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살 속에 숨은 사유 ‘어른들의 동화’
평범한 삶의 특별함, 찰나의 진실을 담다
“흥분과 감동을 주는 최고의 칭찬은 내 그림을 보고 ‘사고 싶다’가 아니라 ‘나도 그림을 그리고 싶다’라는 것이다”라고 말하는 문형태 작가.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 싶고 무엇을 그리고 싶은지 모른다는 그는 그럼에도 매일 습관처럼, 버릇처럼 캔버스의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에 자신을 내던진다.
기억 속에 숨어있는 이야기
‘기억하지 못하는 변화’, ‘발이 커져 신지 못하게 된 장화’, ‘잊힌 마음과 사람들’처럼 흐려진 기억 속에 숨어 있다가 문득문득 가슴을 두드리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의 작품들은 화려한 색체와 익살스러운 구성으로 언뜻 보기에는 재미있고 유쾌하지만 감성적이고, 가슴 한편이 먹먹해지는 여운을 남긴다.
대중과의 독특한 소통방식
다양한 색체와 역동적인 붓터치로 리듬감이 느껴지는 그의 작품은 어른들을 위한 동화 같다. 아이가 크레파스를 손에 쥐고 마구 캔버스를 채운 것처럼 재미있고 익살스럽지만 눈코입이 삐뚤고 일그러진 등장 물들은 현실과 추상, 의식과 무의식의 어디쯤에 와있는 듯하다. 문형태 작가가 현실을 이야기 하면서도 경험과 행위가 아닌 찰나의 느낌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에 대해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실과 진실을 담아내는 그의 작품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들의 이야기처럼 느껴지게 한다. 자신만의 독특한 소통방식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그는 폭넓고 다양한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고 감명을 주고 있다. 1년에 3번 가량 개인전을 갖는 문형태 작가는 작품에 몰입하는 시간이 빨라 다작을 하는 편이다. 하루에 한 편의 그림을 그리는 그에게 작품 활동은 밥 먹는 것처럼 습관적이자, 삶의 일부가 아닌 버릇이고 매일 쓰는 일기와 같은 것이다.
미술을 공부한 부친 슬하에서 자란 문형태 작가는 일찍이 재능을 알아본 부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어려서부터 그림을 그려왔다. 홍대 앞 놀이터에서 그림을 그리는 문형태에게 홍대의 젊은이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도와줬을 만큼 그의 재능은 숨길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젊은 작가에게 작품 활동이 고달픈 시절도 있었다.
수년간 작업실에 없어 비닐하우스에서 그림을 그렸고, 폐교에서도 그림을 그렸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위트와 재치를 잃지 않고 평범한 소재들의 특별함을 찾아낸 문형태 작가. 그래서 사람들이 그의 작품에 감동하는 것인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