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잊지 말아요’ 디테일한 설정 통해 인물과 감정 몰입도 높여...현실적이면서도 특별한 감성과 여운 선사
[시사매거진=박한나 기자] 영화 마니아들 사이에서 ‘나를 잊지 말아요’가 주목을 받고 있다.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는 예쁘게 꾸며진 판타지적 사랑이 아닌 공감대와 리얼리티가 살아 있는 동시대적 감성의 멜로를 만들기 위해 도시적이면서 현대적 공간, 인물의 내면과 상황을 반영하는 비주얼에 공을 들였다.
수 많은 사람들이 바삐 지나가는 도심 한복판, 석원이 살아가는 고층 아파트를 비롯 빌딩들이 주는 차가운 이미지는 기억을 잃은 남자 석원의 쓸쓸함과 외로움을 대변하고, 이와는 달리 옥상에서 바라본 도심의 아름다운 야경과 햇살이 가득 드는 공원 등 남녀가 사랑에 빠지고 가까워지는 과정은 가장 아름답고 따뜻한 빛으로 표현, 사랑과 고독함이 공존하는 <나를 잊지 말아요>만의 이미지를 포착하고자 했다.
특히 스스로를 과거와 단절시킨 석원의 심리는 수많은 사람들과 같은 건물에 살고 있지만 문 하나를 통해 완벽하게 차단되는 고층 아파트라는 공간을 통해 표현하고, 석원과 진영이 행복과 아픔, 치유와 상처를 공유하는 주요 공간인 아파트 내부는 레드와 블루톤의 조화와 소통과 단절을 동시에 상징하는 큰 창으로 표현하는 등 디테일한 설정을 통해 인물과 감정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그리고 서로를 보듬어 가는 석원과 진영의 사랑에 따스하고 섬세한 감성을 입히는 작업은 <광해, 왕이 된 남자>로 대종상영화제 음악상을 수상한 바 있는 모그 음악감독의 손길을 통해 완성되었다. <악마를 보았다> <도가니> <화이 : 괴물을 삼킨 아이>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스토리와 인물의 감정선을 따라 흐르는 세련되고 감각적인 음악을 선보인 바 있는 모그 음악감독이 창조해 낸 음악은 극의 감성을 한층 끌어올리며 스토리의 깊이를 더한다.
이윤정 감독은 “비주얼과 음악에서도 도시의 차가운 감성과 두 남녀가 지닌 따뜻한 정서가 함께 공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물들이 처한 상황, 감정의 변화를 최대한 자연스럽게 그려내고 싶었고, 이를 통해 몇 년 후에 다시 봐도 좋은 현대적 감성의 멜로를 만들고자 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디테일한 연출, 감각적인 영상과 음악이 결합한 <나를 잊지 말아요>는 현실적이면서도 특별한 감성과 여운을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