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화된 농업 경영으로 FTA에 맞서는 경남농협

농업인의 신뢰를 기반으로 농촌경제의 부흥을 주도한다

2008-05-09     취재_양성빈 본부장/백은미 기자

   
▲ 경남농협지역본부의 앞에 꾸며진 친환경 농법의 밭으로 경남농협에서는 도시화 속에 잊혀져 가는 농업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하여 농업 교육에 이바지하고자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힘을 모아 밭을 가꾸고 있다.
농협은 농업인이 모여 협동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얻고 자신의 권리를 지켜나가기 위하여 만든 농업생산자 단체로, 농업 및 생활자재 구입, 생산농산물 판매, 필요자금 조달 등 가입 조합원의 경제활동과 관련된 사업을 하고 있다. 또한 민주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으로, 최대 이윤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주식회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와 같이 농민들을 위해 오늘날까지 자리매김해 온 대한민국의 농협은 농업의 선진화를 이룬 해외 어떠한 농협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튼튼하게 우리 농민의 곁을 지키고 있다. 경남농협지역본부의 이재관 본부장을 통해 우리 농업이 외치는 희망의 소리를 들어보았다.

농업인의 목소리, 현장에서 직접 듣는다
경남농협지역본부의 이재관 본부장은 30여 년의 세월을 농협에서 보내왔으니, 누구보다 농업인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고 하겠다. 또한 그는 직원에서 과장으로, 지부장, 부본부장, 그리고 본부장의 자리에 오기까지 틈날 때마다 영농 현장을 방문하면서 농업인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왔다. “책상에 앉아 이론만 가지고 하는 경영은 농업에서만은 절대 실효가 없다고 생각한다. 영농 현장에서 직접 농업인의 목소리를 듣고, 무엇이 어떻게 힘든지를 알아야 그들의 고민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또한 내가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해답을 찾게 된다”며 현장경영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최근 한미 FTA 체결 등 농업에 위기가 닥쳐오면서 이재관 본부장이 현장에서 외치는 소리도 더 간절해졌다. 이 본부장에 따르면, 우리의 농업은 분명히 과거와 다르다. 과거에는 그저 먹고 살 식량이 부족한 극빈의 시대였으므로 대량 생산이 최고의 목적이었으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이제는 고품질의 웰빙 농산품이 각광받는 시기이다. 또한 개인적인 이익만을 생각하여 농업인끼리 경쟁하면서 수급 조절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 아니라, 생산과 출하를 조절해서 서로가 이익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계약 재배가 필요하다. 따라서 이 본부장은 정확한 통계를 이용해서 농민들의 자발적인 협조를 구하고자 품목별 협의회를 구성한 연합 마케팅 사업을 펼쳐 농산물 유통의 신기원을 열고자 노력하고 있다. 농산물의 산지 유통 개선, 공동선별, 공동계산 등의 농가 및 작목반 육성, 공격적인 소비지 시장 마케팅의 결과 2007년  연합마케팅사업 800억 원의 성과를 달성하였는데, 이는 전년보다 204억 원(약 34%)이 늘어난 결과로 농협 전체 사업 물량의 약 21%를 점유하는 대단한 실적이다.

농업도 이젠 브랜드 시대!

