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석건축사사무소/윤덕원 건축사
2007-06-15 취재_양성빈 본부장/장선혜 기자
울산의 랜드마크로 환경과 문화예술이 어우러진 대형 프로젝트 추진
과거 우리나라는 아무 생각 없이 막 지어대던 개발의 시대였다. 그래서 건축설계와 시공 등 어느 분야든지 엄청나게 돈을 벌어들였던 시기이기도 하다. 다른 한편으로 도시공학은 등한시 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집의 개수 늘리기에 바빴던 시절이라 도시의 정상적인 발전이라든지 도시계획관점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즉 ‘선(先) 개발, 후(後) 계획’ 의 시절이었다. 그러나 현재에 와서 건축은 도시 계획에 맞는 질적인 부분으로 많은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아파트는 단순히 생활하는 주거공간을 뛰어 넘는 문화와 예술의 경지에 까지 이르고 있다.
한국경제의 성장을 이끌었던 대한민국 최대 산업도시 울산은 ‘압축 성장’의 이면에 ‘환경파괴’ ‘공해도시’라는 어두운 그늘을 드리웠다. 2007년 오늘의 울산은 어떤가. ‘공해도시’라는 과거의 오명 대신에 ‘생태환경도시’ ‘푸른 도시’로 도시 이미지가 확연히 변모했다. 공장으로 들어찼던 도심에는 공원이 들어서고, 녹지조성으로 도시 전체가 푸르름을 안고 있다. 울산의 이러한 변화 속에서 묵묵히 자신의 맡은 일을 진행해나가고 있는 초석건축사사무소 윤덕원 건축사는 푸른 도시 울산의 랜드마크를 꿈꾸는 건축물을 만드는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를 통해 울산의 미래와 도시의 발전 방향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각 도시의 환경과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건축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된 이후 각 도시마다 도시경쟁력을 강화하고 쾌적한 도시환경을 조성한다는 명분으로 수많은 개발계획들을 쏟아내고 있다. 이는 지방도시의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자칫 잘못될 경우, 재원만 낭비하고 도시를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만든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우리의 도시개발방식은 질적인 측면의 도시 관리보다는 단순히 물리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다는 측면에서의 정량적인 접근에 치중하여 왔으며, 이로 인해 도시의 정체성은 상실되고 아파트와 도로뿐인 판박이형 도시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도시의 정체성은 도시의 외적 이미지로서 수십 년 혹은 수백 년 이상 장기간에 걸친 도시 관리와 개발의 결과로서 나타나는 문화적 산물이다. 역사적인 장소나 건물들을 비롯한 오래된 흔적들이나 도시의 건물들과 가로환경에서 느낄 수 있는 도시의 분위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오랫동안의 계획적인 도시 관리로 뚜렷한 정체성을 가진 도시들은 그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풍요롭게 해 주며, 많은 인적·물적 자원들을 끌어들임으로써 강력한 도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도시개발은 기존의 문화 환경을 보존하는 동시에 새로운 도시의 문화 특징들을 잘 살려 지속적으로 조성함으로써 도시의 정체성을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서는 도시를 대표할만한 상징적 이미지를 갖추는 일이 중요하다. 이러한 상징적 이미지는 도시의 품격을 높여주는 동시에 도시를 오랫동안 기억하게 하는 주요 요소가 되며, 또한 시민들에게 자부심과 공동체 의식을 부여함으로써 도시의 구심체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상징적인 이미지로서 인물이나 역사적 유산이 되기도 하나 물리적인 시설로서의 랜드마크적인 도시공간과 연계될 경우 그 효과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로마의 콜로세움, 시드니의 오페라하우스, 파리의 에펠탑,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등은 대표적인 도시 랜드마크이다. 따라서 도시의 상징적 랜드마크에 대한 이미지 메이크업이 도시 정체성 확보의 주요 목표가 되어야 하며 내세울만한 특성이 없을 경우, 새로운 도시의 상징물 만들기가 도시 개발 시에 고려되어야 한다.
