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양 1번가 불고기/한창수 대표
2007-07-19 취재_노동진 기자
한국의 맛을 지켜나가며, 저렴한 가격과 전략적인 음식으로 승부한다
지난 2007년 6월 12일 울주군은 12일 불고기특구 발전 및 활성화를 위한 의견 수렴 결과 모두 72건이 검토 의견으로 접수돼 이달 중 사업 추진의 현실성 및 실현가능성 등을 검토해 종합적인 추진계획을 수립한다고 밝혔다. 이는 울주 내에서 한우불고기를 대단위로 활성화하려는 관심이 이를 반증하는 것이다. 특구지정 및 추진계획을 수립하게끔 물씬 양면으로 뛰어다닌 이가 있으니, 그는 다름 아닌 ‘언양 1번가 불고기’ 한창수 대표이다.
“물 좋고 공기 맑고, 온천과 자수정 동굴 등 관광의 메카가 될 만큼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는 언양을 세계적인 관광도시이자 우리고유의 불고기를 널리 알리는데 최선을 다하고 싶다”라고 작지만 큰 꿈을 꾸고 있는 한창수 대표는 단순한 식당경영의 차원을 넘어 불고기 연구가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식당업 20여 년...불고기 박사 탄생
지난 2007년 5월 21일 특허청으로부터 특허를 출원했던 ‘소떡불고기의 제조방법’과 ‘돈육떡갈비의 제조방법’의 특허증을 받았다. 이는 그동안 유래 없던 소식으로 불고기집을 20여 년간 운영하며,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연구한 결과다. 한창수 대표는 4년 전 기존의 석쇠불고기를 직접 구워서 손님에게 제공했는데, 상에 올릴 경우 반 정도는 식어 굳기 일쑤여서 불고기의 제 맛을 느낄 수 없는 사실에 착안하여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또 양념을 한 고기가 몇 시간이 지나면 처음 도축상태의 연분홍빛을 잃고 검게 변해 버려 손님들이 신선함을 의심하게 되면서, 오직 신선한 한우만을 고집하는 그의 자존심에 상처를 받게 됨에 따라 연구에 열을 올리게 되었다. 하지만 4번의 좌절을 겪으며 포기할 상황에 이르렀지만, 언양 한우를 세계 속으로 보급하겠다는 신념 하나만으로 열과 성의를 다해 뜻을 이룰 수 있었다. 한창수 대표는 “뼈를 발라내 숙성한 우육을 0.1㎜-0.3㎜ 가량 크기로 세절해 우육에 양념을 배합한 후 계란형태의 떡불고기를 제조한 것으로, 구운 상태에서도 부드러운 육질이 그대로 간직되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번에 개발한 ‘주먹떡갈비’는 냉장상태에서 보름 이상을 보관해도 신선함을 간직한 연분홍빛이 선명하게 나타나 있어 고객들의 반응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반영하듯 현재 ‘언양 1번가 불고기’의 프랜차이즈를 희망하는 사람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한창수 대표는 그의 자존심을 건 이 사업에 신중한 검토를 하고 있다.
한우의 우수성 세계로 알린다
언양도축장은 한우를 제외한 젖소나 수입소를 일체 도축하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한창수 대표는 이곳에서 직접 도축한 한우를 사용하기 때문에 믿을 수 있고, 여기서 오는 중간 마진이 생략되어 인근 업소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한 대표는 “FTA 협상으로 농장들이 울상을 짓고 있지만, 여기서 주저앉지 말고 한우의 우수성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수입산 대비 가격 경쟁력을 키우며, 한우를 이용한 불고기처럼 맛의 차별화 둔 다양한 음식을 선보여 한국의 위상을 드높이며, 역으로 한우를 수출하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시발점이 되는 건평 420평의 4층 건물을 오는 10월에 완공예정인 ‘언양 1번가 불고기’. 수용인원이 400~500여 명인 음식점으로 변모할 예정인 이 건물은 대연회장 및 회의실까지 갖추어 외국바이어와 상담 및 한국의 맛을 선볼 수 있는 기회의 장을 제공한다. 또 언양에 국내 유일한 대단위 불고기 공장도 유치하고, 전략적이며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상품을 개발하여 불고기하면 언양을 떠올릴 수 있는 도시로 탈바꿈하려는 야심찬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그의 불고기에 대한 열정과 노력으로 말미암아 체인점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상황에 한 대표는 “한우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이들을 중심으로 점차적으로 체인점 수를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경부고속도로와 국도 등 교통접근성이 뛰어난 언양·봉계불고기. 이 때문에 매년 가을 언양과 봉계 한우불고기 축제 때는 한우불고기 맛을 보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미식가들이 몰려든다. 이제는 시·군을 비롯한 정부에서 관심을 가지고 우리 전통먹거리를 지켜나가는 이들을 향해 손짓을 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