육할 때의 문제점으로 문화적 이질감의 극복을 최우선으로 말했으며, 한국어의 특성상의 문법교육의 대한 문제점과, 문화적 전통이나 규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말은 즉 외국인에게 한국어를 교육하는 한국교사들도 모든 문제점을 공감하고 있으며 해결방안이 도출되기를 희망한다는 것이다. 이런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 볼 때 하루빨리 한국어 교사들의 마구잡이식의 연수파견에 앞서 세밀하고, 다양한 문화와 사회전반적인 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결론 내릴 수 있다.



외국어로서의 한국어의 중요성
코시안(Kosian)이라는 말을 아는 사람이 제법 많다. 한국과 아시아인에서 태어난 2세 또는 아시아 이주노동자의 자녀를 일컫는 말이다. 한국인(Korean)과 아시아인(Asian)의 합성어인 이 단어는 다민족 시대에 들어서고 있는 우리나라의 국제결혼 자녀와 이주 아동들의 권익과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들은 한국어를 잘 사용할지를 모른다. 설사 안다고 해도 전문적인 교육을 통한 배움이 아니기에 잘못된 교육을 받았을 확률이 높다. 만약 그들이 한국어에 대한 교육을 올바르게 받았다면 인권과 권익이 걱정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위상은 수많은 국제행사의 개최와 뛰어난 경제 성장 그리고 ‘한류’라는 문화적 특성으로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그와 더불어 우리의 언어인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40개의 대학에서 한국어 교육과 한국학 과정을 개설하고 있으며 국내대학에 위탁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이렇듯 우리의 우수한 언어가 세계적인 언어로 탄생하기까지 수많은 땀과 피를 흘려야 했던 기억들을 우리는 잊지 않아야 한다. 아시아 변방의 조그만 나라의 언어가 이렇게까지 커질 수 있었던 원동력은 자신의 모국어에 대한 자신감과 기대감, 더불어 모국어와 전통과 규범을 지키려했던 선조들의 노력 덕분일 것이다. 이제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국제 언어 한국어에 대해 우리들 자신부터 올바르게 교육받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으며 정확하게 외국인들에게 교육할 수 있을 정도의 성숙한 의식과 자세가 요구된다. 더불어 정부차원에서의 지원과 제도를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아름다운 언어 한국어. 다시 한 번 세계에 그 아름다움을 전할 수 있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