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녹소연 "환경부, 1회용 비닐봉투 대체품 확대 대책 즉각 시행하라"

성명서 발표하고 1회용 비닐봉투 대체품 확대를 위한 대책 촉구

2019-01-17     홍승표 기자

[시사매거진=홍승표 기자] 사단법인 녹색소비자연대(이하 녹소연)가 17일 환경부를 향해 1회용 비닐봉투 대체품 확대 대책을 즉각 시행해 줄 것을 요청하는 성명서를 냈다. 

성명서에서 녹소연은 "정부의 비닐봉투 사용 금지 정책을 적극 지지하지만 정책의 성공과 생활 속 정착을 위해서는 종이봉투, 장바구니 대여 등 1회용 비닐봉투 대체품 확대를 위한 대책을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녹소연이 낸 성명서 전문이다.

 

2019년 새해 1월 1일부터 대형마트와 매장 크기 165㎡ 이상의 슈퍼마켓에서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되며 빵집 등에서도 비닐봉투를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게 되었고, 3월까지 계도기간 운영 후 위반 시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예정이다. 환경부가 개정한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 올해 1월 1일부터 적용되기 때문이다.

1회용 비닐봉투가 분해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0년인데 우리 국민이 한 해 동안 사용하는 1회용 비닐봉투는 모두 210억장 규모라 국민 1인당 1년간 414장을 사용하는 셈이다. 이는 유럽 평균 198장의 2배가 넘고, 환경선진국인 독일의 70개, 아일랜드의 20개, 핀란드와 덴마크의 4장과 비교하면 엄청난 남용이다.

우리는 작년 4월 폐비닐수거 거부를 중심으로 한 재활용 대란을 겪으며 플라스틱 쓰레기의 문제, 특히 폐비닐로 인한 사회·환경문제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값싸고 편리한 플라스틱의 유혹을 떨치지 못하는 한 경제와 환경의 문제를 넘어 인류의 생존과 삶의 질이 심각한 위협을 받는다는 사실과 함께, 재활용도 좋고 재사용도 좋지만 가장 먼저 쓰레기가 덜 나오도록 정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시민들이 동참해야 한다는 인식에 도달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번에 시행되는 정부의 1회용 비닐봉투 사용금지 정책을 적극 지지한다. 오히려 시급히 여건을 마련해 165㎡ 미만 동네 구멍가게, 편의점과 제과점 등 타 영업점까지 대상을 확대하는 전면적인 시행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언론을 통해 들리는 현장의 목소리는 우리의 기대와는 딴판이다. 제도 자체를 알지 못해 여전히 1회용 비닐봉투가 제공되고 있는 매장이 상당수이고, 불편과 불만을 호소하는 소비자와 부담을 느끼는 상인의 목소리가 들린다. 정부는 제도 시행 초기라 홍보가 부족한 것을 가장 큰 이유로 들지 모르겠지만 근본적으로는 1회용 비닐봉투를 대체할 방법을 정확하고 광범위하게 마련하여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회용 비닐봉투 사용을 금지한다고 해서 모든 소비자가 갑자기 장바구니를 들고 매장에 가지는 않는다.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사용을 권장하고 홍보하면서도 장바구니가 없는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체품이 제공되어야 하는 이유이며, 이번 정책 시행 과정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이기도 하다. 연간 국민 1인당 1회용 비닐봉투 사용량이 단 4장인 핀란드의 경우 매장에서 썩는 비닐봉투와 종이봉투를 유료로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홍보에서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서 1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된다.’는 내용과 ‘위반 시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단속과 규제의 언어가 중심일 뿐이다.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마트 등 장바구니를 잊고 매장에 온 소비자를 위해 장바구니를 대여하는 대형마트들의 발 빠른 대처와 비교되는 장면이다.

2030년까지 플라스틱 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정부의 정책이 아무리 좋아도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없으면 무용지물일 뿐이다. 값싸고 편리한 1회용 비닐봉투의 사용을 줄이려면 환경과 우리의 미래를 위해 불편을 감수하고 비용을 더 지불하겠다는 소비자의 인식 전환과 함께 가급적 소비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정부의 조직적이고 치밀한 대책이 수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1회용 비닐봉투 사용금지 정책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 정부가 종이봉투, 썩는 비닐봉투, 장바구니 대여 등 대체품의 확산을 위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여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

환경부는 165㎡ 미만 동네 구멍가게, 편의점과 제과점 등 모든 영업점에 1회용 비닐봉투 사용금지가 확대될 수 있도록 정책의 성공적인 정착에 만전을 기하라!

환경부는 종이봉투, 썩는 비닐봉투 제공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여 시행하라!

환경부는 롯데마트, 홈플러스, 이마트 등이 시행하는 장바구니 대여가 슈퍼마켓과 편의점, 구멍가게까지 확대되도록 방안을 마련하여 시행하라!

(사)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는 향후 1회용 비닐봉투 사용 금지가 시행되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에 대한 현장 조사를 통해 정책 시행 과정을 모니터링할 것이며, 종이봉투 · 썩는 비닐봉투 등 대체품의 확산을 위한 정책 연구와 함께 시민 의식조사와 장바구니 들기 홍보 등을 통해 1회용 비닐봉투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시민들과 함께 할 것이다.

2019. 01. 17

(사)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