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돈 연구회/김종필 회장
2007-02-20 취재/최성욱 기자
한약재 첨가사료 등 명품 돈육생산을 위한 돼지복지실현
수입개방에 따른 돈육시장 국제화와 대일돈육 수출중단 등 양돈 산업에 위기가 닥쳐왔다. 돼지가격이 한때 안정세를 보였으나 최근 소비부진 등으로 다시 하락세를 보여 양돈농가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가격형성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이러한 시점에서 수입산 쇠고기가 들어오면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국내산 돼지고기의 지속적인 소비촉진운동을 통해 농가수익에 대한 보장과 함께 선진화된 양돈을 도입해 수입개방에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등 재래식 농가에 대한 지자체의 관심으로 보다 낳은 환경에서 안전하고, 깨끗한 시설확충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함과 동시에 농가의 노력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지난 10여 년간 차별화된 돈육생산을 위한 농가들과의 노력으로 명품브랜드 아이포크 돼지고기를 만들어 어려움에 처한 양돈 산업을 돼지고기 명품화 선언으로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곳이 있다. 경기도 양돈 연구회의 김종필 회장은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전반적인 양돈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것 외에도 모범사례로 손꼽혀 직접만나 자세히 알아봤다.
친환경적인 돼지사육
경기도 양돈 연구회는 1996년 경기도 농업기술원의 기술지원으로 이루어진 학술단체로 225농가로 결성되었다. 이는 수입개방에 앞서 고품질 돈육을 생산하는 등 자체적인 경쟁력 확보와 고객확보를 위한 전략적인 농가발전 목적을 가진 모임으로 김종필 회장을 주축으로 형성되었다. 이후 2002년 54농가를 선별한 후 아이포크 영농조합 법인을 세우고, 완벽하고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34농가를 시작으로 차별화된 경영전략을 내세워 현재 명품브랜드의 자리에 올라왔다.
아이포크 영농조합이 돼지고기 명품브랜드로써 하루 150여 마리의 돼지를 출하하며 소비자들에게 선택되기까지는 우수종돈이 최고급 돈육 생산의 기초라 여기고, 뛰어난 종돈확보를 위한 노력을 통해 종돈을 통일했다. 또한 보통의 사료와 다른 한약사료(인삼, 당귀, 홍삼, 영지, 감초 등 40여종의 한약재 및 부산물혼합)를 급여한다. 이후 사육관리프로그램 통일을 진행했지만 각 축산 농가마다 생산된 고기 맛의 통일이 이뤄지지 않아 고심하던 중 물의 중요함을 깨달아 정수기를 설치하고, 이를 통해 공급받은 물만을 사용하고 있다.
그 결과, 돼지 고유의 냄새를 제거할 수 있어 완벽한 축산환경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다. 이렇게 사육환경을 통일한 돼지들은 정수기 물과 자체 한약공장(아이포크시스템)에서 연구 개발한 한약재를 넣어 특별히 제조한 아이포크 환경사료를 100일 이상 급여는 물론 4개월 이상이 지나야만 브랜드로 소비자들에게 판매될 수 있다. 이외에도 무항생제 돈육 생산을 위해 항생제의 1,000배의 효과를 내는 벌독을 사육돼지에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기도 양돈 연구회에서 생산한 아이포크 돼지고기는 수도권 일대 소비층이 가장 선호하는 최고급 돼지고기로 매출이 급상승하여 최근에는 가구당 평균 3억 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등 농가에서는 복 돼지로 통하고 있다.
아이포크 영농조합의 이 같은 성과에 대해서 김종필 회장은 “지난 수년간 브랜드 인지도가 낮아 생산원가 이하의 가격판매에도 진실은 언젠가 통한다는 일념으로 아이포크를 믿고 따라준 34농가 가족들 덕이 큽니다”라고 전했다.
특히 2007년 황금돼지 해를 맞아 매출이 크게 늘 전망이어서 그동안 철저히 규제해온 경기도 양돈연구회 참여 농가도 엄정한 심사를 거쳐 점차 늘려나갈 전망이다.
생산부터 판매까지 원스톱서비스
아이포크 영농조합에서 판매하는 돼지고기는 철저한 위생사육장에서 친환경한약재료 생산부터 판매까지 전부 통괄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생산자 실명화제도를 도입하고, 생산자부터 소비자까지 믿고 거래할 수 있는 높은 신뢰도를 쌓아 소비자들로 하여금 명품브랜드로 인식되어 있다. 현재 수도권지역 5개 학교에서 아이포크 돼지고기를 쓰고 있으며, 앞으로도 학교 급식업체를 더욱 늘려 학생들이 질 좋은 돼지고기를 먹을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이외에도 전문식당 40개소, 전문판매점 50개소, 일반매장 40개소 등 총 130여개 업소에 직접 공급되고 있으며, 앞으로 전국 판매망을 형성해 대형 유통업체의 횡포에 대응하기 위해 직판매장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이외에도 앞으로 현재 54농가에서 더욱 엄격하고 까다로운 선정과 철저한 관리를 통해 참여 농가를 확대할 방침이다.
아이포크 영농조합의 성장은 여기서 머물지 않고, 자체 수익금 중 일부를 재투자한 교육프로그램 중 하나로 2006년 5월 친환경의 메카로 불리는 독일의 양돈 농가를 1주일간 견학하기도해 축산선진국에 대한 현장경험을 통해 농가들의 자발적인 발전을 갖게 하고 있다. 또한 돼지를 가장 건강하게 키워 내는 것이 바로 친환경으로 생각하고, 인위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최상품의 돼지고기를 생산해내기 위해서는 농가의 의식이 중요하기 때문에 자체적인 교육을 통해 양돈농가로서의 책임감을 심어주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이 늘어나 브랜드의 인지도가 더욱 높아졌을 때 조합이 더욱 힘을 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김종필 회장은 “소비자들에게 아이포크영농조합에서 생산되는 돼지들이 차별화되었다는 것을 적극 홍보하고, 맛으로 승부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가겠습니다”고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 아이포크 영농조합의 우수한 기술이 타 농가에 보급되는데도 노력을 기울여 국내 양돈 산업의 전반적인 수준의 향상과 환경개선에 앞장서 축산선진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경기도 양돈 연구회 김종필 회장 인터뷰
“공정한 경쟁을 통해 세계 명품브랜드 아이포크로 만들겠습니다.”
아이포크 영농조합 법인이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브랜드 인지도를 알리고, 유통을 하는 부분이었다. 초기에는 대형 유통점의 여러 번 거절 후에 회원 부인들까지 직접 어깨띠를 두르고 시식회를 개최해 소비자에게 자신이 생산한 돼지고기에 대해 홍보하는 등의 열성적인 노력으로, 직판매장을 늘려나가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대형유통이 가능한 하나로 마트의 입점을 확보하는 쾌거를 올리고 있다. 아이포크 영농조합 법인을 이끌어오면서 생산자 브랜드도 대형 유명 브랜드에 밀리지 않고 꾸준히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올해 연말에는 지금까지 아이포크가 축적한 생산자 브랜드 발전 노하우를 매뉴얼화한 책자도 발간을 했다. ‘생산자 브랜드에게서 가장 큰 취약점은 생산과 유통을 함께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품질에 자신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는 소비자들이 알아준다’는 내용이다.
브랜드는 만드는 것보다 어떻게 철저하게 관리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이를 토대로 앞으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돼지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는 것은 물론 많은 유통망을 확보해 소비자들이 어디에서나 아이포크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