   
▲ 최근 출범된 명품 한우 브랜드 ‘한우지예’. 오는 6월부터 본격적인 출시에 들어가는 전용사료 한우지예를 통해 보다 고급화를 이루기에 힘쓰고 있어 어려움을 겪는 한우 농가의 성장을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최근 한미 FTA가 체결되면서 농가의 걱정은 태산 같다. 그러나 가만히 앉아 걱정만 하고 있을 수는 없는 터. 이재관 본부장은 보다 적극적인 대안을 세워 농가의 어려운 현실에 맞선다. 대표적으로는 최근 경남농협과 경남도가 공동으로 추진한 ‘한우지예’의 브랜드 출범이 있다. 이는 FTA, DDA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우산업을 보호·육성하기 위해 2년 여 동안 경남한우 공동 브랜드 사업을 추진한 결과이며, 지난 1월 21일 경남 도청에서 정식으로 출범식을 가졌다. 한우지예 공동 브랜드는 도내 18개 전 지역 축협과 부산·울산 축협이 하나가 되어 1,200여 농가, 한우 63,000여 두가 참여하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의 규모이다. 또 지난 3월 31일 농협 함안 사료공장에서는 한우광역브랜드인 한우지예만의 전용사료 출범식을 가졌으며, 다가오는 6월부터 본격적인 출시에 들어간다. 이로써 경남농협은 고급의 브랜드 가치를 지니는 명품한우를 생산하게 되는데, 이는 축산 농가에 닥친 어려움에 품질을 앞세워 정면 승부하는 적극적인 대응이라고 하겠다.
또 경남농협은 올해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한 ‘Best Rice 프로젝트’사업 추진을 통해 경남쌀의 기초 체질을 개선하는 데에 역점을 두어 지난 2월 고품질 쌀 브랜드 ‘Best Rice’를 출범하였다. 현재 지역별로 쌀 브랜드는 다양한 편이지만 소지역별로 생산되고 있는 바, 경남도의 쌀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경남농협은 공정하게 쌀 품평회를 거쳐 약 20여 개의 시·군  중에서 2개 정도의 지역을 택하여, 생산되는 미질(米質)뿐만 아니라 그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주력하겠다고 밝힘으로써 농업 증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이재관 본부장에 의하면 실제로 경남 지역은 쌀 수요량이 충분함으로 인해 그 품질 관리에 소홀한 면이 없지 않다고 한다. 그러나 일조량을 비롯한 기본적인 여건이 쌀농사에는 아주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품질 관리에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충분히 좋은 쌀을 얻어낼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 본부장은 ‘경남쌀 사랑운동’에도 기업체와 민간단체의 참여를 더욱 활성화시킴으로써 쌀 소비를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한다. 또한 앞으로 쌀 품질 관리에 보다 많은 지원을 해서 경남의 좋은 지리적 여건을 이용한 수출 농가 육성도 계획적으로 추진할 의지를 보이며 값싼 수입 농산물이 국내 농가를 위협하는 현 상황을 적극적으로 대처하여 극복하겠다고 밝혔다.

   
▲ 지난 3월 29일, 경남농협은 사료가격의 상승으로 큰 어려움에 처해있는 양돈 산업과 양돈 농가를 위해 ‘우리 돼지고기 소비 촉진 행사’를 가졌다.
우리 삶 곳곳에 농협의 관심이
경남농협은 지역 농업인의 권익 신장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많은 복지 대책을 마련하고 다양한 행사를 진행해오고 있다. 지난 3월 29일에는 사료가격의 상승으로 큰 어려움에 처해있는 양돈 산업과 양돈 농가를 위해 ‘우리 돼지고기 소비 촉진 행사’를 가졌다. 이 날 행사에서는 우리 돼지고기 무료시식, 돼지고기 할인 판매 및 구입 고객을 대상으로 한 경품행사와 농협이 생산한 고품질 가공식품 등을 선보여, 우리 돼지고기의 우수성을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또 지난 94년부터 매년 각 지역을 방문하며 실시해오고 있는 ‘농기계 무료순회 수리봉사’도 영농기 농업인들의 편익에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농업인 실익 사업 지원을 확대하여 다수 농업인이 공동으로 활용 가능한 사업이나 농업인에게 실익이 큰 사업, 중장기 계획에 의한 계속사업, 산지 농산물의 상품화 및 산지조직의 규모화·전문화 관련 사업 등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또한 금융과 관련하여 산재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농업인을 대상으로 농촌복지형 농협공제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농업인에게 공제료 부담을 경감시키고자 정부에서 총 공제료(66,200원)의 50%, 지방자치단체에서 총 공제료의 최고 27%를 지원하고, 대부분의 지역농협에서 환원사업으로 총 공제료의 10%~33%까지 지원하여, 실질적인 농업인의 부담을 1만원 미만으로 줄여냄으로써, 농업인이 농작업 중 재해로 사고를 당했을 때 그 피해분을 보장해주는 농업인 안전공제 제도이다.
그 밖에 경남농협 4급 직원들로 구성된 ‘한솔회’는 새농촌 새농협운동 실천의 일환으로 어려운 이웃돕기에 나서 훈훈한 정을 선물하기도 한다. 한솔회는 지난 1월 농업인과 어려운 이웃을 위해 쌀 20kg 20포대를 창원 북면 월계리 소재 소망원에 전달하였고, 앞으로도 장애인,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
사람들은 농협이 그저 농민을 대상으로 금융업만을 진행하는 것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농협이 책임지고 있는 일은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물론 이 또한 소극적으로 정체해 있고자 한다면 굳이 나서지 않아도 되는 일이겠으나, 이재관 본부장을 대표로 한 경남농협은 항상 바쁘게 움직임으로써 농업인에게 한층 가까이 다가서고 있다. 그래서 경남농협지역본부의 직원은 자리에 앉기가 무섭게 일어서 움직이고 있으며, 보다 더 힘있게 나서 웃고자 노력하고 있다. 많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경남농협지역본부의 향후 성장에 기대를 걸며, 또한 경남농협지역본부가 전국 최고의 농협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NTERVIEW     I   경남농협지역본부 이재관 본부장

