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기술과 과거와의 조우! 꿈의 악기 스타인웨이 ‘스피리오 r’

코스모스홀, 스타인웨이 스피리오 r 런칭 콘서트 (7/18)

2019-07-26     강창호 기자

[시사매거진257호=강창호 기자] 1986년 “20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라고 불리는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그가 향년 85세로 생을 마감하기 3년 전 그의 나이 82세에 그가 꿈에 그리던 고국 땅에서 꿈의 연주 슈만의 '어린이 정경' 중 <트로이메라이>를 연주했다.

'트로이메라이(Traumerei)'는 독일어로 '꿈'이라는 의미. 이처럼 호로비츠가 간절히 원하던 바가 현실로 이뤄졌듯, 최근 클래식 음악계에도 꿈같은 일이 이뤄져 화제다. 

지난 7월 18일(목) 서초동 코스모스악기 본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스타인웨이 스피리오 r 론칭 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콘서트에서는 피아니스트 안인모의 진행으로 네 명의 피아니스트가 한 팀으로 연주하는 ‘클라비어앙상블’의 시범연주와 더불어 스타인웨이 아시아 태평양 사장 웨이웨이(WeiWei)의 간단한 인사말이 있었다.

“피아니스트의 영혼(Spirit)을 소환한다” 스피리오!

웨이웨이 사장은 스마트한 시대에 걸맞게 새롭게 확대된 교육방법과 연주회가 가능해진 새로운 악기, ‘스피리오 r’에 대한 설명으로 “자신의 연주를 더욱 객관적으로 최고의 음질을 통해 듣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학생과 교수와의 레슨 현장을 고스란히 집에 있는 '스피리오 r'을 통해 현장에 있었던 상황들을 재연하는 심화학습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해외 유명 콘서트를 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실시간 방송 콘서트, 그리고 현지 독일의 교수로부터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마스터클래스 등 차후 ‘스피리오 캐스트’ 기능도 준비 중이다”라고 밝혔다. 

“피아니스트의 영혼(Spirit)을 소환한다”라는 의미의 ‘스피리오(Spirio)’는 연주자가 피아노를 칠 때의 물리적인 힘을 정밀하게 캡처하여 연주자의 연주 뉘앙스 그대로 빠짐없이 재현, 피아노의 해머를 움직여 플레이하는 획기적인 피아노이다. 과거로부터 이와 유사한 자동피아노들이 다수 있었지만 스타인웨이 만의 어쿠스틱과 기술력이 집약된 이번 ‘스피리오 r’은 전통과 혁신의 완벽한 결합으로 볼 수 있다.

첨단기술과 과거와의 조우!

당일 코스모스홀의 무대에는 호로비츠 <트라이메라이> 연주 영상과 단 한 대의 ‘스피리오 r’이 있었다. 영상과 피아노의 정교한 싱크는 ‘스피리오 r’의 자동 기능을 활용하여 당시 현장의 감동을 재현해 냈다. 호로비츠의 피아니즘이 담긴 건반 타건의 강약과 페달의 섬세한 움직임까지 모두 1986년 호로비츠의 고별 연주 현장을 재현해 낸 것. 사회를 보던 피아니스트 안인모는 “지금 1986년 그 현장에서 호로비츠의 연주를 바로 눈앞에서 보고 있는 것 같다”며 “지금은 세상에 안계시지만 호로비츠의 건반 터치와 셈여림 그리고 페달의 움직임을 보면서 마치 그분 앞에 있는 것 같아 너무나 놀랍다. 감동 그 자체”라고 탄성을 발했다. 

이처럼 스피리오의 연주 콘텐츠는 3,200곡 이상의 다양한 레퍼토리를 가진 ‘스피리오 스포트라이트(Spirio Spotlight)’라는 라이브러리를 통해 어쿠스틱 사운드를 직접 들어볼 수 있다. 이 안에는 1700명이 넘는 스타인웨이 아티스트를 비롯하여 아슈케나지, 키신, 랑랑, 유자왕부터 불후의 아티스트인 호로비츠, 루빈스타인 등 클래식의 대가들과 램지 루이스, 키스 자렛, 다이애나 크롤 등등 전설적인 재즈 아티스트들의 연주 또는 빌리 조엘 등 인기 팝 아티스트들의 음원 및 ‘스피리오 r’ 녹음 콘텐츠가 담겨있다.

콘서트, 레슨도 원격의 시대!

이뿐만이 아니다. 예를 들자면, 뉴욕 카네기홀에서 연주하고 있는 피아니스트의 콘서트를 내 집 거실에 있는 스피리오를 통해 라이브 현장을 들어볼 수도 있다. 이처럼 ‘스피리오 r’의 스피리오 캐스트는 원격 실시간으로 스피리오를 통해 콘서트를 할 수 있는 기능 또한 포함되어 있다. 이로써 독특한 스타인웨이 큐레이션 이벤트, 스타인웨이 아티스트와의 마스터 클래스, 원격 악기 간의 실시간 퍼포먼스 등 지금까지 없었던 첨단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놀랍고 다양한 기능들을 만날 수 있다. 

 

코스모스악기 관계자는 “독일에 있는 교수로부터 서울에서 스피리오를 통해 마스터클래스를 실제 피아노 소리를 들으며 레슨 받는 것도 스피리오 캐스트를 통해 가능하다”며 “스피리오 캐스트는 곧 공개 예정”이라고 밝혔다.

1835년에 브라운슈바이크 공작령에서 시작한 스타인웨이 피아노의 독일 명칭 슈타인베르크, 이후 1849년 세 아들과 함께 뉴욕으로 이주한 스타인웨이앤드선스의 창립자 스타인웨이(Henry Engelhard Steinway, 1797-1871)는 피아노에 관한 수많은 개량과 혁신으로 오늘날의 피아노의 대명사 스타인웨이를 만들어 냈다. 여기에 기술은 멈추지 않고 또 다른 혁신의 길, 예술과 첨단과학기술의 만남은 다양한 예술적 퍼포먼스를 재생하는 데 있어서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세계를 열었다.

“최고의 기술은 곧 예술이다”라는 말처럼 앞으로 또 어떠한 신기술로 과거를 되살릴지 기대되는 가운데 ‘스피리오 r’이 재현한 1986년 호로비츠 고별 연주 장면이 내내 시야에서 떠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