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물량·비중 큰 종목 약 90% 주가하락
평균 10개 종목 중 9개꼴로 하락한 셈
2015-06-17 편집국
가격제한폭 확대로 공매도가 전보다 활개를 쳐 주식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공매도 물량 및 비중이 큰 종목의 약 90%는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공매도가 주가 하락과 매우 높은 상관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공매도는 주식이 없는 상황에서 매도 주문을 내고 주가가 떨어졌을 때 다시 환매수해 시세차익을 내는 매매기법이다. 국내에서 공매도는 지난해 기준 외국인이 78.1%, 기관이 17%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6일 뉴시스가 한국거래소 및 HTS 자료를 바탕으로 지난달 4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전체 거래량에서 공매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종목의 주가 추이(종가 기준)를 조사한 결과 이중 87.8%의 주가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10개 종목 중 9개꼴로 하락한 셈이다. 분석 결과 공매도가 주가를 끌어내리는 데 상당한 작용을 했다. 이번 조사는 이 기간 공매도 비중이 높은 100개 종목의 평균 공매도 비중(6.15%)을 산출한 뒤, 평균 비중보다 높은 종목을 추려내 주가 추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조사 결과 평균 비중을 상회하는 종목은 총 41개였으며, 해당 종목들의 주가는 이 기간 평균 7.6%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41개 종목 중 주가가 하락한 곳은 호텔신라(-2.79%), 대우건설(-10.08%), BNK금융지주(-14.07%), 금호타이어(-21.38%), GS건설(-13.97%) 등을 포함한 36개다. 반대로 주가가 상승한 곳은 메리츠화재(0.35%), 한국항공우주(8.07%), 삼성테크윈(18.51%), 제일모직(4.97%), 한화케미칼(26.04%) 등 5개뿐이었다.해당 기간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호텔신라로, 총 거래량 1268만2326주 중 전체 18.69%(237만1248주)가 공매도였다.대우건설도 총 거래량 4581만1569주 중 공매도가 813만6214주(17.76%)를 차지해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이외에도 공매도 비중은 BNK금융지주(17.12%), 금호타이어(17.02%), GS건설(16.67%), 삼성중공업(15.81%), 한국타이어(15.22%), SK네트웍스(14.19%), 두산중공업(14.01%), 현대제철(13.69%) 등의 순으로 높았다.공매도 비중 상위권 중 금호타이어와 제일기획의 주가하락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각각의 주가는 이 기간 21.38%와 21.21%씩 하락했다.공매도의 절대적인 양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공매도 양이 많은 상위 10개 종목 중 9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다.공매도량이 가장 많은 곳은 SK증권으로, 총 1707만1728주가 공매도였다. 주가는 1600원에서 1400원으로 12.5% 하락했다.대우조선해양도 전체 거래량 6445만2572주 중 859만1792주로 상당한 양을 기록했다. 주가도 1만8050원에서 1만4350원으로 20.5%나 떨어졌다.이외에도 대우건설 813만6214주, SK네트웍스 704만3423주, 삼성중공업 686만5288주, 현대상선 633만3525주, 한화케미칼 560만9210주, 금호타이어 496만8411주, 신성통상 489만328주, 대우증권 447만1193주 순으로 공매도량이 많았다.이 중 유일하게 한화케미칼의 주가만이 26.04% 상승했고, 나머지 종목은 최저 0.88%(SK네트웍스)에서 최고 23.46%(현대상선)까지 주가가 하락했다.이렇 듯 공매도와 주가하락이 깊은 관련성을 띠고 있다보니 일반투자자들은 공매도에 대해 부정적 인식을 하는 게 현실이다.하지만 공매도에 대한 전문가들의 생각은 사뭇 다르다. 공매도로 인한 피해보다 순기능이 더 많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공매도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투자자들은 합리적 선택을 하지 못한 것으로 봐야한다는 입장이다.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자본시장실장은 "공매도 물량이 많으면 주가하락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일부에서는 의도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생각해 공매도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공매도는 비이상적인 주가상승을 제어하는 등 순기능도 분명 있다"고 말했다.그는 또 "일부에서는 공매도로 피해를 봤다고 하지만, 사실 그런 주장을 하는 투자자는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라며 "공매도 잔량이 증가한다는 것은 해당 종목의 주가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이기에 적절한 시기에 매도했어야 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_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