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매 출품된 도난 불화, 오늘 환수식 가져
조계종·문화재청 업무협약 후 거둔 성과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자승스님)과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협력을 통해 미국 경매에 출품된 도난 불화인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東岳堂在仁大禪師眞影)’을 환수하고 오늘 오후 2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환수 공개식을 갖는다.
대한불교조계종은 도난문화재 환수를 위해 1999년부터 자료축적을 해오며, 꾸준하게 환수활동을 해왔다. 문화재청도 국정과제인 ‘문화재 환수활동 강화’를 통한 역사 정체성 회복과 국민 자긍심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힘쓰고 있다.
그 결과 대한불교조계종과 문화재청은 지난해 10월22일 ‘불교 문화재 도난예방 및 회수를 위한 협약’을 체결했으며 이번 불화 환수는 두 기관의 업무협약 이후에 거둔 최초의 성과이다.
‘동악당재인대선사진영’(비단 채색, 97㎝×65㎝)은 18세기에 활동했던 승려인 ‘동악당재인대선사’를 그린 초상화로, 전라남도 순천시 소재 선암사 진영각(仙巖寺 眞影閣)에 보관돼 있었던 것이다.
현재 고승을 그린 초상화인 진영(眞影)에는 남아 있지 않지만 도난되기 이전 불화에 기록된 명문인 화기(畵記)에 ‘乾隆三年癸亥二月○日(건륭3년 계해2월○일)’이라고 기재돼 있어 제작연대(1738년)를 알 수 있는 가장 이른 시기의 진영으로 평가된다. 건륭(乾隆)이란 청나라 고종 건륭제의 연호를 의미한다.
문화재청은 지난 3월 미국인 A씨가 B 경매소에 이번 진영(眞影)을 출품한 것을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을 통해 확인했다. 이후 문화재청에서 도난 문화재임을 확인하고 대한불교조계종과 선암사는 불화를 적극 환수하기로 결정했다.
문화재청은 B 경매소에 도난 문화재임을 통보하고 지난 3월 즉각적인 경매중지를 요청했다. 경매소가 문화재청의 즉각적인 경매 중지 요청을 수용함에 따라 문화재청과 출품자 A씨는 지난 3월부터 세 달간 협상을 통해 반환에 합의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이번 불화의 환수는 "대한불교조계종, 문화재청, 선암사,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문화재감정관실 등이 각자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협업과 분업을 추진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환수 공개식과 병행해 대한불교조계종과 문화재청은 국외소재 불교문화재의 정보공유와 환수를 강화하기 위해 협력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다. 지난 해 체결한 ‘불교 문화재 도난예방 및 회수를 위한 협약서’를 국외소재 불교문화재까지 확대하고 협력의 범위를 구체화하기 위한 것이다.
대한불교조계종은 "문화재청과 이번 성과를 계기로 국외소재 불교문화재의 현황과 반출경위를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도난 문화재로 확인되는 경우 즉각 환수할 수 있도록 협력 관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자료_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