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그룹 상장사 16곳, 외국인 보유지분 총수보다 높아

경영권 승계나 M&A 진행 시 외국인 주주 반대 직면 가능성 커

2015-06-08     <편집국>
10대 그룹 상장사 가운데 외국인 보유 지분 비중이 그룹 총수와 계열사 등보다 우세한 기업이 16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재벌닷컴은 지난 4일 보통주를 기준으로 자산 상위 10대 그룹에 속한 96개 상장사 지분 보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 지분이 총수 등 우호 지분을 넘어선 계열사는 16곳으로 전체 17%에 달한다고 7일 밝혔다.지배구조 상 외국인 지분이 그룹 총수에게 우호적인 일가족이나 계열사가 보유한 주식 수보다 많으면 경영권 승계나 인수합병(M&A) 등을 진행할 때 외국인 주주의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진다.재벌닷컴에 따르면 그룹별 외국인 지분이 높게 나타난 곳은 삼성그룹 계열사 18개사 가운데 6곳, 현대차그룹 11개사 중 3곳, SK그룹 18개사 중 3곳 등으로 특히 지배구조에서 핵심고리를 맡거나 사업 중추 역할을 하는 계열사가 많았다.지난 4일 삼성그룹의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발표 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어쏘시에츠(Elliott Associates)는 삼성물산 주식 1112만5927주를 주당 6만3500원에 장내 매수하며 반대 의사를 밝힌 것도 외국인 주주가 영향력을 행사한 경우다.삼성물산은 총수와 계열사 등의 지분이 19.63%에 불과한 반면 외국인은 33.0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삼성물산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삼성전자 4.06% ▲제일기획 12.64% ▲삼성SDS 17.08% ▲삼성엔지니어링 7.81% ▲제일모직 1.37% ▲삼성증권 0.26% 등이다.또 삼성물산은 비상장 계열사 지분 삼성바이오로직스 4.9%와 씨브이네트 40.14%, 서울레이크사이드 80%, 한화 그룹에 매각한 전(前) 삼성종합화학 38.35% 등도 보유하고 있다. 삼성물산이 지분을 보유한 계열사에 외국인 주주의 입김이 일부 미칠 가능성이 존재하는 셈이다.다른 한편으로 재벌닷컴은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인 삼성 SDI도 외국인 지분율이 총수 우호 지분보다 8.75%포인트 높은 29.25%를 보유하고 있어 합병 과정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삼성그룹의 핵심 사업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 일가족과 계열사 등 총수 우호 지분이 29.57%를 기록한 반면 외국인 지분은 51.82%에 달했다.호텔신라와 삼성화재의 총수 우호 지분은 18.53%, 30.94% 수준인 반면 외국인 지분은 각각 39.09%, 51.37%에 이르렀다.앞으로 경영권 승계를 앞둔 것으로 알려진 현대차 그룹에서도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핵심 계열사의 외국인 보유 지분 비중이 높았다.현대모비스는 외국인 지분 보유 비중이 50.16%에 이른 반면 정몽구 회장 일가족과 계열사 등의 지분은 32.02%에 그쳤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외국인 지분율은 44.44%, 38.44%인데 반해 총수 우호 지분은 31.96%, 36.71%였다.SK그룹에서는 SK하이닉스와 SK텔레콤의 외국인 지분율이 53.29%, 44.55% 기록, 총수 우호 지분은 각각 21.09%, 37.37%에 그쳤다.재벌닷컴 관계자는 "LG그룹에서도 LG화학과 LG상사, 실리콘웍스 등의 외국인 지분율이 그룹 우호 지분율보다 높았고 GS그룹의 GS홈쇼핑 역시 마찬가지"라며 "외국인은 상대적으로 지배구조가 취약한 회사를 목표로 지분 비중을 늘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