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바디’, 쉽고 재밌으며 운동효과 탁월해

승리지상주의에서 벗어나 스포츠 본연의 목적인 즐거움을 추구하다

2014-06-05     양성빈 본부장/황현두 기자

카바디는 엘리트 스포츠일 뿐만 아니라, 생활건강 스포츠로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운동종목으로,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운동기구 없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뉴 스포츠다. 카바디가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생활스포츠로 자리매김 하기를 기대하며, 대내외적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대한카바디협회 조재기 회장을 만났다.

유도교 성직자 카바디교로 개종해

조재기 회장은 대한카바디협회의 회장 외에, 동아대 스포츠과학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이기도 하다. 1976년 제21회 몬트리올 올림픽 유도 무제한급 동메달 리스트답게, 연구실에서 본 그의 첫인상은 선한 분위기의 거한이었다.
그는 스포츠를 종교로 생각하고 살아왔다. 무엇을 믿더라도 또 아무리 심취해도 나쁠 게 없다는 게 이유다. 조 회장은 10여 년 전, 원로대접을 받으며 편안하게 있을 수 있는 유도교에서 신생 카바디교로 개종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당시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카바디의 경기 모습을 통해, 21세기의 스포츠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찾은 이유에서였다. 그의 말을 빌자면 스포츠는 즐거움을 위한 놀이다. 이기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일제강점기에 스포츠가 들어왔습니다. 민족주의를 통해 적을 만들었고, 이는 반드시 이겨야만 하는 문화로 이어졌지요.” 조 회장은 이 ‘승리지상주의’에서 벗어날 것을 당부한다. 또 다 같이 먹고, 다 같이 자고, 똑같은 조건에서 경기하며, 참가하는 것에 무한한 즐거움을 느끼는 인도 현지의 분위기에서 진정한 올림픽 정신을 느꼈다고 회고했다. 고가의 시설과 장비를 필요로 하는 자본주의의 스포츠에 비해 맨몸으로도 충분히 즐거울 수 있는 카바디의 매력은 그에게 학자로서의 탐구심을 이끌어내기에도 충분했다.

카바디(kabaddi)
카바디는 수 세기 전부터 인도에서 행해진 투기종목에 가까운 경기로 경기 방식은 술래잡기와 격투기, 피구를 혼합한 형태를 띤다. 한 팀 7명씩 두 팀이 코트에서 벌이는 경기로 두 팀에서 1회에 1명씩 레이더(Raider)라는 공격 선수가 나와 상대 팀 선수들을 터치하는 것이 득점 방법이다. 토스로 코트나 공격권을 먼저 선택해 공격 팀의 한 선수가 ‘카바디’를 외치며 상대편 코트에 들어가 상대선수를 손과 발로 재빠르게 터치하면 터치당한 선수는 코트 밖으로 나가게 되고 이때 1점이 가산된다. 이때 공격 선수가 ‘카바디’라는 단어를 쉬지 않고 반복해서 외쳐야 하는데 만약 공격하는 도중 카바디라는 말을 중단하거나 상대선수의 코트 내에서 갇히게 되면 공격하던 선수는 아웃되고 공격권은 상대에게 넘어간다. 공격선수가 카바디를 늦게 하면 파울이며 상대팀에게 다시 1점이 주어진다. 한 팀 선수 7명이 모두 아웃되면 끝까지 남아있던 다른 팀에 2점이 가산되며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다시 들어와 다음 게임이 진행된다. 승패는 마지막에 고득점한 팀이 이기게 되며 동점일 경우는 연장전을 치러 전후반 5분씩을 더하게 된다. 한 팀은 12명으로 이루어지고 경기에는 7명이 참가한다. 남자는 전·후반 20분, 여자는 15분이며 휴식시간은 5분이고 인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네팔,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성행한다. 경기장의 규격은 남자 경기의 경우 길이 12.5m, 폭 6.25m이고, 여자 경기에서는 길이 11m, 폭 5.5m로 정해져 있다. 카바디는 지난 1944년 인도올림픽위원회에서 카바디의 경기규칙을 채택함으로써 비로소 전국적으로 통용되게 됐고, 1990년 베이징 대회 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우리나라도 2003년 아시아 카바디 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국내외 다수의 경기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3無의 단체를 지향하다

대한카바디협회는 대한체육회의 61개 단체 중 56번째로 등록된 막내 협회 중 하나다. 최근 파벌이나 편파판정 등의 문제로 대한체육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높은 상황에서 조 회장은 재정문제를 비롯해 승리지상주의, 편파판정, 파벌이 없는 3무의 단체를 표방하고 나섰다. 스포츠 선수이자 행정관, 학자로서 전국에서 가장 좋은 또 모범적인 협회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모든 협회의 본부를 수도 서울에 두게 하는 체육회 정관을 고쳐, 전국 어디든 둘 수 있게 한 장본인이다. 그런 이유로 대한카바디협회 또한 부산 하단에 위치한다. 체육협회를 비롯한 각계 단체의 본부를 지역적·환경적 특성에 맞게 전국으로 분산시킨다면 지방분권화 실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 지역경제 발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카바디 역시 경기장에 쓰이는 매트나 선수전용 운동화로 이 부분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경기장 바닥재는 태권도 시합에 쓰이는 것과 동일한 매트를 사용한다. 국제경기 규격에 공인을 받아 전 세계로 수출된다. 선수들 전문화 역시도 인도를 비롯한 남아시아의 더운 날씨에 최적화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신발센터를 주축으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카바디’는 인도어로 ‘숨을 참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경기 내내 카바디를 외쳐야 하는 까닭에 호흡운동으로써도 굉장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정적인 호흡운동의 대명사인 요가와 함께 동적인 부분의 최고봉으로 알려진 카바디.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운동기구 없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뉴 스포츠인 카바디가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생활스포츠로 자리매김 하기를 기대해 본다.