공업도시 이미지를 벗어난 녹색도시, 울산의 랜드마크 꿈꾼다
울산은 현재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이다. 젊다는 것은 성장하는 도시로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깨끗한 도시라는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울산은 한때 이 나라 경제부흥의 원동력이었으며 국가재건의 상징이기도 한, 그야말로 가난을 극복하기 위해 피땀 흘려 태화강의 기적을 이룩한 도시였다. 또한 당시 가장 인구 증가율이 높은 도시로 손꼽힌 곳이기도 했다. 아시아 대륙을 넘어서 세계 일류의 맘모스 생산 공장들이 모여 신도시를 건설한 명실상부한 산업수도이기도 하다. 인구 110만의 광역시일 뿐만 아니라 세계 20여 개국의 클라이언트와 기술자들이 가족들과 함께 생활하는 국제공업도시이며, 교육문화 환경도 이들이 살아가기에 부족함이 없이 갖추어진 도시로 탈바꿈 하고 있다. 한때 공해백화점이라는 오명을 쓰고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잠깐 머물렀다 갈 도시쯤으로 생각했지만, 지금은 우리의 꾸준한 공해 절감대책의 노력과 투자로 모든 문제들이 해소되어 가고 있다. 또한 문화의 불모지란 이름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괄목할만한 문화 인프라도 구축되었다. 울산은 열정과 낭만이 넘치는 성장하는 도시로 발전되고 있다. 그리고 먼 미래에 우리 후손의 행복과 번성을 축복할 수 있는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존하고 삶의 질을 중시하는 생명의 도시 울산으로 탈바꿈 되어 가고 있다. 이제는 공업도시로서의 이미지를 벗어나 녹색도시 울산으로 기억되는 랜드마크로서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이러한 가운데 건축물을 통한 울산을 대표할 수 있는 랜드마크로서 자리 잡는 프로젝트를 다각화하여 진행 중에 있다.
초석건축사사무소 윤덕원 건축사 인터뷰
“외형적인 화려함 보다는 인간내면의 삶을 표현하는 건축물로 승화시킨다.”
“사무실은 오픈한지 12년 밖에 되지 않았고 아직 배우고 있다는 자세로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20년 정도의 경력은 있어야지 건축적인 나의 생각을 건축물의 결과물로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덕원 건축사는 항상 겸손한 자세로 자신이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 지 잘 아는 것 같았다. “울산을 건축물의 가치가 높은 도시로 만들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건축가들 뿐 만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라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관광산업과 접목해 울산시민 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명소로 자리 잡아 울산하면 예술적이고 문화적인 건축물의 상징으로 인식 될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제는 주거형 건축도 단지 막연한 주거가 아니라 문화적인 공간과 공존하는 건축물 하나가 문화 예술의 작품으로 인정할 수 있는 인식이 필요하다. “무관심하게건축물이 이루어진다면 예술의 표현이 안 되고 훌륭한 건축가의 탄생도 막히게 되기 때문에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윤 건축사는 예전에 비해 수준 높은 인재가 많아 건축의 미래는 희망적이라 말한다. “외형적인 건축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내면적으로 인간의 삶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공간만 있다고 살아가는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와 함께 각 도시의 지역적 특성을 잘 살려 기억에 남는 강한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들어야 합니다” 현재 그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규모의 주상 복합아파트 건축을 추진 중이다. 이는 단순 주상복합이 아닌 도시의 문화 예술 공간으로 울산의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건축물이다. 그는 기존의 녹지에서 죽은 여천천을 살리고 조경으로 주변 환경을 만들어 환경개선과 지역개발을 이루는 지정한 건축가로 남고 싶어 했다. 앞으로 도시의 경쟁력은 단순히 산업화의 정도나 인구수가 아니라 얼마나 개성 있고 쾌적한 도시를 조성하였느냐가 주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고베, 후쿠오카 등 일본의 도시개발전략이나 안양의 아트시티 계획 등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그를 통해 울산만이 아닌 우리나라건축의 밝은 미래를 내다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