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의 상승 랠리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다

- 기저 코인들의 상승세 만우절 장난 해프닝으로 끝나지 않았다

2019-04-29     기고_이준구(KJ Global system 이사)

-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폭탄을 투척하다: 비트코인 ETF 승인’
- 만우절 장난 뉴스, 독자 반응 냉랭

[시사매거진=이준구 칼럼니스트]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하며 지난 2일 비트코인은 네이버 급상승 검색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4일 오전 7시5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5240달러로 전날보다 9.25% 더 상승했다.

코인마켓캡 자료 기준 비트코인은 최근 24시간 동안 소폭 하락 후 3% 가까운 회복세를 보이며, 5055달러까지 상승했다가 뉴욕시간 오후 3시20분 현재 2.9% 오른 5027달러를 기록했다.

상승 추세를 이어가는 현재까지도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견인한 요소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가격 상승을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분석을 제시하고 있다.

가격이 급등한 지난 2일, 상승세를 설명하기 위해 가장 먼저 등장한 요인은 ‘만우절 장난 뉴스’였다.

해외 경제 매체인 <파이낸스매그네이츠>는 지난 1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폭탄을 투척하다: 비트코인 ETF 승인’라는 제목의 기사를 송출했다. SEC가 반에크와 비트와이즈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했다며, MIT 교수 바이올렛 보딜레어와의 인터뷰 내용을 담았다.

사실 이 기사 끝에는 ‘행복한 만우절’이라 덧붙이며, 거짓 기사인 것을 밝히고 있다. MIT 교수로 소개된 바이올렛 보딜레어 역시 가상이었다. 그러나 이 기사가 SNS를 타고 진짜 뉴스인 것처럼 공유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파이낸스매그네이츠 해당 기사 제목에 만우절 가짜 기사임을 밝혔다. 그러나 가짜 뉴스를 접한 독자 반응은 냉랭했다. 해당 기사에는 ‘하나도 재밌지 않다’라는 댓글부터 ‘이런 진지한 매체가 만우절 장난을 치다니 믿을 수 없다. 책임져라’, ‘구글에 비트코인을 검색했을 때 첫 페이지에 나오는 게 이 기사라는 것을 알고 있나? 이런 장난을 치는 게 얼마나 무책임한 행동인지 알아야 한다’라고 비판하는 댓글이 달렸다.

만우절이 끝나도 비트코인 가격은 붕괴하지 않았다
5000달러 진입 여러 차례 시도, 계단식으로 우상향하는 추세 보여

현재 SEC는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비트코인 ETF를 여러 번 반려시킨 이력이 있다. ETF가 승인될 시 기관 투자자를 필두로 제도권 자금이 유입되어 비트코인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에, 많은 이들이 SEC의 비트코인 ETF 승인을 주목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 만우절 기사가 SNS에 공유되며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를 불러일으켰던 것이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만우절이 끝나도 비트코인 가격은 붕괴하지 않았다. 오히려 5000달러 진입을 여러 차례 시도하며, 계단식으로 우상향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업계는 다른 분석을 내놓기 시작한다.

홍콩 암호화폐 분석가 조셉 영은 기술적 분석을 통해 이번 가격 상승을 해석했다. 비트코인은 4200달러 부근에서 저항선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이 저항선이 붕괴하며 가격이 급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지난해 12월22일 전후, 올해 1월7일과 2월24일 전후 4200~300달러 저항대 돌파에 실패하며 가격이 하락했다.

조셉 영은 4200달러 근방에 8000만 달러(약 908억 원) 상당의 비트코인 매도 벽이 있었는데 이것이 흡수되며, 공매도 계약에 압박이 가해졌다고 분석했다. 암호화폐 선물 거래소 비트멕스에서만 이 부근에 5억 달러(약 5672억 원) 상당의 공매도 계약이 있었는데, 가격이 상승하자 공매도 계약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환매수를 실행해(숏 커버링) 포지션을 종료했고, 이것이 매수세를 자극해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는 것이다.

공격적인 매수세 근원을 추적하는 분석도 있다. <로이터>는 정체불명의 큰 손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주장하고 있다.

