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부산청군향우회/유재형 회장

2007-08-09     취재/박용준 차장
선비의 고장 산청, 산청에 살으리랏다!
회원들의 단결과 화합, 향우회의 모범 답안 제시

산청은 산이 아름답고 물이 맑아 예로부터 ‘선비의 고장’이라고 불렸다. 그래서인지 ‘산청’이라 하면 빼어난 자연 경관과 청정함이 넘쳐나는 ‘지리산’이나 ‘동의보감’을 떠올리곤 한다. 유난히 근면성실하고 건전한 삶을 살아간다는 ‘산청인’은 전국 각지에서 대활약하며 대한민국을 움직이고 있다. 경성대 경영대학원이 선정하고 수여하는 ‘2006년도 경영대학원 경영자대상’을 수상하는 등 부산에서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는 재부산청군향우회 유재형 회장 역시 자랑스러운 산청인 중 한명이다. 그는 최근 ‘우리 고향 산청의 기’ ‘산청 함양사건 조명’ 등을 특집으로 다룬 향우회지 ‘산청’을 펴내 고향 발전에 대한 용기와 희망을 전해주는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산청의 뿌리를 지키는 주인공, 재부산청군향우회
재부산청군향우회는 돈독한 향우애로 친목을 도모하고 향토 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지난 1953년에 설립됐다. 지난해에는 53년 동안 편편히 모아둔 총회 서류며 메모지 한 장 한 장 등을 소중히 간직했다가 이를 살려 향우회 역사를 재조명하는 ‘향우회 53년 발자취’를 기술한 ‘산청’ 제 1호가 발간됐다. 이어 2호를 발간한 유재형 회장은 “향리의 자랑을 늘어놓으면서 정담을 나누고 우정도 꽃 피우는 장을 마련한 것이 기쁘기 짝이 없습니다. 재부산청군향우회의 회지 발행에 대한 관심과 회관 확보에 찬사가 쏟아지는 것을 보고, 새삼스럽게 저의 임기 말에 회지 2호를 발행하게 된 것을 매우 다행스럽고 보람있게 생각합니다”라며 소감을 말했다. 그에 따르면 향우회는 한 가닥 희망을 갖게 하고 일상생활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며 서로를 생각하며 새로운 의욕과 용기를 북돋우는 존재다. 더욱이 어느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고향의 침목단체이자 부산에서만 존재하는 단체인 만큼 재부산청군향우회 회원들의 단결과 화합이 중요하다. 그래서 15만 회원들은 향우회관을 상시 개방해 자주 모이고 상담을 통해 회원 간의 거리를 좁히며, 향리의 특산물을 전시해 향토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특히 재부산청군향우회는 향우회 자녀들 중 성적이 우수하고 품행이 단정한 학생을 추천받아 학업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장학증서 및 장학금을 매년 지급하고 있으며, 산청군에서 주관하는 (사)향토장학기금 조성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한편 산청군이 행하고 있는 크고 작은 사업에 임하는 이들의 화합과 단결은 눈부시다. 산청한의학박물과 개관식, 군민체육대회, 고향 체험 행사 등이 있을 때면 대다수의 향우들이 참여해 성공적으로 행사를 이끈다. 유 회장은 “15만 향우들이 산청을 위한 일이라면 너도나도 발 벗고 나서 타 향우회의 모범이 되고 있다”며 “산청을 위해 자발적 참여를 하고 있는 회원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사실 재부산청군향우회는 부산뿐만 아니라 전국에서 활동하는 향우회 중 회원단합과 사업추진 등 고향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최고의 향우회라고 인정받고 있다.