                             
                           “정도(正道)를 걷는 경영을 이루어 낼 것이다”

비단 경영에서 뿐만이 아니라 무엇이든 정도(正道)를 걷는다면 아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곳곳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들은 정도(正道)를 벗어남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경남농협지역본부를 맡으면서도 항상 무엇이 바른 길인가를 고민하면서 지내왔다. 앞으로도 물론 그리 할 것이다. 그래서 바른 길을 걷는 경영, 믿음을 얻을 수 있는 경영을 이루기 위해 네 가지 운영방향을 정하여 실천하고 있다. 첫째는 ‘신뢰경영’이다. 거래의 경중(輕重)을 벗어나 어떤 상황에서 하는 어떤 거래든 가장 기초가 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믿음이라 여기고, 농협 경영에 있어서도 항상 믿음을 나누고자 노력한다. 조합이 신뢰할 수 있는 중앙회, 농민이 신뢰할 수 있는 조합, 또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농민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믿음은 내가 베풀 때 반드시 돌아오게 되어 있다. 두 번째 목표는 ‘현장경영’이다. 책상머리에 앉아서 이론만 가지고 하는 경영은 올바른 경영이 될 수 없다. 영농 현장에 직접 나가서 들어보아야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대안을 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세 번째는 ‘봉사경영’이다. 농협은 농업 관련 분야만이 아니라 금융 업무, 하나로 마트의 판매업무까지 그 범위가 넓은데, 많은 부분에 관여하면서 차질이 생기는 일이 없도록 항상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최우선에 두는 것이 바로 고객의 입장이며, 항상 고객에게 봉사하는 마음으로 매사에 임할 것을 강조한다. 네 번째는 말 그대로 어두운 구석 없이 깨끗한 경영을 목표로 하는 ‘정도경영’이다. 국내적으로는 외환위기, SK글로벌 사태 이후 기업 윤리성에 대한 인식이 강화되었으며, 법적으로 이상이 없는 경영활동 조차 고객 및 농업인 정서와 충돌할 경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제 윤리적 경영원칙과 신뢰적 기반을 이해하지 못하는 기관은 살아날 수 없으며, 윤리적 가치로 준비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게 되었다. 우리 농협도 정도경영이 하나의 경영 수단이 아니라 우리 조직의 구조와 경영활동을 건강하고 튼튼하게 하는 경영이며, 신뢰받는 농협의 구현을 위한 경쟁력의 원천이라 이해하고 그를 따르고자 노력하고 있다. 정도(正道)를 걷는 경영으로, 경남농협이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매사 최선을 다해 임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