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한우 저지방 부위도 건조 숙성 기술로 맛있게 굽는다

2∼4℃· 60일 숙성으로 연해지고 맛 · 향 더해져 선호도 높아

2018-11-26     오운석 기자

【시사매거진/전북=오운석 기자】 농촌진흥청은 한우 저지방 부위를 건조 숙성하면 육질이 연해지고 맛과 향이 진해져 구이용으로 즐길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건조 숙성은 등심, 안심, 채끝 같은 구이용 인기 부위에만 한정적으로 적용돼 왔으나, 농촌진흥청은 이번에 선호도가 낮은 저지방 부위에도 적용했다.

건조 숙성은 2∼4도(℃), 습도 65∼85%인 환경 조건에서 공기 순환이 잘 되는 선반 위나 거치대에 한우고기를 포장 없이 걸어놓고 20∼60일간 숙성하는 기술로 숙성 과정에서 무게는 줄지만 고기가 연해지며, 수분 증발로 맛이 진해져 고소한 향이 나는 장점이 있다. 다만, 온도와 습도, 공기 흐름, 제품 감량, 미생물 오염 등 품질 변화와 위생 관리 요인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한우고기 등급별 저지방 부위 9종 목심살(1+등급), 앞다리살(1+등급), 보섭살(1+, 1, 2등급), 우둔살(1+, 2등급), 등심살(1, 2등급), 안심살(2등급), 부채살(2등급), 홍두깨살(2등급), 도가니살(1등급)을 60일간 건조 숙성한 결과, 육질은 물론 맛과 향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것을 발견했다.

2등급 부채, 등심, 안심, 보섭, 홍두깨, 우둔의 전단력 전단력은 고기의 질김 정도를 기계적으로 측정하는 방법으로 일반적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연해지고, 연해짐은 숙성 전보다 20∼40% 높아져 모두 ‘매우 연한 수준’을 보였다.

맛과 향(관능 특성 관능 특성은 전문가가 직접 고기를 먹어본 뒤, 연도와 다즙성(육즙), 향미, 기호도를 6점 법으로 평가하는 방법)을 포함한 종합 기호도도 숙성 전보다 17∼52% 좋아졌으며 1등급 도가니와 보섭은 숙성 전보다 36∼51% 연해져 맛과 향을 포함한 종합 기호도는 35∼45% 향상됐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정석근 과장은 “저지방 부위는 질겨서 양념용이나 국거리‧찌개용으로 쓰였지만, 건조 숙성 기술을 이용하면 구이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부가가치가 높아진 만큼 소비도 늘길 기대합니다.”라고 전했다.

국립축산과학원은 다음 달 ‘건조 숙성육 생산을 위한 품질 및 위생 관리 지침서’를 발간하고, 내년부터 산업체에 건조 숙성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