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준 선물에 착한 마음 더한 사찰음식

각 지역 최고의 천연재료, 전통방식으로 입맛 돋워

2014-08-07     송재호 이사

흔히 ‘절밥’이라고 하는 사찰음식은 말 그대로 사찰에서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이다. 식재료 재배부터 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수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정성을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은 물론 동물성 식재료와 오신채(파, 마늘, 부추, 달래, 홍거)를 금하고 있어 담백하고 맛깔스럽다. 이런 사찰음식이 사찰 문턱을 넘어 소위 뜨고 있다. 조미료마저 자연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너도 나도 웰빙을 외치는 지금, 최고의 웰빙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사찰음식을 찾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추세다. 전국적으로 다양한 사찰음식점이 생기고 관련 강좌도 열리고 있다. 과거에는 절에 가야 절밥을 먹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누구나 쉽게 사찰음식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제주도에도 정갈한 사찰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 있다. 제주도를 여행하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가보고 싶은 음식점으로 꼽히는 곳, 바로 사찰음식전문점 ‘올레풍경’이다.

입맛 즐겁게 하고 건강 유지시키는 웰빙음식

제주시 오라3동에 위치한 올레풍경은 모든 음식을 궁중전문 요리사가 직접 만든다. 화학조미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전통방식으로 조미료를 만든다. 고객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소금 하나도 천연과 자연을 고집하는 것은 올레풍경의 자존심이다.
처음에는 김찬기 대표가 직접 조리를 했다. 전문적으로 배우지는 않았지만 사찰을 좋아하고 음식 만드는 것도 좋아했던 터라 사찰음식 조리에 도전한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전문가에게 맡긴 상태다.
“꽤 오래 전에 사업을 했다가 두 번이나 실패했다. 좌절감에 속세를 등지고 무작정 산 속으로 들어가 구인사라는 사찰에서 허드렛일을 하며 공양간에서 밥을 얻어먹었다. 마치 내 집인 냥 편안했던 것은 물론 그 절밥 맛을 잊을 수가 없어 사업에 재기해 안정을 찾은 후에도 종종 불공을 다니며 사찰음식을 접했다. 그러다 지역 독거노인과 소년소녀 가장들을 돕는 봉사활동에 참여해 직접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는 봉사를 했는데 거기서 단원 한 분께 사찰음식 만드는 것을 배우게 됐다.”
올레풍경의 음식은 입맛을 즐겁게 하고 건강함을 유지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표고무침, 연근조림 등의 사찰대표 음식을 푸짐하게 담아낸 ‘사찰정식’, 채소로 만든 불고기, 말린 도토리묵 조림 등을 곁들인 ‘올레풍경 밥상’, 많은 사람들이 건강식으로 즐겨 찾는 ‘연잎밥 정식’과 ‘곤드레밥 정식’을 비롯해 황태구이 정식, 손만두국 정식, 음양오행비빔밥, 새싹비빔밥 등을 마련해 놓았다.
식재료도 각 지역의 최고 재료만 사용한다. 취나물과 곤드레는 강원도 정선의 맑은 계곡에서 직접 채취해 마을 어르신들이 정성으로 말린 것을 사용하며 연잎은 전라도 무안에서 공수한다. 고사리는 제주 곳자왈에서, 말린 나물들은 충청도 연기에서 가져온다. 이처럼 산 좋고 물 좋은 현지에서 자생하는 약초와 나물로 만든 올레풍경의 음식들은 순수 자연식품으로 웰빙을 추구하는 이들에게 제격이다.
김 대표는 “최근 건강영양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사찰음식을 대중들이 친숙하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사찰음식은 자연에서 온 재료, 최소한의 양념으로 소박한 맛을 내는 최고의 건강식이다.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좋다”고 덧붙였다.

하늘과 땅이 준 선물들로 맛을 낸 착한 식단

김 대표가 처음 제주도에 온 것은 1991년이다. 지인들과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제주도를 찾았을 때만 해도 이곳에서 음식점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3박 4일간 생활했던 첫 방문에서 그는 자연의 신비를 체험했다. 그리고 다시 제주를 찾았을 때는 자신의 미래를 예견이라도 했던 것일까. ‘올레(작은 골목길)’와 ‘풍경’을 넣어 올레풍경이라는 상호를 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의 생각은 20여 년이 지나 현실이 됐다. 2012년 공사를 시작해 2013년 2월, 준공과 동시에 올레풍경의 문을 열었다. 그렇다면 이제 1년 반을 보낸 그의 소감은 어떨까.
“사찰음식이라고 하면 종교적 개념으로만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사찰음식이야말로 더불어 사는 세상 속에서 하늘과 땅이 준 선물들로 맛을 낸 착한 식단이다. 이웃을 주인으로 생각하는 마음,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으로 사찰음식을 대접하고 있다.”
김 대표는 올레풍경을 찾는 고객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상차림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한다. 화려하고 보기 좋은 음식이 아니라 음식을 만드는 손길과 착한 마음으로 정성을 담아내는 올레풍경의 음식들은 우리네 어머니들이 그렇듯 먹는 이의 건강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차려지고 있다.

도울터봉사단 통해 온몸으로 나눔 실천

음식으로 건강과 행복을 선사하는 김 대표는 적극적인 사회봉사 활동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봉사는 제주도에 터를 잡기 전에 살았던 경기도 안양시에서부터 시작됐다.
김 대표가 뜻을 함께하는 봉사단원들과 ‘도울터봉사단’을 만든 지도 벌써 10년이 넘었다. “지인을 통해 경기도 안양에 있는 노인요양원에 봉사활동을 간 것을 계기로 많은 봉사자들을 알게 됐다”는 그는 그러면서 우리 주의에 어려운 이웃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고, 또 세상이 따뜻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내 이름인 도울 찬(贊)에 터 기(基)에서 따와 도울터봉사단을 만들어 지인들과 나눔 봉사를 하게 됐다.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찾아가서 온몸으로 나눔을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다.”
도울터봉사단은 경기도 내 22개 시·군지회가 결성돼 있는 봉사단체로 6개의 단체로 구성돼 있다. 매월 첫째 주와 셋째 주 일요일에 어려운 이웃들에게 무료 식사봉사를 시행하고 있는데 올레풍경에서도 그의 봉사는 계속된다. 75세 이상의 어르신을 부양하고 있는 고객이 가족과 함께 오면 어르신의 메뉴 가격을 50% 할인해주는가 하면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 가장들에게는 무료로 식사를 제공한다. 특히 이번 세월호 참사 당시에는 제주도에서 진도까지 달려가 자원봉사를 다녀오는 이웃사랑 실천으로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2013년 21세기 한국을 빛낸 한국인상 사회봉사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내 이웃이 가족이기에 모자람 속에서 행복을 찾는 작은 울타리가 되겠다”고 소감을 밝힌 그는 앞으로도 건강한 음식으로 사랑과 봉사를 실천할 생각이다. 자연이 준 선물로 입맛을 즐겁게 하고 건강함을 유지시키려 노력하듯 그 마음으로 사회에도 보탬이 되도록 하겠다는 올레풍경이 앞으로 세상에 줄 선물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