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신델라 “음악으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고 싶어요”

성악과 크로스오버, 밴드, 뮤지컬 등의 무대로 클래식의 대중화를 견인

2019-04-05     신혜영 기자

 

(사매거진252호=신헤영 기자) 클래식과 대중음악을 넘나들며 자유로운 음악세계를 펼치고 있는 소프라노 신델라. 여전히 한국인에게 대중음악보다 클래식은 낯선 음악이지만 그녀의 맑고 청아한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 좀 멀게만 느껴졌던 클래식이 어쩐지 친숙해진다. 그건 아마도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그녀만의 클래식 감성으로 재해석 해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성악가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말이 아닌 자신이 표현하는 음악이라고 말하는 신델라. 그런 그녀가 보여주고 들려주는 클래식은 대중들의 마음에 조금씩 조금씩 친숙하게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뮤지컬 ‘셜록홈즈’ 이후 6년 만에 ‘바넘 위대한 쇼맨’에서 ‘제니 린드’ 역으로 관객들을 만났다. 오랜만에 무대에 선 소감은 어땠나

좋은 작품에 좋은 동료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스웨덴 꾀꼬리’로 불리는 제니린드 역을 할 수 있어서 참 좋았어요. 성악을 전공했고 소프라노로 쭉 무대에 서왔기 때문에 제니 린드 역에 큰 애정이 갔거든요. 특히 함께 공연을 했던 유준상 씨와 박건형 씨를 비롯한 모든 배우들의 열정과 따뜻함에 정말 깊은 울림과 감동을 받았어요.

클래식은 대중들에게 조금 어려운 장르다. 대중음악처럼 친숙해지기 어려운데 신델라의 무대를 보니 어렵다고 거부감이 없더라. 성악과 크로스오버, 밴드,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신델라 씨가 추구 하는 음악적 색깔로 클래식도 친숙할 수 있다는 관념을 심어 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클래식을 해와서인지 클래식이 낯설고 어렵다고 생각했던 적이 없었어요. 그런데 유학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들어와 보니 주위에서 클래식하면 어렵고 낯설다는 얘기를 많이 하셨어요. 한 번은 단독공연 초대를 받았었는데 당시 어떤 곡을 부르면 좋을지 생각했어요. 그래서 오페라 아리아부터 대중가요인 ‘사랑밖에 난 몰라’ 등 제가 좋아하는 가요를 제 클래식 감성으로 불렀어요. 저는 노래가 좋아서 성악을 시작했는데 이왕 내가 좋아하는 노래한 번 해보자라고 생각했고, 그 때부터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프라노 신델라의 색깔로 부르고 있어요. 이후 KBS ‘열린음악회’ 크로스오버 특집편에 초대되어 출연했었는데 당시 기타리스트 함춘호씨와 함께 심수봉 선배님의 ‘사랑밖에 난 몰라’를 불렀었어요. 이렇게 자연스럽게 크로스오버 무대에 서고 있어요. 다른 것보다 내가 사람들하고 내가 좋아하는 노래로 소통하고 교감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려면 나도 좋아하고 사람들도 좋아하는 공통분모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렇게 오페라 아리아부터 시작해서 가요, 칸초네, 팝송을 저만의 스타일로 불렀어요. 편곡도 직접 다 했고 자연스럽게 시작하게 됐죠.
 

어린 시절부터 음악 했다고 했다. 그 시절부터 이탈리아 로마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졸업까지의 행보가 궁금하다

어릴 적 KBS 어린이합창단에 있었어요. 당시 작곡가 분이 눈 여겨 보시고 동요대회에 나가보자고 권해 MBC창작동요제에 나갔는데 ‘부채춤’이란 곡으로 대상 받았어요. CBS전국동요대회에서도 우승하면서 자연스럽게 성악가를 꿈꾸게 되었어요. 그렇게 예원학교, 서울예술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성악과, 이탈리아 로마의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을 졸업했어요.

산타 체칠리아 국립음악원은 조수미 씨가 졸업한 학교로도 유명한데 5년 과정을 2년 만에 조기 졸업했다. 유학 시절의 생활에 대해 좀 더 말해 달라

그저 열심히 했어요. 시문학, 그리스로마신화, 서양문학사 등 필기시험을 합격해야지만 마지막에 실기를 볼 수 있어요. 수업은 빠짐없이 엄청 열심히 들었어요. 그렇게 공부해서 시험 볼 때 4학년으로 월반시험을 봤고 운이 좋아 합격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물론 힘들 수도 있는데 저는 그렇게 느끼지 않았던 거 같아요. 주변에 좋은 친구들이 많이 있었거든요. 이탈리아 아침은 바에서 시작되요. 우리나라로 치면 카페죠. 이곳에서 크로와상과 카푸치노로 아침식사를 하며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해 학교에서 좋은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만나죠. 낯선 곳에서의 생활을 이길 수 있는 힘을 받았던 거 같아요. 그래서 학교생활도 잘 할 수 있었던 거 같고요.
 

신델라에게 음악이란 어떤 의미이며 어떤 음악인으로 대중들에게 기억되길 바라나

물 같은 거 같아요. 물처럼 너무 자연스러운 거. 나를 계속해서 지탱해주는 하나의 힘. 그렇게 생각해요. 어릴 적부터 음악은 저에게 자연스러운 거였거든요. 세상을 음악으로 따뜻하게 만들고 싶은 소프라노. 이렇게 기억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늘 어떻게 하면 내가 받은 사랑을 밝고 따뜻하게 전해줄 수 있을까 고민하죠. 최근 기타리스트 함춘호 씨와 함께 앨범 작업도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도 다양한 모습으로 신델라만의 색깔로 목소리를 통해 관객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저만의 음악을 보여주고 싶어요.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다한다면 제 바람이 이뤄질 거라 생각해요.
 

# 신데렐라처럼 밝게 자라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이 담긴 이름처럼 관객을 바라보고 무대에 섰을 때 가장 빛이 나는 신델라. 자신의 이름을 딴 델라벨라 밴드, 델라벨라 싱어즈와 함께 방송출연, 콘서트, 기획공연 등을 다양한 무대에 서며 맑고 청아한 목소리로 대중들과 소통하면서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