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수 개인전 ‘옻칠회화 언어(言語)로 세계(世界)와 소통(疏通)하다’
4월 2일부터 4월 30일까지 갤러리카페 질시루(종로구 돈화문로 71)
[시사매거진=하명남 기자] 옻칠이란 전통 소재를 회화의 영역으로 재창조한 옻칠회화 언어로 세계와 소통하고 있는 전인수 개인전이 4월 2일부터 30일까지 종로구 돈화문로에 소재한 갤러리카페 질시루에서 열린다.
‘과거로부터의 선물…’
“과거가 없이 현재를 살 수 없고 과거에 머물면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 존재에 대한 단순한 진리에서 전인수 작가는 세계를 마주하는 소통의 근원을 찾아냈다. 과거로부터, 한국인으로부터 잉태된 자신의 존재에 대한 근원적 성찰이 그의 작품 활동의 근간으로 탄생했다. 주로 해외에서의 작품 활동을 이어온 작가는 더더욱 자신의 Origin(근원)에 대한 물음과 정체성에 대해 고민할 수 밖에 없다. 고민의 끝에서 과거로부터 미래를 여는 소중한 선물을 얻었다.
‘미래를 여는 열쇠…’
옻칠(natural lacquer), 많은 사람들이 전통이 고루하고 진부하다고 여기는 그 순간의 지점에서 작가는 미래를 여는 열쇠를 얻었다. 이미 우리의 선조들은 옻칠의 내구성과 우수성을 알았기에 무기, 건축물, 가구, 집기류에 사용했다. 비록 얼마 전의 일이다. 그러나 급속도로 넘쳐나는 서구문화에 우리는 생활모습, 습관들도 그들처럼 바뀌고 우리의 것은 그저 고쳐야 할 고리타분한 것들로 치부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결코 그들이 될 수 없고 인류는 또한 그것을 바라지도 않는다는 것에서 다시 자신의 존재와 세계 속의 작가의 정체성, 바로 옻칠(natural lacquer)을 주목한 이유다.
‘옻칠회화 언어(言語)로 세계(世界)와 소통(疏通)하다’
전통공예의 옻칠은 작가에게로 와서 그 자체로 머물지 않는다. 옻칠이라는 과거로부터 얻은 소재로 회화작품에 적용한 것은 탁월한 한 수다. 기존의 유채나 아크릴 작업과는 판이하게 다른 색감과 깊이, 고급스러운 독창적인 아름다움까지 거기에 옻칠의 보존성까지 더하니 세계에 이만한 작품이 또 있을까. 땅속에서 수천 년을 지나도 썩지 않는 반영구적인 재료인 옻칠, 재료가 지닌 물성이 거의 변하지 않은 채 최초의 재질이나 색깔이 온전하게 유지된다. 작가는 드디어 옻칠회화 언어(言語)를 장착하고 세계(世界)를 겨누고 있다.
“우리가 세계 속의 일등인 게 몇이나 될까?, 그 중에 우리다운 게 몇이나 될까? “
전통공예인 옻칠을 회화의 영역으로 확대하여 세계에 자랑스런 한국회화의 우수성을 설파하고 있는 전인수 작가의 개인전이 새롭게 탄생한 ‘돈화문로 문화랜드마크’ 갤러리카페 질시루’에서 4월 2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봄 빛 완연한 4월, 왕의 거리 돈화문로에 문화의 향내가 그윽하다. 돈화문로는 창덕궁, 종로3가 그리고 요즘 핫플레이스 익선동에서 이어진 한옥, 한식, 국악, 한국영화, 박물관, 조선시대 방범을 위한 서순라길 등 다양한 전통문화유산이 즐비한 곳이다. 올해로 설립 20주년을 맞은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대표 윤숙자)는 왕이 거닐던 돈화문로의 새로운 문화 중심을 선언하며 ‘돈화문갤러리’와 ‘갤러리카페 질시루’를 오픈했다. 전인수 작가의 개인전은 ‘갤러리카페 질시루’의 세번째 전시다. 향기로운 꽃차와 전인수 작가의 옻칠회화와 함께하는 고급스런 봄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