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무천 ‘우리가 서로 알 수 없었던 시간’(김아라 연출) 개최
2019년 2월 20일 ~ 24일 평일 8시 토,일 4시 (총5회) 서강대학교 메리홀
[시사매거진=하명남 기자] 침묵은 강력한 언어가 된다!
파격연극의 대명사인 <관객모독>과 영화 <베를린 천사의 시> 원작자인 오스트리아작가 <페터 한트케 Peter Handke>의 <우리가 서로 알 수 없었던 시간 Die Stunde, da wir nichts voneinander wußten』(1992)>은 대사가 없다. 이 희곡은 마치 영화큐시트같이 장면과 시간 그리고 느낌만 가득하다.
일본의 전설적인 작가 오타쇼고 (1939-2007) 의 침묵극 4부작 <물의 정거장><바람의 정거장 ><모래의 정거장> <흙의 정거장>을 연출한 중견연출가 극단무천의 김아라가 5년만에 또다시 ‘언어’가 없는 연극으로 돌아왔다. 비언어극이라고 정의할 수 있는 이 연극은 정극을 벗어나 다소 실험적인 요소가 가득하다. 배우들은 무대위에서 걷고 뛰고 멈추기를 반복한다, 한명의 배우는 많게는 20개 넘는 캐릭터로 등장하고 갈아입는 옷만해도 수십벌이다. 이 연극을 보는 내내 관객은 눈앞에 순식간에지나가는 인물들을 세어봐야 할 것이다.
꼭 대사가 있어야하나요?
이미 ‘정거장 시리즈’로 무대 위 존재가능한 모든 미학을 제시한 연출가 김아라는 텅 빈 광장을 주인공으로 시간과 공간, 움직임과 시선, 걷기의 세기, 느림과 찰나 등 시공간을 마치 위에서 4차원적으로 내려다보듯 연출하고 여기에 빛과 영상 음악 등의 시청각의 모든 감각적인 장치를 구사하여 한편의 비언어총체극을 만들어냈다.
광장연극 - 무언의 관찰자
연극 <우리가 서로 알수 없었던 시간>은 제목에서 시사하듯 수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는 임의의 광장에서 비껴가는 시간들이 주인공이다. 그 광장에는 노숙자가 있다. 그는 작가의 경험처럼 그 광장에서 지나가는 사람을 보는 사람이다. 그는 관찰자이면서도 동시에 그 광장을 지키는 유일한 사람처럼 보인다. 그러나 비껴가는 사람, 그룹으로 등장하는 사람들과 전혀 별개의 또 한 사람일 뿐이다.
160명의 캐릭터를 지켜보는 광장속의 노숙자 정동환 !
이 연극은 그 광장을 지나치는 수많은 인간 군상들을 광장의 노숙자의 시선으로 다룬다. 바로 그 한 사람의 시선에 비치는 현실과 비현실 혹은 꿈을 통하여 이 세상의 고독과 소외, 불통과 대립된 양상을 나열한다. 그러나 그 어느 곳에도 속하지 못하는 노숙자가 인간이 되고 싶으나 결정하지 못 하고 거리를 배회하는 천사였음을 알게 되는 것은 연극의 종결 부분이다. 이러한 반전이 이루어지며 이 연극은 이 사회가 처한 현실을 비극적으로 바라보는 연출자의 시선을 대변한다.
극단무천 ‘우리가 서로 알 수 없었던 시간’(김아라 연출)은 오는 2월 20일 ~ 24일 평일 8시 토,일 4시 (총5회) 서강대학교 메리홀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