향우회 이끄는 비결, 기업경영에서 얻은 경험이 밑바탕
재부산청군향우회를 이끌고 있는 유재형 회장이 회지를 발간하는 등 거듭 발전해 나가는 향우회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열성적인 애향심과 회사를 이끌면서 쌓아온 다양한 경험 그리고 그가 가진 추진력 덕분이었다. (주)세일섬유의 대표이기도 한 유 회장은 89년 설립한 섬유 및 신발 내외피 제조업체 ‘세일기업사’를 창업한 이후 연 2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소기업으로 성장 시켰다. 그 기세를 몰아 98년 당시 10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 2003년에는 국세청장으로부터 성실납세자 표창을 받는가 하면 최근 경성대 경영대학원 선정 ‘2006년도 경영대학원 경영자대상’ 수상까지 연신 기염을 토해내고 있다.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그가 종사하는 업종이 사양길에 접어든 섬유업종이라는 점이다. 그는 “사양업종이라도 기술개발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섬유를 개발한다면 경쟁력 확보에 있어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세계 섬유 전시회와 박람회를 다니며 발 빠르게 신기술을 도입하고, 기술과 시설투자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라며 불에 타지 않는 섬유를 꾸준히 개발한 끝에 최근 시판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주)세일섬유는 독일에서 기술을 섭렵한 엔지니어 출신인 유 회장의 실무능력 덕에 IMF를 비롯한 여러 차례의 위기에서도 끄떡없이 버텼다. 또 포항공대, 경성대와 산학협력을 맺어 우수인력을 양성하고 신지식 및 정보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경쟁력 확보에 고삐를 늦추지 않는 것도 비결로 작용했다. 독일의 우수한 기술과 시설을 도입해 경쟁력을 키우는 동시에 ‘신용과 정직만이 기업이 살 길’이라는 지론을 꾸준히 고수한 결과 현재 카시트의 경우 대우와 현대자동차에 납품하고 있다. 특히 카시트 원단 기술은 (주)코오롱과 (주)세일섬유만 보유한 기술로서 과거 유 회장이 동양염직공사에 재직 시 30세에 기술생산부장으로 발탁될 정도로 유능했던 점을 돌이켜 본다면 그리 놀랄 것도 없다. 작업복 차림으로 생산라인에서 직원들과 함께 일하는 유 회장. 그의 솔선수범 때문에 직원들은 절로 회사에 애착을 가지게 돼 직원이 70여 명에 이르지만 한 번 발을 들이면 이직하는 일이 거의 없다. “절대 2세 경영은 없을 것”이라는 말은 유 회장의 경영마인드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유재형 회장은 매년 경제적으로 힘든 이웃을 남몰래 도와 수차례 감사패를 증정 받았지만 “받은 만큼 되돌려 주는 것 뿐인걸요”라고 대수롭지 않게 말하며 “기업이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면 지역이 발전하고, 지역이 발전하면 그 지역에서 활동하는 기업도 발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는 말을 남겼다.



이번 여행은 산청으로
산청은 최근 금서면을 중심으로 한방특화 농공단지를 조성, 한약재를 가공·판매하는 기업체를 유치하고 기능성 상품, 차세대 의약품을 개발하는 제약회사 등을 유치해 한방·약초산업을 미래 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산업발전과 생활환경이 열악하다는 점을 보완할 전환점에 있다. 또 경호강 일대에서 펼쳐지던 래프팅 레저에서 한 단계 도약해 산악자전거, 행글라이더, 모터보트 등 다양하고 새로운 레저 상품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서 앞으로 관광도시로서 명성을 날릴 날도 머지않아 최근 사람들의 관심이 산청으로 집중되고 있다.
재부산청군향우회 유재형 회장은 “산청을 한번이라도 방문했던 사람들은 이곳에 매료돼 반드시 다시 찾게 되는데, 세계 어느 곳 보다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경관이 그 이유지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와 휴식을 취하면 몸과 마음의 피로를 씻고 관계도 더욱 돈독해질 수 있습니다”라며 산청이 허준과 류의태가 의술을 펴던 본고장이라는 것과 남명 조식 선생 유적지, 성철 스님 생가 등 학생들의 교육에도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과, 딸기 등의 축제를 비롯한 다양한 문화행사와 산청을 대표하는 피리찜, 자라탕 등은 산청의 또 하나의 자랑이기도 하다. 현대적인 멋과 맛을 가미한 옛 시골장터는 도시에서만 생활한 사람들에게는 신선하게, 중년의 사람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볼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