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강원에서 뜻밖의 승리
강원도민 이율배반을 동시에 선택한 결과 만들어
새정치민주연합이 6.4지방선거에서 가장 큰 성과로 내세운 것은 여당의 강세 지역인 충청과 강원지역 광역단체장을 지켜낸 것이었다. 야당 지도부들은 선거 막판까지 최문순 강원도지사를 구하기 위해 강원지역 지키기에 사력을 다했다.
[강원]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변 없이 서울과 전남, 전북에서 승리를 거머쥐었고 뜻밖에 강원에서도 민심을 얻었다. 강원도민들의 표심은 ‘이변’과 ‘안정’ 등 이율배반을 동시에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6.4지방선거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현역인 최문순 새정치민주연합 강원도지사가 최흥집 새누리당 후보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다 당선됐다.
최흥집 후보의 출신지이자 전통적으로 여당의 표밭인 강릉에서 밀린 최 지사 였지만 강릉단오제 관문인 성남동에서 힘든 내색 없이 유세를 펼치자 최 지사의 노력에 시민들이 힘을 실어줬다. 출구조사에서는 2.4% 앞선 것으로 발표되면서 승리를 예상했지만 개표 후 중반까지 최흥집 후보에게 밀리며 긴장감을 늦출 수 없었던 최 지사는 개표 중반에 들어서고야 상대 후보와의 격차를 줄였다. 최종 39만 2,000여 표를 얻으며 37만여 표를 얻은 최 후보를 1만 표차로 따돌리며 재선에 성공했다. 박빙이었던 탓에 개표시작 12시간만인 다음날 오전 6시가 넘어서야 당선이 확실시 됐다.
최 지사는 동계올림픽 유치, 알펜시아 흑자, 동해안경제자유구역 지정 등 강원도민의 숙원사업을 해결하고 변화를 만들어냈다는 평을 얻었다. 열악한 정당 지지율을 극복하고 당선의 영광을 얻은 것은 현직 도지사의 겸손한 리더십과 도정 운영의 탁월성이 이루어 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강원 춘천 출신인 최 지사는 MBC 보도국 사회부 기자로 시작해 노조위원장, 기획취재부 차장을 거쳐 MBC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고 2011년 제36대 강원지사에 당선 후 재선에 성공했다.
한편 강원랜드 사장을 지낸 최흥집 후보와의 대결은 색다른 관전 포인트였다. 현직 도지사와 전직 부지사의 대결, 강원랜드 전직 사장이라는 점이 흥미를 끌었지만 현직의 프리미엄을 뛰어넘지는 못했다.
광역단체장을 새정치민주연합에 내준 반면 기초단체장대부분 새누리당이 차지했다. ▲강릉 최명희 ▲ 춘천 최동용 ▲원주 원창묵 ▲동해 심규언 ▲태백 김연식 ▲속초 이병선 ▲삼척 김양호 ▲횡성 한규호 ▲평창 심재국 ▲철원 이현종 ▲화천 최문순 ▲고성 윤승근 ▲정선 전정환 ▲영월 박선규 ▲양구 전창범 ▲홍천 노승락 ▲양양 김진하 ▲인제 이순선 등이 당선돼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세 곳을 제외하고는 여당이 큰 격차로 앞섰다. 원주와 평창, 태백, 정선 등 네 곳은 여야 후보 간 오차범위 내 초접전을 펼쳤다. 총 18곳의 기초단체장 중 새정치민주연합은 원주시장 한 곳에 그쳤고 무소속은 삼척과 속초 두 곳에서 당선됐다. 2010년 선거에서 민주당 4곳, 무소속 4곳에서 선택된 것에 비해 새누리당의 입지가 굳어져 완승을 거둔 것이다.
지난 2010년과 비교하면 원주, 평창, 정선, 횡성, 양양 등 5곳에서 야당 단체장을 선택했던 도민들의 민심이 원주 한 곳에만 그쳤다.
