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리지날옥션/정연석 대표

2007-09-22     취재_강현태 차장/이준호 기자
차별화된 운영으로 국제적인 경매회사를 꿈꾼다
미술품 경매회사 D옥션 등장, 한국 미술시장을 바꾼다
지난 2006년 한 해 국내외 미술품 경매에서 낙찰된 미술품의 총액이 630억 원에 달해 경매를 통한 미술품의 유통이 활발해졌음을 시사했다. 미술품을 사는 일이 예전에는 단지 심미적 만족을 위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세계 미술시장의 호황과 한국 미술시장의 팽창 및 국제화로 인해 미술품에 대한 투자 가능성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강남대 경제통상학부 서진수 교수는 “경매 활성화와 함께 아트펀트까지 속속 출시되고 있는 추세는 우리 미술시장이 감상의 시대에서 구입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단계임을 보여준다. 이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미술시장을 체계화하고 정보화해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다”라고 시류를 평했다.


미술품 경매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D옥션’
정연석 엠포리아 대표는 D옥션(디오리지날 옥션)을 설립하고 오는 9월 4일 첫 경매를 시작 한다. 피카소, 샤갈, 로댕 등 해외 명작이 국내 경매시장 최초로 소개되는 이번 행사는 제대로 된 국제경매로 가는 첫 발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987년 삼성물산에 입사 5년 간 해외마케팅과 전시 업무를 지휘하다 독립, 인테리어 회사를 설립하고 수입가구회사인 디오리지날 가구의 회장에서 D옥션의 대표에 이르기까지 그의 성공 뒷이야기들은 그의 집념과 미술품에 대한 진한 애정을 느끼게 한다. ‘수많은 좌절과 실패가 모여 성공이라는 아름다운 석양을 만든다’ 라는 그의 철학이 지금의 성공을 있게 한 원동력이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성공이라고 생각해 본적은 없습니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할 뿐입니다”라고 말하는 정 대표는 투박한 인상이지만 가슴 속에 열정을 가득 담은 솔직한 사람이다. 서울대 미술학과 출신인 그는 예술에 대한 높은 안목으로도 유명한 미술품 컬렉터이자 주변을 디자인하는 사람이지만, 정작 자신에 대해서는 제대로 꾸밀 줄 모르는 사람이다. 텁텁한 막걸리 분위기 속에 예민한 와인의 향기가 배어있다고나 할까.


세계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국내 수준으로 경매
경매가 이루어지는 장소이기도 한 엠포리아 아트타워는 정 회장의 손길이 곳곳에 묻어있는 그의 자식과도 같은 건물이다. 16층 건물에 지하 1,2층은 경매를 위한 장소로, 1층부터 4층까지는 아트 샵이 들어서는데, 국내 최초의 미술품 백화점이 될 예정이다. 꼭대기인 15,16층은 갤러리로 사용되며, 그 중 16층은 자연광으로 전망과 실내 광이 꽤 괜찮은 곳이다. “출품작 중 해외 유명 작품이 35% 정도 됩니다. 기존 경매 시장은 국내작가의 작품이 90%이상 차지합니다. 그나마도 일부 유명작가의 작품으로 편중되어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디옥션은 르느와르, 피카소, 샤갈 ,로댕 등 세계유명작가의 작품을 다수 내놓습니다. 가격도 국내 유명작가와 작품과 비슷한 10억 이내의 가격으로 책정했습니다. 선진국은 이미 포화상태입니다. 작품 가격도 오를 만큼 올랐습니다. 중국은 문화 대국답게 지난 100년 간 잠시 공백상태였지만 무서울 정도로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투자가치보다 작품을 감상하는 안목을 길러야
그는 한국 미술시장의 전망에 대해 “나는 예술을 사랑하는 장사꾼입니다. 내가 살고 있는 한국이야 말로 가장 좋은 시장이라고 봅니다. 이제 달력이 걸려 있던 자리에 그림이 올라 갈 겁니다. 한국의 미술시장은 이미 변했고 의·식·주로 표현되던 우리생활에 이제는 美가 하나 더 추가 됐습니다. 미술은 이미 예술을 넘어 산업화로 접어들고 있습니다”라며 밝은 비전을 제시했다.
투자 상품으로서의 접근 방식에 대해서도 그는 솔직하게 답변한다. “미술품 투자는 주식과 같습니다. 좋은 작품을 고르기 위해서는 공부, 또 공부뿐입니다. 좋은 작품을 보는 안목을 길러야지요.”라며 투자적 가치로서의 미술작품에 대한 부분에 대한 학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술작품은 세금이 붙지 않습니다. 환금성과 유동성을 따져도 세계적으로 부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가치 투자 상품임에 틀림없습니다. 하지만 엄연히 미술은 예술입니다. 자신의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면, 투자 상품으로서도 가치가 없을 겁니다.”라며 투자적 가치도 중요하지만 미술품을 제대로 알고 감상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현재 한국 미술시장이 과열 양상을 띠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에 대해 그는 “결코 그렇지 않다”며 지금의 잡음은 성장하기 위한 성장통에 불과한 것이라 의견을 피력했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에 비해 미술시장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는 그의 말에 힘을 실어 국제적 경매회사로 발돋움하는 디옥션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