<로이터>는 BCB 그룹의 CEO 올리버 폰 랭스버그-사디에 말을 인용해, 지난 2일 코인베이스, 크라켄, 비트스탬프 세 곳의 거래소에 1억 달러 상당의 2만BTC 주문이 들어왔고, 한 시간 동안 거래량이 7천BTC에 상당했다고 밝혔다. 랭스버그-사디에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 주문이 이뤄졌다고 밝혔으며, 이를 바탕으로 매수세 배후를 알고리즘 펀드로 추측했다.

 

비트코인 상승 암호화폐 세계에서 결코 새로운 것 아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알고리즘을 이용하는 암호화폐 헤지펀드들 역시 이번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알고리즘 헤지펀드는 컴퓨터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을 설계하고, 이를 토대로 시장 가격을 분석해 자동으로 매매 주문을 낸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이후 새로 생긴 알고리즘 및 퀀트 펀드는 17개, 이는 전체 암호화폐 헤지펀드의 40% 수준이다.

펀드스트랫 글로벌의 암호화폐 분석가 톰 리가 소위 ‘비트코인 고래’들이 최근 비트코인을 다시 사들이기 시작했으며, 비트코인의 상승 랠리는 이제 막 시작됐을 뿐이라는 분석을 제시했다.

지난 4월 5일(현지시간) CCN에 따르면 톰 리는 비트코인이 16개월 동안의 조정에 불구하고 2019년 들어 꾸준히 축적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해석으로 톰 리는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 2만 달러에 달했을 당시 일부를 매도했던 초기 큰손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의 축적에 나서기 시작했다면서, 이러한 움직임을 최근 상승세의 요인으로 분석 했다.

또한 톰 리는 “소위 비트코인 고래들은 비트코인의 원래 소유주들 중 일부이며, 2만 달러에 비트코인을 처분했던 그들이 최근 다시 매수하기 시작했다”면서 “백트(Bakkt)와 같은 긍정적인 발전과 피델리티의 수탁 서비스와 같은 인프라 등에 시장이 활기를 얻었고, ‘드라이 파우더(미투자 자금)’이 실제로 많이 있다는 것이 입증됐다”고 강조했다.

비트코인 반감기와 가격을 연관 지어 해석하는 경우도 있다. 암호화폐 펀드를 운용하는 판테라캐피탈은 비트코인은 반감기 320~376일 이전에 추세가 전환되는 변곡점이 생긴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판테라캐피탈은 다음 반감기를 2020년 5월24일로 예상한다. 밝혔는데, 이에 따르면 2019년 6월10일 변곡점이 생기며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비트코인 가격 급등 원인을 추론하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왔다. 외환 매매 중개사 포렉스타임의 리서치 애널리스트인 루크맨 오트나가는 비트코인 가격 급등은 여전히 미스터리지만, 이러한 상승은 암호화폐 세계에서 결코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의견을 밝혔다.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간 의견도 있다. 암호화폐 뉴스레터 <크립토패턴즈>를 운영하는 존 펄스톤

은 비트코인이 6천 달러를 재도전하고, 이를 지지하는 지 확인해 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박영선 “암호화폐에 대한 정의를 내려 양성화 시켜야”

다시금 꿈틀거리는 코인 시장 속에서 한국은 여전히 규제의 끈을 풀지 않고 있으나 최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박영선 후보자는 지난해 1월 국회에서 열린 한국블록체인협회 창립식에 참석하는 등 블록체인과 암호화폐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입장도 분명한데, 박 후보자는 작년 블록체인 관련 컨퍼런스에 참석해 “대한민국이 4차 산업혁명의 전진기지가 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같은 신기술에 우리의 IT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암호화폐에 대해서는 양성화를 주문하기도 했으며, 그는 “하루 빨리 암호화폐에 대한 정의를 내려 양성화 시킨 다음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면서 “이미 많은 자산이 암호화폐로 이동하고 있고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암호화폐 투자를 시작했는데 우리 정부 태스크포스(TF)는 언제까지 암호화폐 연구만 하고 있을 것이냐”며 조속히 관련 조치를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물론 특정 부처 수장이 바뀌었다고 해서 정책 방향이 갑자기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 과 블록체인에 관한 정부의 태도가 워낙 완고하고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바뀌는 것이 없는 것을 봤을 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긴 하나 4차 산업의 핵심이 블록체인 기술이라는 것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기에 대한민국 정부의 방향에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