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난의 자화상

2007-06-04     취재_남윤실 기자
취업! 사회를 탓하기 전에 젊은이들의 의식변화가 무엇보다 중요
취업난 대기업만의 얘기, 중소기업은 입사 기피현상으로 인력난에 허덕!

젊은이들이 취업을 기피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회사에 입사하여 다른 사람들의 밑에서 일을 하지 않으려 하고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생기면 쉽게 포기하고 퇴사를 결정한다. 또한 어학연수를 핑계 삼아 취업을 미룬 채 도피유학을 떠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들을 탓하지 보다 예전과 다르게 이러한 학생들이 늘고 있는 현상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올바른 사회인으로서 일익을 담당할 수 있는 지도가 필요하다.

사상 최악의 취업난으로 인해 학생들은 취업의 어려움을 느낀다고 하지만 이것은 결국 대기업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이다. 중소기업들은 여전히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다. 충북 오창산업단지 내 위치한 H 회사는 2006년 대통령상 수상과 이노비즈 인증 받은 건실한 중소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일손부족으로 인해 물량을 제 시간에 맞추기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 회사만의 국한된 현상이 아닌 우리나라 제조업 대다수가 겪는 문제이다. 취업 준비생들은 자신의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쉬운 일로 돈을 벌려고 하고 정작 중소기업은 취업해당 명단에서 제외한 채 경기가 어려워 취업이 어렵다는 식의 사회 탓만 하고 있다. 이에 현 시점에서 취업난의 자화상을 꼬집어보려 한다.


중소기업 기피현상 심각
무려 82.5%의 중소기업들이 신규인력을 채용할 의사가 있다고 응답했지만, 희망인원을 전원 채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한 업체는 31.6%에 불과했다. 작년에 비해 건설과 소비재 부문을 중심으로 내수경이가 살아나고 있고 수출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기업들은 인력을 충원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나 경기호조세를 뒷받침할 인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국가는 이러한 속사정을 모른 채 취업난이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매 해를 거듭할수록 취업할 의사가 없고 구직활동도 하지 않는 15~24살 청년층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은 모른 채 말이다. 이제는 취업 실패보다 무서운 것이 ‘취업 포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을 지경이다. 우리는 여기서 그들이 왜 취업을 포기했는지와 취업을 하고서 조기에 퇴사를 결정하게 되는지에 대한 이유를 들어 보았다.‘힘이 들어서’일을 그만두게 됐다는 사람들이 가장 많았으며‘적성에 맞지 않아서’‘희망 임금보다 임금이 낮아서’등의 대답이 그 다음 순위를 이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었던 대답은 중소기업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었다.
지방에서 중소기업들은 운영하는 대표들은 지역에 대기업이 유치되는 것에 한숨을 쉬고 있다. 대기업보다 낮은 임금이라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과 중소기업에 대한 편향된 인식, 과도한 대기업 선호 등이 중소기업 인력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충남 충주에서 전기부품 업체를 경영하고 있는 이모 대표는“지역에 대기업이 들어서면 지역경제에 활성화되는 것에 도움이 되겠지만 만성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더욱 힘들어지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먼저 듭니다”라고 말했다. G 대학 건축공학과를 졸업한 전모 씨(30)는 취업준비를 2년 째 하고 있다. 그는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준비 중입니다. 중소기업에 들어가서 일을 하기엔 저임금이며 경력을 쌓는다고 해도 대기업에 들어가지 전에 경력을 쌓거나, 옮기기 위한 임시 거처 일뿐 장기적으로 중소기업에 있을 생각은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중소기업 자체적으로 개선점을 마련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불가피 한 현실이다. 중소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정부가 각종 유인책을 마련해줘야 하는 것이 급선무이다.


‘그냥 논다’이젠 용서 안 돼
학교를 졸업해 자립할 나이가 되었는데도 취직을 하지 않거나, 취직을 해도 독립적으로 생활하지 않고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20~30대의 젊은이들, 일명‘캥거루족’이라 불리는 청년들과 어른으로서 져야 할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성장을 거부하는 ‘피터팬증후군’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취업을 피하기 위해 휴학을 하거나 대학원에 가려고 하고 도피성 유학을 떠나려는 등 가급적 학생신분으로 남으려고 발버둥 치거나 어려운 현실에 맞닥뜨리게 되면 쉽게 취업을 포기하고 부모 신세를 지고 살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은 일시적 유행이나 한 세대의 돌출적인 행동이 아닌, 엄연한 삶의 방식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게 더욱 심각하다.
홀로서기를 못하는 젊은이들. 자기 삶에 대한 무책임함에 그들을 욕하기에 앞서 이러한 부류가 생겨나게 된 이유에 대해 철저히 분석해 보고 명쾌한 해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현상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부모님들이 자녀들을 과잉보호하여 독립심을 심어주지 못하데 있다. 부모님의 품안을 떠나는 것을 두려워하는 젊은이들은‘입사지원서를 낼 때 마다 부모님과 상의해야 한다고 답했으며 부모님이 입사기업을 전해주고 면접을 보게 한 적도 있다는 응답도 나오고 있으며 최종 입사 통지서를 받았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포기한 적이 있다, 면접 때 부모님을 동행한 적이 있다’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들의 스스로의 판단력과 의지가 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사를 했다고 해도 회사에서 근무가 과중하다고 느끼거나 힘들다고 느낄 때 바로 퇴사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김 인사과장은“각종 구인광고를 내서 겨우 채용해도 두세 달 만에 일을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뾰족한 방안이 떠오르지 않아 임금을 올려주고 복지수준 향상에도 힘을 쏟고 있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는 조금만 뭐라고 하면 일을 그만둔다고 할까봐 뭐라고 하지도 못하겠습니다. 잘못을 꾸짖을 수도 없이 아랫사람 눈치를 봐야 한다니...”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무조건 대기업에 입사하여 임금을 많이 받는 것에 여념하기 보다는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고 자신의 참신한 생각과 의견들의 회사 운영에 반영되는 곳에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예나 지금이나 더럽고(Dirty) 힘들고(Difficult) 위험한(Dangerous) 일을 기피하려는 것은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다. 제아무리 만인 평등에 기초한 민주주의 사회라 할지라도, 혹은 저마다 웰빙이나 삶의 고급화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져도, 항상 사회의 음지에서 남들이 기피하는 어렵고 힘든 일을 감당하며 눈물을 삼켜야하는 존재가 있기 마련이다. 음지에서 남들이 기피하는 일을 묵묵히 감당해주는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의 역사가 발전할 수 있었던 게 아니었을까? 편한 일을 찾기 전에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받을 수 있는 곳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작 자신은 허황된 생각으로 자신을 과대 포장하거나 무사안일주의에 빠져있지는 않은지 돌이켜 보고 내일을 향해 노력하는 젊은이, 패기 넘치는 젊은이가 되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