새정치민주연합 원창묵 원주시장은 4년 만에 다시 원경묵 의원과 대립했다. 치열한 접전 끝에 봉화산 수성에 성공한 원 시장은 원주시의회 2·3대 의원으로 활동을 했고 2010년에도 한나라당 원경묵 후보를 누르고 원주시장을 역임한 바 있다.
삼척시장 선거는 무소속 김양호 시장이 새누리당 김대수 후보를 제치고 첫 민선 시장에 당선됐다. 당선된 김 시장은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삼척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강원대 법대를 졸업한 후 도의원과 삼척시장 비서실장을 지낸 52세의 젊은 김 시장으로 원전 백지화, 태양광발전 테마파크 추진, 플라즈마 석탄가스화 발전소 건립, 삼척 햇빛 생태발전소 설립 공약을 하나하나 풀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속초시장 역시 무소속이었던 이병선 시장이 새누리당 채용생 후보를 앞서면서 당선됐다. 채 후보의 3선을 저지하는 돌풍을 일으킨 이 시장은 2018 동계 올림픽과 연계(숙박특구 지정)한 설악동 재개발 사업 추진, 시외버스 터미널 현대화 및 북부권 주거환경 개선, 롯데의 외옹치 대규모 리조트 개발 사업 적극 지원 및 대포항 성공적 마무리 추진, 고교 무상급식 시행 및 교육지원과 신설로 수요자 중심의 자치교육 실현, 시민의 참여를 통한 열린 소통행정 구현의 5대 핵심공약을 내걸었다.
강원 강릉시장에 당선된 최명희 시장은 새정치민주연합 홍기업 후보를 재치고 승리해 3선 시장의 반열에 올랐다. 강원도청 기획관리실장을 역임하고 강릉시장에 재임한 최 시장은 ‘2018년 세계 속의 강릉이 시작됩니다’라는 슬로건 그대로 올림픽 개최도시에 걸맞은 도심으로 새역사를 창조해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를 펼쳐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최 시장은 올림픽 개최도시에 걸맞은 도심재생과 도심권 올림픽 야시장 조성으로 시장 신활력 도모, 입암성덕지구를 상업주거 복합타운으로 도시계획 재정비, 올림픽 대비 대규모 숙박시설 확충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한 횡성은 한규호 군수가 강원 횡성을 재탈환했다. 한 군수는 횡성군 부군수, 강원도지사 비서실장, 민선 4기 횡성군수를 역임했으며 지난 2010년 선거 때 압도적인 여론조사에 의존했다가 낙선한 경험이 있어 막판까지 지지자들의 투표를 독려했다. 또 전통적으로 새누리당 지지층이 두터웠던 것도 한 시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해 상대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손에 손 잡고 하나 된 횡성’을 만들겠다는 슬로건으로 선거의 경쟁 관계를 떠나 모두가 화합하는 횡성을 그려가겠다고 전했다.
강원도 18개시군 광역의원도 새누리당의 압승으로 마무리 됐다. 44석 가운데 새누리당이 81.8%인 36석을 차지했고 새정치민주연합은 비례대표 2석을 포함해 춘천과 원주, 철원지역에 6석, 무소속 후보는 2명이 당선됐다. 기초의원 선거에도 새누리당이 압승해 지역구 의원 146명 가운데 106명이 당선됐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4석을 얻었고 무소속은 16석, 비례대표 당선자 23명 중 19명이 새누리당으로 전체의 74%인 125석을 얻었다.
6.4지방선거에서 강원도민은 모순을 선택했다. 새정치연합이 도지사와 원주시장에 만족해야 했던 반면 새누리당은 춘천, 강릉 등 15개 시군에서 승리를 거머쥐게 했다. 3선이 유력하던 삼척과 속초 모두 무소속 후보에게 패배했고 광역의원과 기초의원은 대부분 새누리당이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