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알바족’이 는다
2007-01-07 글/신혜영 기자
평일엔 직장인, 주말엔 알바족…소득 극대화와 고용불안으로 두 가지 직업 선호
주5일근무제가 지난 7월1일부터 100명 이상 종사자를 둔 기업에까지 학대 적용 되면서 주말과 휴일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전보다 쉬는 날이 많아졌지만 여가를 즐기기 힘든 직장인들이 용돈이나 생활비를 더 벌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을 두고 이른바 ‘알바족’ 또는 ‘투잡족’이라고 부른다. 취미생활과 자기계발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계속되는 경기침체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아르바이트를 구하고 있는 ‘생계형 알바족’이 대부분이다.
지난 7월부터 주5일근무제가 확대 실시됨에 따라 123만4,000명의 근로자가 새롭게 주5일근무제의 적용을 받았다. 전체적으로 근로자의 30%가 적용된 수치로 주5일근무제 대상기업이 매년 확대됨에 따라 앞으로 주말 아르바이트를 원하는 직장인은 점점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직장인들 45.9%, 주말 알바 희망
아르바이트 전문사이트 알바루트(www.albaroot.com)는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사이트에 등록된 이력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주말 아르바이트 희망자 9,762명 가운데 약 31.2%인 3,124명이 직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주말 아르바이트를 희망한 직장인이 2,140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무려 45.9%(984명)나 늘어난 수치다.
비정규직 근로자인 최모(41) 씨는 자녀들의 교육비를 벌기위해 주중 야간에 대리운전을 하고 있다. 최씨는 지난 7월1일부터 주5일근무제가 확대되면서 금요일 밤부터 휴무일인 토요일 새벽 5시까지 대리운전을 한 뒤 일요일 늦은 오후에 다시 아르바이트를 한다.
최씨는 “주5일근무제가 확대되면서 손님이 가장 많은 금요일 밤에서 토요일 새벽 사이에 대리운전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일요일에도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어서 가계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된다”고 말했다.
강릉의 전모(37) 씨 역시 현재 비정규직으로 근무하고 있는 탓에 현재의 소득으로는 아이들의 교육비 마련도 빠듯하다. 전 씨는 현재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야간에 대리운전을 하고 있다.
주5일 근무제 시대를 맞아 직장인들이 주말 아르바이트 하기위해 나서고 있는 것은 이젠 낯선 풍경이 아니다. 앞으로 ‘알바족’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강원대 김재훈 사회학과 교수는 “주5일근무제를 맞아 직장인들이 소득 극대화와 고용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두 가지 직업을 선호하고 있다”며 “당초 삶의 질 개선과 자기능력 계발이라는 취지와는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르바이트도 경쟁력 있게
그렇다면 경제적 여유를 얻고 취미생활과 자기계발을 겸할 수 있는 주말 아르바이트에는 뭐가 있을까.
아르바이트 전문사이트 핫알바(www.hotalba.co.kr)에서는 주5일 근무 직장인들을 위한 아르바이트를 다음과 같이 추천한다.
▲자신의 전공을 살려라. 의상을 전공한 지모(28) 씨는 주말이면 자신이 만든 티셔츠를 들고 신촌 대학가로 나간다. 작은 매대를 놓고 자신이 직접 만든 옷을 팔기 위해서다. “제 전공을 살리면서 할 수 있는 일이라 힘들지 않아요. 경험도 쌓고 수입도 올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 좋죠. 무엇보다도 본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일이라 현장에서 트렌드를 파악하는데 매우 좋아요”라고 한다.
자신의 전공을 살리는 전문 프리랜서 아르바이트는 자기계발에 도움이 되며 전문성을 브랜드화하여 경쟁력을 높여 고소득을 얻을 수 있다. 관리직의 경우 주중에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에서 일하고 주말이나 자투리 시간에 벤처기업 관리업무나 프레젠테이션용의 전문적인 파워포인트 제작 경험자를 찾는 단기 아르바이트도 가능하다. 웹 디자이너의 경우 중소규모의 온라인 쇼핑몰이나 기업 홈페이지 제작, 혹은 온라인 쇼핑몰에 게재할 제품 사진을 보정하고 등록하는 재택근무가 가능하다. 어학실력은 좋다면 무역회사도 좋다. 해외 바이어와의 전화통화, 서류작성, 이메일 작서 등의 업무를 아르바이트로 할 수 있다.
▲취미를 살려라. 평소에 자신이 관심 있어 하고 즐겨하던 일에 도전해보는 것도 좋다. 그 중 취미를 살린 아르바이트는 취미활동을 하며 돈을 벌 수 있어 직장인들에게 더욱 인기 있다. 사진촬영에 자신이 있다면 예비부부 야외촬영이나 쇼핑몰 상품촬영을, 악기 연주에 자신이 있다면 카페나 예식장에서 공연도 가능하다. 또 수영이나 수상 스키 등 레포츠에 자신이 있다면 보조 강사도 가능하다.
평소 사진촬영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최모(35) 씨는 주말에 출장 베이비 촬영서비스를 하고 있다.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서 수익도 좋은 편이고 무엇보다 사진 찍는 취미를 즐길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창업 준비를 하라. 창업을 계획한다면, 직접 해당분야에서 노하우를 쌓은 후 창업하는 것이 성공의 지름길이다. 젊은 직장인을 겨냥한 베이커리카페나 커피숍, 가족 외식에 맞는 테마형 식당, 멀티형 편의점 등의 복합매장, 웰빙코드에 맞춘 전문식당과 유기농 점포, 젊은층이 선호하는 퓨전주점 등이 최근 인기다. 판매, 운영, 서빙, 주방보조, 배달 등의 업무를 직접 하며 실무를 경험하고, 체계적인 창업 계획을 세워 본다. 아울러 온라인 쇼핑몰 창업을 원한다면 해당분야 온라인 쇼핑몰 운영 아르바이트를 먼저 해보고 시장성, 수익성, 효율적인 운영방안 등을 따져보는 것이 좋다.
핫알바의 임지호 팀장은 “주말 아르바이트를 단순히 돈 버는 것으로만 생각하면 직장과 아르바이트 둘 다 실패할 수 있다”며 “자기계발과 취미활동, 미래를 위한 준비 등으로 활용하는 것이 보다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요즘 뜨는 아르바이트 뭐가 있을까?
직장인들 사이에선 주말을 이용해 적은 시간을 투자하고도 높은 수입을 올리는 좌담회 아르바이트나 웨딩헬퍼, 미스터리쇼퍼 등이 인기다. 좌담회 아르바이트는 직접 상품을 써보고 그 자리에서 상품에 대해 진행자의 질문에 대답하는 방식으로 설문지를 작성하기도 한다. 웨딩헬퍼는 신부 옆에서 신부가 결혼식을 잘 마칠 수 있도록 보조해 주는 역할로 신부 의상이나 화장, 헤어 연출에 대한 기본적 지식이 필요하다.
미스터리쇼퍼는 고객을 가장해 매장 직원의 서비스 등을 평가하는 직업으로 매장을 직접 방문해 점원의 친절도, 청결상태, 판매기술, 사업장의 분위기 등을 평가한 후 개선점을 제안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이다.
그 밖에 주5일근무제 실시 이후 파티 문화가 양산되면서 파티도우미도 주말 아르바이트로 인기다. 말 그대로 파티의 원활한 진행을 돕는 파티도우미는 보수가 높진 않으나 파티매너를 배우고 즐기면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